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유하
[The Psychology Times=황유하 ]
운명적인 사랑
사람들은 모두가 자신의 사랑이 ‘운명’이길 바란다. 본인이 좋아하는 사람과 인연이길 바라고 상대 또한 본인과 동일한 감정을 느끼길 바란다.
사랑은 호르몬의 변화에 의한 인간의 착각에 불과하다. 인간과 인간의 사랑은 그저 그들의 뇌가 특정 호르몬을 분비해 신체 활동을 조작하는 것임에도 사람들은 이를 사랑이라 명명하며 로맨틱하다 표현한다. 따지고 보면 그저 AI 마냥 특정 상황에 반응하도록 설정되어 있음에 불과한 것임에도 말이다. 호르몬이 다른 두 사람의 신체 속에서 함께 작용하고, 이를 서로가 깨달아 관계를 특별히 정립한다는 점에서는 운명이라 칭할 수도 있겠다.
사랑이 식는 것 역시 이와 같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빠지는 것이 호르몬에 의한 것인 만큼 그 사랑이 식는 것 또한 호르몬에 의해 발생한다. 인류는 관계에 정의를 내리기에 만남과 이별을 겪는다. 허나 크게 보면 그저 호르몬이 활성화되었다가 비활성화되는 과정을 거쳤을 뿐, 무언가 큰일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 이별에 있어 아파하는 것 또한 관계가 재정립되었음에, 또 그 재정립된 관계의 명칭을 원하지 않음에 고통을 느끼는 것이다. 또한 호르몬의 변화 속도가 본인과 다름에 서글픔을 느끼는 것일 뿐, 특별히 대단한 것에 해당하는 것 또한 아니다.
사랑호르몬
실제로 ‘사랑 호르몬‘이라는 것 또한 존재한다. 이 사랑 호르몬은 옥시토신을 의미하는데, 간뇌 시상하부 아래 뇌하수체 후엽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의 일종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도록 돕는 호르몬이며, 이는 비단 연인 간의 사랑에 한정된 얘기가 아니라 부모 자식간의 사랑에도 관여를 하며, 우리가 동물을 키울 때 아끼고 사랑하는 것 또한 이 옥시토신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타인과의 유대감이 두터워지면 두터워질수록 이 옥시토신은 더 활성화된다. 이는 신체 접촉을 할 때 특히나 더 분비가 빠르며, 사람에게 안정감을 준다. 옥시토신이 분비되면 분비될수록 사람은 편안함을 느끼고 이는 상대에 대한 호감도를 증진시킨다.
실제로 미국의 어느 한 대학에서 실험을 해본 결과, 옥시토신 주입 전보다 주입 후에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 및 호감도가 증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덕에 옥시토신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면 타인과의 관계 유지가 더욱 수월하게 진행된다고도 한다. 옥시토신은 정서, 신체적인 교감을 나눌 때 분비되는데, 혹시라도 옥시토신이 분비되는 뇌하수체 후엽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만약 이런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 타인과의 사회적 교류에 만족을 느끼기 어렵고, '행복'이라는 감정을 제대로 체감하기 어렵기에 무수히 많은 감정을 다 느낄 수 있다 한들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이해하기 어려워 종래엔 개인을 선택하게 된다. 즉, 교류의 과정에서 긍정적인 자극을 느끼지 못하니 이에 점차 흥미가 떨어지고 결국에는 평상시 살아가는 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불만족, 인간관계에 대한 불만 족 및 사회적 불만족을 야기할 수 있다.
출처 Unsplash
물론 이렇다 해서 사랑이 쓸모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랑은 호르몬에 의한 인간의 착각일지언정 상대와의 일정한 상호작용에 의한 것이며 그러한 관계성 자체가 최종적으로는 사회를 구축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언제나 사랑을 하길 바라며, 사랑호르몬이 이 세상에서 영원하길 기원한다. 평소 친구 및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통해 충분히 옥시토신을 분비시킬 수 있으나, 이 또한 번거로운 경우 명상을 통해 옥시토신 수치를 증가시니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특히나 가정 내에 반려 동물이 있는 경우 함께하는 것 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으니 모쪼록 옥시토신 분비에 잘 활용하길 바란다.
참고자료
홍근영. "열정적 사랑과 관련된 두뇌 활성화와 호르몬의 변화." 국내석사학위논문 가톨릭대학교 대학원, 2006.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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