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영
[The Psychology Times=윤소영 ]
개인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매력적인 방법 중 하나는 성격유형검사다. 특히 MBTI 성격유형검사는 초면에 아이스 브레이킹을 위한 대화 전략 중 하나로서 기능할 뿐만 아니라, 개인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고려될 만큼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개인의 성격과 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MBTI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필자는 그 중 하나인 ASPT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한다.
ASPT는 인류가 자연과 오랫동안 교류하면서 생겨난 동물 상징체계를 통해, 개인의 본성과 사회적 특성을 알려주는 모델이다. 동물상징은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 한반도에서만 보더라도 곰과 호랑이로 표현되는 건국신화, 삼국시대부터 강조되었던 동서남북을 다스리는 역할로 표현되는 청룡, 주작, 백호, 현무의 사신 등 여러 동물상징들이 존재한다. 이렇게 동물은 계속해서 인류와 함께 해왔기 때문에, 동물에 대한 상징적 이미지는 무의식적으로 인간의 마음속에 남아있다. 예를 들어 ‘거북이’에 대해 생각했을 때 느리지만 부지런하다는 특성을 생각해내거나, ‘토끼’를 떠올렸을 때 빠르지만 게으름이 많고, 꾀가 많다고 생각해낸다면, 그것이 동물로 표현되는 인간의 상징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곰같은 성격은 둔하고 게을러보이는 성격, 여우같은 성격은 끼가 많고 말주변이 좋은 성격이라고 떠올리는 것도 모두 동물상징의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동물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떠올리는 이미지는 우리의 일상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동물이 인간의 무의식과 성격, 심리와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를 밝히는 ASPT는 연구할 가치가 충분하다.
상징이라는 것은 표면상의 이미지를 넘어 또 다른 진리, 실재를 드러내는 표현의 수단을 의미한다. 상징은 인간의 집단적인 무의식에서 대상에 대한 반응으로 생긴 것이기 때문에, 집단의 경험을 대표하며, 그 집단의 실제적인 경험을 제시해준다. 대부분의 인간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나 심리를 스스로 표현하기 어려워하기 때문에, 이러한 상징을 통한 심리 검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자신의 성격을 드러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상징은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을 연결해줄 수 있으며, 우리 마음속에 있는 비극적 요소를 치유할 수 있게도 해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징’을 가장 많이 보게 되는 것은 꿈을 통해서이다. 만약 꿈에서 당신이 어떤 동물에게 쫓기고 있다면, 그 동물은 자신의 억압된 정서나 본능적 파괴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사춘기에 자주 등장하는 뱀이 껍질을 벗는 꿈은 무의식에서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탄생을 의미한다고 한다. 즉, ASPT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자신의 성격과 심리가 동물로 표현되는 ‘상징’의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다.
ASPT는 동물들의 생존유형에 따라 야생동물/가축동물, 초식동물/육식동물, 무리생활동물/단독생활동물의 6가지로 나누어, 동물의 특성에 따른 10가지 성격으로 인간의 성격을 분류한다.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성격 | 동물 | 상징의미 | 특성 |
목표/성취 | 기린, 코끼리, 사슴 | 경쟁적, 주도권, 수동적, 법과 질서, 집단의식, 안정, 외향성, 효율성 | 야생, 초식, 무리생활 |
이상/비현실 | 돌고래, 물개 | 주도권, 힘, 지배, 능동적, 소속감, 안정, 외향성, 이상주의, 현실회피, 감정적, 직관적, 창의적 | 야생, 육식, 무리생활 |
