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예은
[The Psychology Times=전예은 ]
우리는 정신적 및 육체적 외상을 일으킬 수 있는 사건들을 뉴스를 통해 마주할 때, 우리에겐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적어도 한 번의 외상을 겪을 확률이 78.8%일 만큼 우리에게 외상이란 그저 멀리서 일어나는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당신은 외상 뿐만 아니라 삶 가운데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마주하면 어떻게 반응하는가? 그저 이 상황만 면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피하려 하는가 혹은 사건에 대해 맞서 싸우려 하고 그 가운데 그 사건이 자신의 삶에 있어 가지는 의미를 찾으려 하는가?
긍정적인 사고가 자신의 심리와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상호작용하며 살아가는지 그 전반에 대해 다루는 긍정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기 전까지는, 외상에 대한 연구와 치료는 오직 그 외상에 대한 기억이나 고통을 회피하고 잊어버리는 데에 몰두해왔다고 한다. 긍정심리학은 우리가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외상이 주는 부정적인 결과에 집중하지 않고 그 외상 후로부터 새로운 도약을 가능하게 하는 것에 대해 집중한다. 외상 경험 전보다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것에 집중하며 성장에 큰 관심을 갖는다.
긍정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기 전부터 외상 후 성장을 중요시하는 것은 바로 '종교'였다. 종교는 외상 후 성장을 이뤄내는 데에 있어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종교는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신념을 쥐어주며, 삶의 목적을 알려준다. 이는 우리가 스트레스 혹은 외상의 경험을 딛고 성장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스트레스 상황 속에 처해있는 사람들에게 대처하거나 처리하는 방법을 묻는다면, 종교인과 무종교인의 답변에 확연한 차이가 있을만큼 종교는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또한 종교를 생각하는 태도에 따라 외재적 종교성향과 내재적 종교성향으로 나뉘기도 한다. 이는 동기에 따라 구분한 것인데, 외재적 종교성향은 수단을 위해 외재적으로 동기화되어 종교를 자신의 삶을 위해 이용하는 성향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내재적 종교성향은 종교를 삶의 목적으로 삼으며 (기독교를 기준으로) 하나님 안에서 성숙해지고 건강한 사고를 가지려고 힘쓰는 성향이다. 한마디로, 종교를 '신앙'으로 삼는 경향을 이를 수 있다. 이러한 종교성향에 따라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안녕감과 성숙도에 있어 차이가 나는 것을 입증한 연구도 있었다. 내재적 종교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불안과 부적상관의 관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즉, 신앙심이 올라갈 수록 불안은 내려가는 것이다. 반면 외재적 종교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불안과 정적상관의 관계를 갖는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는 종교의 동기에 따라서도 외상 또는 그 후에 심리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있어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독교를 기준으로 놓았을 때 내재적 종교성향을 지닌 이들이 하나님 안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히 그 종교의 신념을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하나님과 대화, 즉 '기도'를 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기독교상담학에서는 기도를 상담에 유익한 것으로 판단한다. 종교심리학자들이 정의한 기도란 신과의 융합, 신과의 대화, 신에 대한 집중 등을 말한다. 사람들은 흔히 기도가 요술램프 지니에게 구하듯 자신의 소원을 들어달라는 주문을 외듯 하는 모습을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신경과학자인 앤드류 뉴버그는 기도나 명상 혹은 종교적 체험을 하고 있을 동안 뇌에서 일어나는 일을 6년동안 반복 관찰해왔다. 기도나 명상의 활동에 집중한 사람들은 우울증 회복에 직접적 큰 영향을 미치는 세로토닌과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도파민과 옥시토신이 활성화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옥시토신은 사랑호르몬으로 불리며, 유대관계 속에서 활성화되는 호르몬이다. 옥시토신의 활성화는 행복감과 친밀감을 증가시켜주고 스트레스를 완화해준다고 한다. 이는 외상 후 트라우마나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것과 직접적이고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길 수 있다.
지난 기사
더이상 나아갈 수 없을 때: 인문학이 당신을 치유할 때
출처
강희천. (2003). 기도 : 종교심리학적 이해. 신학논단, 31(), 255-285.
최정윤, 이희경. (2015). 종교성향이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영향: 반추, 적극적 대처, 삶의 의미의 매개효과 -기독교를 중심으로-. 종교교육학연구, 47(0), 137-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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