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연
[심리학 신문_The Psycology Times=한서연]
사진 출처=pixabay.com
평소에는 익숙하던 것들이 갑자기 어색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경험. 자연스럽게 걷다 친구의 ”걸을 때 손 어디에 두고 걸어? “라는 질문에 갑자기 생각이 많아지고 손을 어디에 두어도 어색한 우리, 운동할 때 호흡을 조절하다 어느 순간에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어야 하는지 자각한 순간 숨을 참게 되는 우리. 실수하지 않기 위해 의식했더니 늘어났던 잦은 실수들. 여기에는 어떤 심리가 숨어있을까?
왼발? 오른발? 지네 효과
지네 효과는 특별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잘하려는 의도 없이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할 때는 잘만 되던 행동이나 작업을, 주의를 집중해 의도적으로 잘하려고 하면 오히려 잘되지 않는 현상을 의미한다. 규칙적으로 쉬던 숨이 의식하는 순간 들숨인지 날숨인지 엉켜버리는 일들 말이다. ’지네의 딜레마‘라고도 불리는 지네 효과는 캐서린 크래스터의 동시에서 유래되었다.
지네는 너무나 행복했어요. 두꺼비가 장난으로 이렇게 말하기 전까지는. ”지네야, 어느 발 다음에 어느 발이 움직이는 거야?“ 지네는 자기도 너무 궁금해서 고민고민 하다가 도랑에 빠지고 말았대요. 어떻게 걸어야 할지 몰라 넘어지고 말았대요. |
지네가 두꺼비의 말을 듣고 발을 의식하게 된 순간 걸음이 꼬였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딜레마를 학습의 과정에서도 다시 한번 살펴볼 수 있다. 윌리엄 하웰이 제시한 학습의 4단계를 살펴보자.
1. 무의식적 무능력: 개인이 자신의 부족한 능력을 인식하지 못하는 단계 2. 의식적 무능함: 자신의 무능함과 성장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단계 3. 의식적 능력: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본인의 기술을 개선하고 성장해 나가는 단계 4. 무의식적 능력: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단계 |
이처럼 학습의 단계에서도 살필 수 있듯이 우리가 생활하면서 활동하는 행동들은 대부분 4단계인 무의식적 능력에 해당한다. 하지만 혹자가 무의식을 깨는 질문을 던지는 순간 생각이 많아지며 패턴이 흐트러지는 것이다. 중요한 시험, 면접, 대회 전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하던 대로 응하고 오라고 얘기하는 것들도 지네의 딜레마에 빠지지 않기 위함이다.
사진 출처= 신서유기 유튜브 클립 캡처
“아! 분명 집에서 할 때는 괜찮았는데 왜 실전에서는 이렇게 꼬이지?” 평소에는 잘만 맞추던 답들도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목표 의식 속에서 우리는 긴장감을 높이고 생각을 멈추게 된다.
고민 고민하지 마, 분석은 그만!
지네의 딜레마에서 나아가 우리는 분석 마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분석 마비는 문제를 너무 많이 생각해서 결정을 내릴 수 없는 느낌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구어로 우리가 행동을 취하고 결정을 내리는 대신 너무 많은 변수를 다루고 계속해서 해결책을 연구할 때 발생하게 된다.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한 과정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마감 시간을 정하거나 내가 내린 결정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에서 벗어나야 한다. 스스로 내릴 결정이 어렵다면 타인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닌 의견을 받아 고려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중요한 시험을 앞둔 당신! 그동안의 노력이 자연스레 실력으로 나타날 차례이다. 압박감과 긴장감은 잠시 내려두고 심호흡 한 후 본인을 믿은 채 경쟁 상대에게 그들의 패턴을 깰 질문을 던져보는 건 어떨까? (경쟁 상대는 그 시간 동안 스스로 질문에 갇힐지도 모른다)
출처
김명진.불확실성, 지각된 위험이 결정장애에 미치는 영향 연구: 희소성 및 조절초점 메시지 효과.전남대학교.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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