김자훈
[The Psychology Times=김자훈 ]
어느 화창한 올해 어느 날 단양… 필자는 기구에 몸을 맡겨 상공을 날고 있다.
베토벤을 예명으로 하는 패러글라이딩 베테랑과 하늘에서의 대화를 시작한다.
본래 사람 관찰하기를 좋아하는 문득 20년이 훌쩍 넘은 기간 동안 패러글라이딩 베테랑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나는 “베토벤님이 가장 기억에 남았던 패러글라이딩 손님은 누구 셨나요?” 라고 운을 뗀다. 베테랑은 잠시 생각에 잠긴다.
“작년 이맘때 즈음 찾아왔던 20대 디자이너였어요. 말기 암이어서, 친구들하고 버킷리스트를 이루고 싶어서 왔다고 했었죠. 내년 봄에 오면 공짜로 태워준다고 그랬는데 봄에 못봤어요. 그 디자이너가 떠오르네요” 라고…
상쾌한 바람이 쉼 없이 귓등을 스치고, 나의 중력이 바람을 타고 솟구쳐 흐르는 짧은 순간에 생각에 잠긴다.
탁 트인 풍경이 내게 바람을 타고 말을 건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생각하라…
나는 중력이 바람과의 대화를 중단하기 전에 얼른 조용히 독백한다.
“우리는 끝없이 몰아치는 바람이었으나, 오래지 않아 모두가 균질하고 평등한 잔잔한 미풍으로 돌아갈 것이다.”
세파를 경험하며 시시각각 변화하고 끊임없이 불안에 잠기는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저토록 격렬한 풍파가 몰아친다 해도 결국, 우리는 차별 없이, 티끌 하나 없는 진공 속에 놓일 것이다. 능력도, 돈도, 명예도 권력도, 사회적 지위 고하도 죽음 앞에 한없이 작다. 단 한 톨의 차별도 없다.
물론 필자 또한 고상한 척 아무리 글을 써도, 늘 죽음 앞에 부끄럽지 않기를, 내 스스로가 후회가 없기를 몸부림치며, 창조주 하나님께 기도해본다.
니체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맺는다.
“세상을 초월하여 살라. 세상에 존재하면서 이 세상을 초월하여 살아라. 세상을 초월하여 산다는 것은 우선 자신의 마음과 감정이 시도 때도 없이 작용하여 이쪽저쪽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정동에 휘둘리는 것이 아닌, 정동이라는 말에 올라타 능숙하게 그것을 다루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세계와 시대의 흐름, 변화에 휘둘리지 않는다. 그리고 확고한 자신을 가지고 강인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모쪼록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가슴 뛰는 용기와 생의 의지와 아름다운 지금 이 순간의 평범함의 영원성을 간직하기를 진심을 담아 마음속 깊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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