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영
[The Psychology Times=윤소영 ]
당신은 낙관적인 사람인가? 경쟁과 자본으로 이루어진 현대사회에서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자는 낙관주의의 입장은 현실을 외면하고 비합리적이라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낙관주의는 현대 사회에 꼭 필요한 관점이기도 하다. 낙관주의자는 인생을 꿰뚫어보고, 즐길 줄 안다. 또한 같은 상황에서 그들은 즐겁고 행복한 태도로 임하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하에 높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성공을 향한 믿음이 그 앞의 장애물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낙관주의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돌아가지 않게 되더라도,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당장 바뀌지 않는 현실보다는 자신들이 직접 행동하여 바꿀 수 있는, 즉 성공이 보장되는 것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온갖 갈등과 경쟁이 발생하는 현대 사회에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낙관주의자가 대체 어디 있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낙관주의는 생각보다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들을 ‘숨은 낙관주의자’라고 한다. 숨은 낙관주의자는 현대 낙관주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자기 자신이 낙관주의자라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숨은 낙관주의란 최악을 상정하는 사람이다. 그러면 앞으로 나아질 일만 남기 때문이다.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카너먼도 이 유형에 속하지만, 그는 자기 자신을 ‘방어적 비관주의자’라고 표현했다. 숨은 낙관주의자는 기대 수준이 낮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뜻밖의 사건에 대비한다. 또한 그 때문에 자신의 기대가 충족될 가능성이 크고, 유쾌한 기분을 유지할 수 있다. 확실한 성공은 아니더라도, 일을 통해 행복해지고 즐거워질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예시를 하나 들어보자면, 한 상인이 음식점을 개업하고, 한 달 후 처음으로 결산을 했다고 치자. 그리고 자신의 기대보다 훨씬 상황이 나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이 상황에 절망하고, 자신의 계획이 성취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많은 고통을 겪겠지만, 숨은 낙관주의자들은 이 상황에서 자신의 목표를 낮춘다. 그리고 설정한 낮은 기준에 근거한 첫 성공을 맞이한다. 그렇게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사업을 이어나가며 서서히 처음에 계획했던 수준을 충족시켜나간다.
직장에서도 숨은 낙관주의의 예시를 들 수 있다. 그들은 비즈니스를 하면서도 방어적 태도를 취한다. 그들은 가장 높은 자리보다는 두 번째로 높은 자리를 더 선호한다. 발전은 원하면서도, 현 상태가 바뀌고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은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들은 위험을 감수하는 능력도 약하고 명예욕마저 적기 때문에,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에 안주하길 원한다. 라인골드 연구소는 그들의 ‘소심한 행복’을 독일 가정집 앞마당에 놓인 난쟁이 장식품에 비유했다. 난쟁이 장식품처럼 즐겁게 웃고 있지만, 계속해서 앞마당에 머물길 원한다는 것이다. 그들에겐 무엇보다 안정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작용한다.
개인 생활도 마찬가지다. 새해를 시작하며 자신에게 기대를 적게 한 사람일수록 행복한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고, 타인에게 기대를 적게 할수록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올해에는 꼭 최고의 회사에 취직해야지!”, “올해는 꼭 최고로 행복한 사람이 되어야지!” 같은 기대는 일반적인 생활에도 만족하지 못하게 하고, 자기 자신에게 쉽게 실망하게 만들기 때문에 최대한 피해야 한다.
이렇게 보면 숨은 낙관주의의 좋은점이 없어 보인다. 현실에 안주하고 만족하는 그들의 성향이 개인의 발전을 방해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즈니스 세계에서 숨은 낙관주의자의 활약이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그들은 상황을 억지로 만들어내지는 않지만, 일단 기회가 오면 행동한다. 그동안 아껴놓은 에너지로 자신에게 온 기회는 완벽하게 잡아내는 것이다. 숨은 낙관주의자는 자신의 강점을 정확히 알고 있다. 닥친 모든 사안을 심사숙고 한 뒤, 자신의 앞에 놓인 게 기회라는 판단을 내렸다면, 즉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들은 반드시 행동한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큰 기대와 노력에 비해 성공하지 못해 절망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훨씬 행복하고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글을 읽은 모든 사람이 낙관주의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숨은 낙관주의자의 방어적 태도가 무조건 좋다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자기개발과 성장, 발전에 있어 피로를 느끼는 사람, 그리고 너무 높은 기대로 인해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적당한 수준에서 낙관주의의 태도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이 세상을 모두 아름답게 보지는 못하더라도, 성공을 위해 기대를 조금만 낮추어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볼 수는 없을까?
낙관적 태도는 사람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낙관주의자들은 성공을 사랑하며, 성공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보다는 그 속에서 실패를 수용하고 성장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어떤 일이든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것에 비난과 비판부터 쏟아지며, 서로 선을 긋고 벽을 쌓는 사람들이 많은 현대시대에 과하지 않은 수준에서 낙관주의자가 조금이나마 더 늘어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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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옌스 바이드너, 지적인 낙관주의자. 이지윤, 다산북스,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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