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서
[The Psychology Times=서민서 ]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사람들이 태어나고, 기존의 사람들은 죽는다. 그렇게 세대가 바뀌게 된다.
X세대, M세대(밀레니얼 세대)에 이어 Z세대(혹은 I세대)까지 등장했다.
그리고 역사상 모든 신세대가 그랬듯이, 1980년 이후 태어난 M세대와 1995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는 오늘날 워라벨, 공정, 솔직함의 중요성을 주장하며 사회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를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기성세대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기성세대는
'요즘 젊은이들이 너무 나약하고, 철이 없다'고 주장하며 젊은이들이 자신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기존 지혜를 겸손한 태도로 배울 것을 요구한다.
이 중 어느 쪽의 말이 더 설득력 있을까?
MZ세대가 비판하고자 하는 사회의 악습은 무엇이며, 기성세대가 지키려고 하는 지혜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면, 보수와 진보 사이의 균형 잡힌 시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한쪽 이념에 넘어가서 우리 사회를 경솔하게 비판하거나, 맹목적으로 찬양하지 않을 수 있다.
MZ 세대의 주장
살면서 누구나 '불편함'을 느끼는 사건을 맞닥뜨리게 된다. 예를 들어 면접 자리에서 면접관이 압박 면접을 하거나, 회사에서 상사가 개인적인 업무를 시키거나, 누군가에게 부당하거나 모욕적인 말을 들은 상황을 상상해보자. 이런 상황에서 사람은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고, 기분이 상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기성세대는 '참고 넘어가거나' '부조리에 적응하는' 태도를 보였다면, MZ세대는 부조리에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SNS 서비스를 활용해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잡플래닛'과 같이 특정 회사의 면접 후기를 남길 수 있는 플랫폼이 보편화되면서, 지원자를 도발하거나 모욕을 주는 수준 낮은 압박 면접이 사라지고, 실질적인 역량을 테스트하는 구조화 면접이 보편화되는 추세이다.
또한 군 장병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허가되면서, 군대 내 부조리가 SNS를 통해 외부로 전달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SNS를 통해 그동안 은폐/축소되던 군대 내 부조리가 일부분이라도 세상에 알려질 수 있게 되었고, 군대 내 부조리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기성세대의 주장
사회의 부조리를 공정하게 고치려는 신세대의 태도는 좋지만, 종종 이런 시도가 도를 넘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어떤 일이 자신의 기분이 상하게 한다고 무조건 '그 사건'이 부조리한 것은 아니다. 어쩌면 문제는 자기 내면에 있을 수도 있다.
옛 지혜가 말하듯이, 사람은 누구나 완전하지 않으며 새로운 경험을 하며 자신의 부족한 점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자신의 기분이 상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부족함이 드러나는 일'을 단순히 '부조리한 일'로 규정하고 무작정 피하기만 해서는 안된다. 그보다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고통스러운 일이라도 참아내며 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마주하고, 더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MZ세대는 '자신들의 기분이 상하는 상황'을 피하며 살아온 결과, 역사상 가장 '예민한' 세대가 되고 말았다. 자신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발전의 동기로 삼지 않고,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고, 이런 태도가 많은 개인의 성숙과 발전을 막고 있다.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에 따르면, 미국의 대학 캠퍼스에서 대학생들이 '공격적인' 생각들에 노출되면 안 된다는 견해가 캠퍼스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2017년의 설문 조사 결과, "자신이 속한 대학 공동체가 견디기 힘든 생각이나 공격적인 생각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대학생이 전체의 5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극단적인 생각까지도 공개적으로 표현되고, 논의되어야 할 대학 캠퍼스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어떤 사상이나 생각이 '공격적으로 느껴지고 불편'하더라도, 생각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그런 불편한 생각과 씨름하며 사고의 깊이가 생기게 된다.
보수 vs 진보 / 기성세대 vs MZ세대
세대 갈등에 관한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보았다. 양쪽 입장 모두가 서로에게서 배울 점이 있어 보인다.
따라서 한 쪽 이념을 편향적으로 고려하거나 한 쪽을 악마화할 것이 아니라, 열린 태도로 끊임없는 대화와 토론을 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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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임홍택.(2018).90년생이 온다.웨일북:서울
-조너선 하이트/그레그 루키아노프.(2019).나쁜 교육.프시케의 숲:경기도 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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