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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이은세 ]



새해의 두 번째 시작인 새 학기를 맞이하는 3월, 새로운 환경에서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에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이다.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에 어려움이 없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매년 3월 마이쭈 하나를 가슴에 품고 전전긍긍하는 이들도 분명 많을 것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관계를 시작하기가 어렵거나 친해지고 싶은 상대에게 먼저 다가가기가 망설여지는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가장 쉬운 방법이 있다. 이 글을 끝까지 읽는다면 당신은 아마 친구 사귀기의 달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걸음 뒤엔 항상, 내가 있었는데~’


‘한 걸음 뒤엔 항상 내가 있었는데, 그대 내 모습 영원히 볼 수 없나요~’ 한 번쯤 들어본 노래 가사일 것이다. 하지만 항상 한 걸음 뒤에 있었다면 사실은 그 사람이 당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당신이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다면, 일단 그 사람의 근처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근접성 효과’에 근거한 검증된 방법이다. 근접성 효과란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호감도가 높아지게 되는 심리적 현상을 말한다. 그런데 단순히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지는 것만으로도 호감도가 정말 상승할까?


Festinger와 그의 동료들은 1950년, 그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대상자는 미국 MIT 대학교 기숙사에 생활하는 대학생들이었다. 연구 참가자들은 기숙사 건물에 함께 생활하는 다른 학생들 중 가장 친한 학생을 선택해달라고 요청받았다. 연구결과, 가장 친하다고 보고된 대상이 바로 옆집에 거주하고 있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물리적 거리가 멀어질수록 친하다고 보고되는 비율이 점차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근접성이 대인 매력에 영향을 주는 변인임을 밝힌 고전적인 연구 사례이다.

 



자주 보아야 아름답다, 너도 그렇다.


그렇다면 MIT 기숙사 학생들의 대부분은 어떻게 옆집에 거주하는 친구와 가장 친해질 수 있었을까? 그 답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물리적 거리가 근접할수록 자연스럽게 상대와 더 자주 마주하게 되는데, 바로 이 ‘빈도’에서 생기는 친밀감이 호감도로 연결되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해당 효과를 ‘단순 노출 효과’라고 칭한다. 이 개념은 문자 그대로, 특정한 자극에 단순히 많이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친밀도와 호감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뜻한다. 

 

단순 노출 효과를 연구한 대표적인 사회심리학자인 Zajone는 신문광고란에 게시일을 다르게 설정해 한자를 게시한 후, 글자별로 호감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가장 긴 기간이었던 25일 동안 게시되었던 한자에 대한 호감도가 각각 2일, 5일, 10일 동안 게시된 다른 글자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가장 긴 기간 동안 가장 많이 노출되었던 자극에 대한 호감도가 증가한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단순한 반복적 노출이 호감도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시사한다. 이후 진행된 여러 후속 연구에서도 반복 노출로 인한 친밀도의 상승이 호감도를 이끌어 온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개념은 모든 사례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연구가 그러하듯, 단순 노출 효과 이론에도 한계가 존재한다. 바로 첫인상이 부정적이었을 경우에는 반복적으로 노출될수록 오히려 호감도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경우에서도 무조건적인 반복 노출의 효과를 기대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 점 외에도 여러 한계점이 존재하긴 하지만, 반복적인 자극의 노출이 호감도를 증가시킨다는 단순 노출 효과는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우리가 자주 가는 장소, 좋아하는 제품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 개념이다. 

 



이제 당신도 친구 사귀기의 달인!



원래의 논점으로 돌아와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과정에 두 가지 개념을 대입해보자.


첫째, 나쁘지 않은 첫인상을 만든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면 다른 방법을 활용해보자. 

둘째, 그 사람의 가까운 곳에 머무른다. 

셋째, 반복적으로 마주치며 내적 친밀감을 쌓는다. 

마지막, 천천히 사소한 상호작용을 만들어가며 호감도를 높여가면 끝이다.


당신이 의식하지는 못했더라도 당신의 가까이에 자주 보았던 사람들이 아마 당신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러니 용기를 가지고 먼저 다가가는 것도 인연을 만들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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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 Robert Zajonc (1968). 단순한 노출의 태도 효과. 성격 및 사회 심리학 저널, 9(2, Pt.2), 1–27. 

-  Festinger, L., Schachter, S., & Back, K. (1950). 비공식 그룹의 사회적 압력; 주택의 인적 요소에 대한 연구. 심리 검토, 57(5), 271–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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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3-29 19: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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