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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정채빈 ]



필자는 벼락치기의 대명사라고 할 만큼 일을 몰아서 한다. 과제를 받으면 해야 한다는 생각은 머릿속을 맴돌지만 결국 시작하는 건 마음이 초조해지기 시작하고부터다. 항상 밤을 새워서 과제를 끝내면 다음 과제는 미리미리 끝내놔야지 하는 생각을 하지만 실천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이 글에서는 우리가 할 일을 미루는 이유 몇 가지와 미루기와 벼락치기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일을 미루는 이유


1 의욕 결여 (lack of motivation)

사람들은 일을 해낼 의욕이 없기 때문에 일을 미루곤 한다. 심리학자 Cerino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학업에 대한 동기부여와 학업에 관한 일을 미루는 빈도를 측정했을 때 학업 동기가 낮은 학생일수록 일을 더 자주 미룬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즉 마감 기한이라는 동기부여 없이는 일할 의욕이 나지 않아 미루고 미루다가 벼락치기를 하는 것이다.

 

2. 실패에 대한 두려움

만약 어려운 과제가 눈앞에 있을 때 전력을 다해 시도하고 실패하겠는가 아니면 노력하지 않은 채 실패하겠는가? 물론 대답은 사람마다 갈리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노력하지 않고 실패했을 경우 그럴싸한 변명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 예로 시험 기간에 벼락치기를 하는 학생들을 들 수 있다. 시험 전날까지 시험공부를 미루다가 밤을 새서 공부한다면 공부할 시간이 부족해 시험을 망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는 시험을 망친 이유가 본인의 능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시간이 촉박해서라는 변명거리를 만들어준다. 아이러니하지만 우리는 실패가 두려워 이를 방지하기 위해 더 노력하기보다는 실패에 대한 변명거리를 만들기 위해 일을 미루기도 한다.

 

3. 불확실함

사람들은 일이나 과제를 시작하기 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확실하지 않을 때 일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선물을 고르기 위해서는 무슨 사이즈, 무슨 색의 무엇을 사야 하는지 등 결정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진다. 심리학자 Timothy Pychyl에 의하면 이 불확실함이 일을 미루는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학업으로 예를 들면 어떤 연구 주제를 선정해야 하는지, 어떤 자료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지, 공부 시간을 몇시간으로 설정해야 하는지 등의 불확실함 등이 미루기와 벼락치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4. 현재의 생생함, 미래의 모호함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불확실하니 현재를 사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물론 현재를 사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이 마음가짐이 일을 미루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주장도 있다. 현재의 경험과 감정은 미래보다 생생하게 느껴진다. 즉 미래의 일은 모호하고 덜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런 기분은 같은 일을 미래에 한다면 좀 더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인상을 주기 쉽다. 그리고 이 비논리적인 생각이 일을 미루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꽤 여러 가지 이유로 일을 미룬다. 그렇다면 이 미루기, 벼락치기의 연결고리를 끊을 방법도 있을까?


Madhuri Hooda 와 Anu Saini의 논문에서는 미루기를 극복하는 여러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미루는 습관과 생각을 자각하기

모든 습관이나 생각을 고치는 첫 번째 걸음은 이를 자각하는 것이다. 

 

2. 자신의 목표, 강점, 약점과 우선순위 판단하기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객관적으로 이해한다면 실패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또한 목표와 우선순위는 과제나 일에서 오는 불확실함을 줄여줄 수 있다.

 

3.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 하지 않고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 하나씩 차근차근히 해나가기

프로젝트 등 큰일을 시작하는 데서 오는 부담감은 가볍지 않다. 그럴 땐 모든 걸 한꺼번에 끝내려는 자세보다는 계단을 올라가듯 하나씩 차근차근히 해내는 것이 미루지 않고 잘 마무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미루기와 벼락치기가 항상 부정적인 결과를 불러오는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미루는 습관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글이 참고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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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Academic Procrastination; A Critical Issue for Consideration (Madhuri Hooda & Anu Saini, 2016)

Motivation, Self-Efficacy, and Procrastination (Cerino, 2014)

I'll do it Tomorrow: The Logic of Procrastination (Zarick & Stonebraker,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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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4-05 15: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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