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서
[The Psychology Times=서민서 ]
*1편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4. 세속적 성공보다 중요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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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반왕은 눈물을 흘리면서 애원하였다. “태자여, 이 아비를 위하여 나라를 맡아 다스리고 세상에서 할일을 다한 뒤에 집을 떠나 수도해도 좋지 않는가. 어찌하여 이 늙은 아비를 버리고 집을 떠나려 하는가?”
그러나 태자는 굳건하게 대답한다. "부왕님, 이 세상의 오욕락(五欲樂)은 한정이 있고 세속 일은 끝이 없사오며, 무상(無常)의 귀신은 예고가 없고 은혜와 사랑은 마침내 이별하고야 마는 것입니다. 그 무엇을 더 믿고 기다리겠습니까? 나고 죽음이 없는 도(道)와 이별이 없는 법(法)을 찾아 닦는 것만이 오직 참된 길입니다. 그 밖에 또 무슨 참됨이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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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노병사를 목격한 태자는 집을 떠나 수도 생활하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태자의 비범함을 알아보고 세속을 떠나려는 태자를 붙잡으려 한다. 먼저 그의 아버지인 정반왕은 태자에게 같이 나라를 다스리자고 제안했고, 심지어 다른 나라 왕조차 태자에게 나라의 절반을 나눠주겠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태자는 세속의 삶은 언젠가 끝이 나기 때문에, 고통뿐인 삶을 극복하려면 더 근본적인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러한 붓다의 주장은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삶은 고통이다. 그렇다면 삶의 의미는 어디에 있는가?
많은 사람이 쾌락, 행복과 같은 가치를 말한다. 따라서 더 많은 돈, 권력, 명예가 삶을 더 좋아지게 할 거라 생각한다. 물론 여러 즐거움이 삶을 살만하게 만든다.
하지만 고통은 지속되지만, 즐거움과 행복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여러 즐거움은 고통을 잊게 만드는 진통제일 뿐이다. 삶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고통을 줄여나가야 한다.'
비유를 이어가 보자면, 진통제보다 한발 더 나아가 병을 치료해야 한다는 뜻이다. 고통을 줄이는 삶은 행복을 추구하는 삶보다 더 안정적이고 믿을만하다. 붓다는 이러한 삶을 "죽음이 없는 도와 이별이 없는 법"을 찾아 닦는 길로 표현하고 있다.
5. 사람들은 계몽되기를 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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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각을 성취한 붓다는 미묘한 해탈의 즐거움을 받으면서 생각하였다. “내가 고생 끝에 얻은 법은 매우 깊고 알기 어렵다. 저 어둡고 혼탁한 세상에서, 탐욕(貪慾)·진심(瞋心)·우치(愚癡) 등에 덮여 있는 인간들로서야 어떻게 내가 얻은 법을 알 수 있을 것인가. 이제 내가 그들에게 법을 바로 설한다면, 그들은 반드시 미혹하여 믿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요, 도리어 비방함 때문에 장차 악도에 떨어져 모든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이것은 세상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며, 미묘하고 심원하기 때문에 탐욕과 암흑으로 뒤덮여 있는 사람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차라리 잠자코 법을 설하지 않고 열반에 드는 것이 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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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는 여러 수행을 거치며 깨달음을 얻고 붓다가 된다. 하지만 자신이 깨달은 내용을 대중들에게 설명해야 하나 고민이었다. 왜냐하면 붓다의 사상은 당시 사람들의 일반적인 통념과 달랐기 때문이다.
붓다는 일반적인 상식의 영역에서 벗어나 새롭고 더 깊은 차원까지 자신의 정신을 확장했다. 그 결과 붓다가 설파하고자 하는 내용은 일반인의 기준에서 파격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붓다는 알고 있었다.
이 것은 신화에서 영웅이 흔히 가지는 고충 중의 하나이다. 심리학자 조던 피터슨은 진보를 이끄는 영웅이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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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적 영웅은 용기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미지와 위협에 맞서기로 결심한 개인이다. (...) 영웅은 경험 세계에 등장한 변칙을 접하고, 그 변칙을 고려하여 자신의 '심리내적 구조'를 재구축한 첫 번째 사람이다. (...) 탐험에 나섰다가 자신을 가두던 과거의 인격으로 회피하거나 불안과 절망의 노예로 전락하지 않는 영웅은 사회에 유익한 정보를 손에 넣고 공동체로 '귀환'한다. 하지만 그는 '미지에 물들었다는' 이유로 쉽사리 두려움과 증오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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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속한 국가, 단체, 모임에서 영웅이 탄생하기를 원하는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영웅의 탄생은 주변인들에게 유쾌한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미지와 위협에 맞서는 영웅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고, 주변인들에게도 높은 기준에 맞춰 행동하기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발전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영웅을 본보기로 삼아 같이 발전하겠지만, 기존 삶의 태도와 방식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영웅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미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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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대순회보 : 붓다의 생애. (2016) .
URL : http://webzine.daesoon.org/m/view.asp?webzine=220&menu_no=3726&bno=6727&page=1
-조던 B.피터슨. (2021). 의미의 지도. 서울 : 앵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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