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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허정윤 ]


“인생의 첫 30년은 인간이 습관을 만들고, 마지막 30년은 습관이 인간을 만든다.”

인도에서 전해 내려오는 속담이다.



인간은 셀 수 없이 많은 습관으로 이루어진 생명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중에는 하루를 기록하는 습관, 일찍 일어나는 습관, 운동하는 습관, 매일 부모님께 연락을 드리는 습관 등 삶을 더욱 풍요롭고 안정적으로 만들어 주는 습관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틈이 나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으로 무의미한 정보들을 머릿속으로 집어넣는 습관, 배가 부름에도 불구하고 밤에 야식을 찾는 습관, 퇴근 후 씻지 않고 곧장 침대로 가 눕는 습관, 매일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습관 등 우리의 생활에 그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습관들도 넘쳐난다. 우리는 종종 우리가 반복적으로 하는 행위가 우리의 삶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며 심지어는 악영향을 미친다고 믿음에도 쉽사리 반복적으로 행해왔던 것들을 멈추지 못한다. 


내일부터는 정말 군것질을 끊고, 매일 운동하는 습관을 만들어야지! 하는 굳은 의지를 다지지만, 다음날 나도 모르게 어느새 손에 들려있는 과자를 보면 우리는 자신이 얼마나 의지박약한 존재인지를 깨달으며 자책하곤, 한다.


하지만 자신을 나약한 존재로 정의하고 자신을 원망하기 전에, 먼저 우리의 뇌가 어떠한 방식으로 프로그래밍이 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뇌 안의 대화


우리가 하는 행동은 전전두피질, 측좌핵, 배측 선조체가 펼치는 대화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전전두피질에서는 이성적인 행동을 담당한다. 즉 우리에게 필요한 일인지를 판단한 후 이를 실행에 옮기도록 한다.


이성적인 전전두피질과는 달리 측좌핵과 배측 선조체는 각각 충동과 반복을 담당한다.

즉 측좌핵에서는 우리가 욕망을 가지고 행하는 것으로 이전까지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지나가다가 우연히 맛있어 보이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발견했을 때 충동적으로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도박이나 마약, 하물며 초콜릿까지 우리의 도파민을 마구 분비해 쾌락을 주는 것들이 측좌핵에서 나쁜 습관을 만든다.


배측 선조체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새에 반복적으로 행하고 있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 자신도 모르는 새에 입을 벌리고 음식을 씹는 것이나 팔자로 걸음을 걷는 것 등이 배측 선조체가 담당하는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의지박약을 탓하지 말아라 


뇌는 새로운 것을 싫어한다. 목적지를 향하는 같은 길을 반복해서 걸을 때 그 길에 대한 루트는 점점 강화되어 더 이상 다른 길로 돌아갈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된다. 


특히 배측 선조체에 새겨지는 패턴은 조금 무섭게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자전거 타는 법을 한 번 익히면 평생 잊지 않는 것도 이 배측 선조체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래된 습관을 제거하지 못한다고 해서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다. 쉽지는 않지만, 더욱 강한 새로운 습관으로 이전의 습관을 약화시킬 수 있다. 


측좌핵이 관장하는 충동의 경우에는 어떤 방아쇠가 습관을 촉발하는지 파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유혹에 맞서는 것보다는 애초에 유혹이 될 만한 자극을 뇌에 제공하지 않는 편이 훨씬 쉽다.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는 길 말고 다른 길로 돌아간다든지, 공부할 때는 핸드폰을 가방에서 꺼내지 않는다든지 등 자극이 될 만한 것을 눈에 보이지 않게 하는 식으로 말이다.



습관이 한 번 형성된 이상 나에게 좋지 않은 행위를 나도 모르게 반복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우리는 때로 우리 자신을 너무 가혹하게 비난하는 것 같다.


내가 단순히 ‘의지가 부족한 쓸모없는 인간이라서’ 안 좋은 습관을 고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과도하게 자책하는 것보다는, 뇌의 작용을 이해하며 이전의 습관을 덮을 수 있는 좋은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 보는 것도 좋은 태도일 것이다.






앨릭스 코브. (2018). 우울할 땐 뇌과학. 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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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8-22 23:3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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