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원
[The Psychology Times=서진원 ]
생각을 바꾸었더니 정서가 변하였다.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낼 필요는 없다'는 말은 대인 관계에 대한 가장 유명한 조언 중 하나일 것이다.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대인 관계를 형성하게 되면 갈등 상황이 생겼을 때 심적으로 고통스러워 질 수 있다.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야 된다는 자신의 생각을 반하는 행동을 한 자신에 대해 강한 부정적인 감정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자와 같은 생각을 갖게 되면 갈등 상황을 받아들이고, 더욱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어 대인 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이 원리는 심리학자 알버트 엘리스(Albert Ellis)의 인지정서행동치료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엘리스의 인간에 대한 관점
우선 엘리스가 분석하는 인간에 대한 관점을 알 필요가 있다. 엘리스는 생각과 신념이 사람의 정서와 행동에 영향을 끼친다는 인지적 관점을 고안한 학자다. 엘리스는 인간을 합리성과 불합리성을 동시에 지닌 존재로 분석했다. 인간은 자신을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자기 실현을 실천하는 성향과 자신의 목표를 방해하는 자기 파괴적인 성향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의미다.
심리학자 알버트 앨리스(Albert Ellis) 사진 출처 : RECBT
엘리스가 주장하는 정서적인 문제의 원인
정서적인 문제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정서적인 문제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트라우마(trauma)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특정 사건 이후에 나타나는 정서적 이상 문제를 말한다. 따라서 정서적 문제의 원인이 특정 사건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엘리스는 정서적인 문제의 원인이 사건 자체가 문제 있는 것이 아니라 사건을 받아들이는 방식의 문제라고 말한다. 엘리스는 이를 '비합리적 신념'이라는 개념을 이용해 설명한다.
불행을 가져오는 비합리적 신념
위에서 언급한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야 한다'는 비합리적 신념이다. 이것은 자신에 대해 당위적 요구를 필요로 한다. 당위적 요구는 강제성을 포함하고, 이것을 충족시키지 못하였을 때 부정적인 감정이 촉발되어 자기 파괴적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엘리스는 불행의 원인을 비합리적인 신념에 의한 당위적 욕구라고 주장한다. 즉, 합리성과 불합리성을 지닌 인간은 생각과 신념이 정서와 행동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당위적 요구가 담긴 비합리적 신념으로 인해 자기 파괴적인 불합리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나에게도 비합리적 신념이?
그렇다면 비합리적 신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비합리적인 신념은 융통성이 없고, 실현 불가능하며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비합리적인 신념의 예시는 아래와 같다.
• 반드시 행복해야 한다 • 나는 실수를 해서는 안된다 • 모든 사람들은 나를 좋아해야 한다 |
자신도 모르게 비합리적 신념이 내재해 있을 수 있다. 필자도 이를 경험한 적이 있다. 고등학교 때에 공부를 잘 하는 것이 학생의 본분이라고 생각했고, 항상 공부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성적이 떨어졌을 때 매우 괴로웠고, 좌절감이 들었다. 그러나 엘리스의 인지정서행동치료 이론을 접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 나의 신념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시에 성적은 떨어질 수도 있고,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다면 스트레스가 훨씬 적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의 고통스러운 감정의 원인이 의외로 간단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감정과 행동을 분석하는 시간을 갖자.
내가 지금 화가 나고, 괴로운 감정이 든다면 감정의 원인이 무엇인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현재 나의 생각과 감정 어떤지, 왜 이러한 행동이 나타나는지 찬찬히 정리 하는 시간을 가지면 내가 가진 비합리적 신념을 알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 이런 스스로를 분석하며 비합리적 신념을 합리적 신념으로 하나하나 바꿔 나간다면 건강하고 행복한 삶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안효자, 이영내, 권윤희, 김명자, 김미진, 김효정, 박수인, 박정화, 송민선, 송지현, 양수정, 양지원, 유시연, 조금이 공저. (2021). 인간관계와 의사소통. 경기도:수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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