주도/통제 | 악어, 흑표범, 북극곰, 호랑이, 독사 | 독립, 힘, 통제력, 직설적, 공격적, 지배, 경계, 외로움, 스스로 책임, 내향성 | 야생, 육식, 단독생활 |
적응/수동 | 토끼, 젖소, 양, 말, 낙타 | 온순, 순응적, 적응력, 간접적, 의존적, 사회성, 관계, 집단의식, 외향성 | 가축, 초식, 무리생활 |
지킴/수호 | 개, 수탉 | 보수적, 집단의 가치 중시, 윤리적, 완벽주의, 합리적, 융통성 부족, 소속감, 공격적, 순응적, | 가축, 잡식, 무리생활 |
자유/산만 | 고양이, 원숭이, 돼지 | 충동적, 즉흥적, 변덕, 즐거움 추구, 사회성, 의존적, 안정, 구속 싫어함 | 가축, 잡식, 무리생활 |
관찰/분석 | 부엉이, 독수리 | 통찰력, 예민, 현명함, 개인적, 독립적, 고립, 자유, 주체성, 능동적 | 야생, 육식, 단독생활 |
충성/협동 | 늑대, 암사자 | 소속감, 협동, 책임감, 위계질서, 걱정, 의심, 불안, 융통성 부족, 공격, 지배, 능동적 | 야생, 육식, 무리생활 |
경계/방어 | 고슴도치, 미어캣, 달팽이, 여우 | 경계, 두려움, 의심, 고립, 수동적, 온순, 순응적, 스스로 책임, 주체성 | 야생, 육식(초식), 단독(무리) |
수용/화목 | 모든 유형이 다양하게 나온 경우 | 친화적, 적응, 긴장 회피, 중재자, 우유부단, 타인의 욕구수용 | 야생(가축), 육식(초식), 단독(무리) |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목표/성취’의 성격은 목표와 성취를 위해 추진력을 가지고 자신의 능력과 재능으로 끊임없이 개발하는 사람을 의미하며, ‘이상/비현실’의 성격은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성찰하며 이상을 좇는 사람을 의미한다. ‘주도/통제’의 성격유형은 주도권을 가지고 관계보다는 성취를 중시하는 사람을 뜻하며, ‘적응/수동’의 성격은 책임과 의무에 충실하며, 타인의 요구와 주어진 틀에 순응하는 수동적 사람을 의미한다. ‘지킴/수호’의 성격유형을 가진 사람은 소속감과 강한 의무감을 가지고 책임감을 느끼고 자신을 헌신하여 가치와 문화를 지키고자 하며, ‘자유/산만’ 성격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여 다양한 것들에 관심과 흥미를 가지는 창조적인 사람을 의미한다. ‘관찰/분석’의 성격유형은 매사에 신중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모든 정보를 파악하려는 사람을 의미하며, ‘충성/협동’의 성격유형은 집단을 중시하여, 자신이 속한 집단의 가치와 그 의무를 충실하게 따르고 이에 협력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경계/방어’의 성격유형은 다름 사람의 통제를 받지 않기 위해 자기만의 삶의 방식을 고수하고 방어적으로 주도권을 지키려는 사람, ‘수용/화목’의 성격유형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하여 자신의 다양한 성격을 발전시킴으로써 수용적이고 협력적인 중재자 역할을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필자는 이 성격유형검사가 개인의 모든 성격을 대변해주지 않으며, 자신의 성격유형에 ‘과몰입’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함을 미리 밝힌다. ASPT 검사는 비대면 온라인 검사이기도 하고, 비교적 최근의 검사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연구가 매우 부족하다는 한계도 있다. 그러나 우리 집단의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동물에 대한 상징으로 자신의 성격을 파악한다는 동물상징 성격유형검사가 충분히 연구될 가치가 있고, MBTI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구가 국내외적으로 개발되고 있음을 소개하기 위해 기사를 작성하였다.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다양한 성격유형검사들도 많이 존재하므로, 자신의 부적응적 심리 특성을 파악하고, 강점이나 잠재력, 혹은 스트레스에대처하는 방법을 찾기 원한다면 자신에게 필요한 성격유형검사를 해보길 바란다.
지난 기사
출처
황종남. (2020). 동물상징성격유형검사(ASPT)에 대한 상징체계의 심리학적 의미 연구 Study of Psychological Significance of Symbol
박금순, 최광현. (2021). 동물상징 성격유형검사(ASPT)와 MBTI 간 선호지표에 따른 상관 연구. 심리유형과 인간발달(구 한국심리유형학회지), 22(2), 77-91.
김이은(Kim Yieun). (2021). 한국 문화코드로서의 동물상징 확산 현상 연구. 문화와융합, 43(11), 173-198. 10.33645/cnc.2021.11.43.11.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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