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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서민서 ]





불교에서 '붓다'는 '깨달은 자'라는 의미로 진리를 깨달은 성인을 가리키는 단어이다. 그리고 최초의 붓다는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불교의 창시자 석가모니이다. 불교 신자가 아니라면, 오늘날 석가모니가 왜 성인으로 추대받는지, 그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석가모니의 생애를 소개하려고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석가모니의 생애는 다양한 지혜와 깊은 의미를 담은 비유로 가득 찬 이야기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1. 영적 지도자가 될 운명을 타고난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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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를 본 아시타(Asita) 선인은 태자의 미래를 예언하였다. 

'이 왕자는 서른두 가지 대장부의 형상과 여든 가지 미묘한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이 세속에 있으면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온 천하를 통치할 것이며, 세속을 떠나 도를 닦으면 반드시 큰 도를 깨달아 붓다가 되어 널리 중생을 구제할 것입니다. 

그런데 태자는 반드시 집을 떠나 붓다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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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는 고대 왕국의 왕자로 태어났다. 한 선인이 그의 미래를 예견했는데, 석가모니가 유능한 통치자가 되거나, 역사에 길이 남을 영적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석가모니의 아버지는 이 예언을 듣고 이렇게 생각한다. 


"내 아들이 영적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돼! 나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되어야지."


2. 아버지의 인습적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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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철에 태자는 부왕을 따라 들에 나가 백성들의 밭 가는 광경을 구경하였다. 농부들이 소를 몰고, 소를 채찍질하면서 밭을 갈아엎을 때, 쟁기 날에 찢기어 다치고 끊어진 벌레들을 새가 재빨리 날아들어 쪼아 먹는 것을 보고 태자는 홀로 나무 밑에 고요히 앉아 생각하였다.

“모든 생명은 행복하게 살기 바라는데, 국왕은 백성을 부려 먹고, 농사짓는 백성은 소를 부려 먹고, 벌레는 쟁기에 찢기고 또 날래고 힘 쎈 날짐승들에게 쪼아 먹히고 만다. 차마 볼 수 없는 생사 고통이다.”
정반왕은 태자가 세상의 즐거움에 뜻이 없고 깊이 명상에 잠기기를 좋아하는 것을 보고, 장차 출가할까 염려했다. 부왕은 태자를 위하여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며, 봄·가을철엔 차지도 덥지도 않은 세 가지 별장(三時殿)을 지어 철 따라 거처하게 하고, 수많은 어여쁜 소녀를 뽑아 모시게 하고, 노래와 춤과 음악으로 즐겁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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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의 아버지는 석가모니가 영적 지도자의 길로 빠질까 봐 우려한다. 

이를 막기 위해 석가모니에게 세속의 단맛을 맛보게 해주기로 결심한다. 커다란 성을 지어 석가모니가 그 안에서만 지내게 하고, 오직 아름답고 건강한 젊은 사람들만 그 안에서 살게 했다. 마지막으로 매일 커다란 축제를 열어 석가모니가 여성들의 환호 속에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덕에 태자는 어찔어찔한 도취경에 몸을 맡기며 살게 된다. 


이 이야기는 올바른 아버지의 역할을 묘사하고 있다. 아이가 아무리 영적인 주제에 관심을 가진다고 해도, 좋은 아버지라면 아이가 10대, 20대부터 그런 주제로 골머리를 앓게 해서는 안 된다. 그런 주제는 세상과 삶의 여러 방면을 두루 둘러보고 나서 고민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아이에게 삶을 살아가는 즐거움을 알려줘서 세상에 잘 적응시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


이처럼 아버지는 아이들이 세상에 적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프로이트는 아버지가 인습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역할을 맡는다고 보았으며, 더 나아가 아이의 마음속에 전통과 인습의 정신으로 자리 잡는다고 생각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석가모니는 나이에 맞지 않게 진지한 삶의 문제에 관심을 가졌고, 그의 아버지는 아들이 사회 통념에 맞게 균형 있게 발전하도록 최선을 다한 셈이다.


3. 성 밖으로 나간 석가모니 : 독립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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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가 성 밖으로 나가 유람하고 싶어 하였다. 태자는 곧 보배 수레를 타고 동문으로 나가 동산으로 향했다. 그때 도중에서 한 노인을 보았다. 머리는 희고 이는 빠지고 얼굴은 주름지고 허리는 꼬부라져 지팡이를 짚고 힘없는 걸음으로 숨을 헐떡거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태자가 시자(侍者)를 돌아보고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저 사람은 늙은 사람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어떤 것을 늙었다고 하는가?’
‘늙었다는 것은 수명이 거의 다 되어 앞으로 살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늙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나도 앞으로 저렇게 될 것이며 저런 재앙을 면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한 번 나면 반드시 늙는 법입니다. 거기에는 귀천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자 태자는 마음이 매우 우울해져 곧 마부에게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가자고 명령하였다. 태자는 조용히 깊은 사색을 하였다. ‘이 늙음의 괴로움은 내게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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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는 모든 것이 이상적으로 꾸며진 성안에서 사느라 삶의 고통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성 바깥이 궁금해진 태자는 성 밖으로 행차하게 된다. 성 밖에서 태자는 차례로 늙은 사람, 병든 사람, 죽은 사람을 보게 된다. 삶의 노병사를 마주하게 된 태자는 처음에는 충격을 받지만, 곧 삶에 고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행을 시작하게 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는 모두 아버지가 세운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으며 성장한다. 

그리고 충분히 성숙하고 나면 '울타리 바깥에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우리는 울타리 바깥으로 나가게 되고 온갖 사건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울타리 안에 있을 때와는 다르게, 울타리 바깥세상에서의 경험은 쓰고, 고통스럽다. 

또한 기존 부모님의 지식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들을 마주하게 된다. 

이 순간 질서와 안정만 존재했던 유년기의 삶이 끝나고, 혼란스럽고 새로운 사회초년생의 삶이 시작된다. 정신적 지평이 더 넓어진다는 점에서 이런 변화는 고통스럽지만 필수적이다.


그리고 한 번 울타리 바깥으로 나오고 나면, 다시는 울타리 안에만 있었던 유년기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 심리학적으로 표현하자면, '한 번 자의식을 획득하고 나면 자의식을 버릴 수는 없다'는 뜻이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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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대순회보 : 붓다의 생애. (2016) .

 URL : http://webzine.daesoon.org/m/view.asp?webzine=220&menu_no=3726&bno=6727&page=1

- Youtube : 부성애, 인간의 본능, 초월한 성자의 삶 (조던피터슨) (한영자막). (2020).

URL: https://www.youtube.com/watch?v=Vkos53CtH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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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2-10 19: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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