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은정
[The Psychology Times=현은정 ]
나는 식당에 들어갔을 때 거절당한 경험이 없다. 하지만 나와는 달리 많은 아이들이 노키즈존 식당 출입을 금지당하고 있다.
아이와 함께 식당에 가게 되면 아이와 보호자는 쉽게 눈치를 보게 된다. 혹시나 아이가 울어서 피해가 되지 않을까, 혹시나 자신이 한 행동으로 인해서 자신의 아이와 자신이 욕을 먹지는 않을까 하면서 말이다. 아이는 어른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주의를 줘도 큰 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다. 많은 보호자가 이 때문에 외식을 하고 싶어도 꺼리게 된다고 한다.
이와 같이 많은 노키즈존 업소가 생기는 것과 반대로 예스키즈존이 등장하고 있다. 또한 예스키즈존 업소를 중심으로 한 식당 지도가 만들어지는 등 다양한 모습이 보인다. 노키즈존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을 것이며 앞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항하여 예스키즈존이 만들어지는 걸 보면 아직 우리 사회가 아이들에게 마냥 적대적인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햄버거 브랜드 맥도날드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아이들이 더 많은 YES와 함께 자라는 세상에 YES!’를 주제로 광고를 제작하였. 5월 한 달간 매장에 방문하는 어린이 고객들에게는 주문 여부와 관계없이 스페셜 굿즈 ‘종이 썬캡’과 ‘예스키즈존’ 스티커를 무료로 증정하는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행사를 진행하였다. 해당 광고를 접한 네티즌들은 대기업이 이렇게 먼저 예스키즈존을 한다는 게 좋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였다. 한편으로는 외국 브랜드가 국내 다른 브랜드보다 먼저 예스키즈존을 주장했다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노키즈존은 주로 젊은 연령층이 많이 방문하는 곳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노키즈존이 확산되는 이유 중 하나는 아이들로 인해서 자신의 공간이 방해받지 않고 싶지 않아 하는 젊은 층의 성향이 반영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곽금주 심리학과 교수는 "아동을 향한 적대적 담론은 주로 2030의 젊은 세대가 주도하고 있는데 이들 세대는 누군가 자신의 문화적 욕구를 방해하는 데 민감하다. 반면 아이를 키우는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의 높은 문화적 소양을 잘 헤아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모습은 카페에서 공부하러 왔는데 아이가 우는 소리 때문에 방해가 된다며 민원을 넣은 사례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어른들의 욕심으로 인해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들이 갈 수 있는 곳은 점점 사라져간다. 미국 CNN은 이러한 한국의 상황을 바라보며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국가에서 노키즈존의 타당성을 두고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라며 말했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노키즈존을 차별 행위로 판단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성별, 종교, 사회적 지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헌법 11조와 “어떠한 아동도 부당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라는 유엔 협약을 인용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서 노키즈존 확산을 억제하는 데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면 노키즈존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장경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이들은 부모가 싸워도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노키즈존에서 출입이 안 되는 상황은 부모도 함께 거부당하는 경험인 만큼, 부모에 대한 미안함·죄책감 등이 아동의 정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하며 노키즈존이 아이들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 것임을 강조했다. 이어서 “아이들이 공공장소에서 산만할 수 있지만, 교육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고 기회 자체를 박탈하는 건 부적절한 조치”라고 말하며 노키즈존 문제점에 대해 말했다.
현재 노키즈존 업소를 운영하고, 노키즈존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어릴 때 노키즈존 없이 큰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앞으로 자라나는 새싹들인 아이들에게 놀 수 있는 공간이 아닌 노키즈존을 제공하는 것은 불합리해 보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노키즈존이 아닌 노시니어존까지 등장하는 추세이다. 다행히도 예스키즈존이 생기며 아이들을 환영하는 식당이 생기고 있다.
우리는 아이였고 앞으로 노인이 되어갈 것이다. 이대로라면 우리의 아이들은 노키즈존이 가득한 세상에서 살게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모두 한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모든 사람이 완벽한 세상에서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서로 조금씩만 배려하면 이상적인 세상에서 살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조신비즈[Website], 2022, ‘아이는 안돼요’ 노키즈존… 전문가들 “어린이 정서 발달에 악영향”
https://biz.chosun.com/topics/topics_social/2022/05/06/FDD25VIFOFAT5FY27GFIDTHNXY/
조선일보[Website], 2023, CNN “출산율 꼴찌 한국에 ‘노키즈존’ 성행… 아이 낳기 꺼리는 요인”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3/06/26/4UMMD3CIXVHOBPVDNM3IMKCFIE/
동아일보[Website], 2023, ‘노키즈존’ 왜 우리는 아이들에게만 유독 엄격한가[이미지의 포에버 육아]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30513/119274976/1
연합뉴스[Website], 2022, 노키즈존에 '관크' 논란도…어린이에게 '침묵' 강요하는 사회
https://www.yna.co.kr/view/AKR20220503177000004
중알일보[Website], 2023, 맥도날드 ‘365일 예스 키즈존’은 온 세상 어린이들 놀이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61545#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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