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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상준 ]

 

우리는 늘 회의한다


우리 사회의 많은 결정은 회의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대통령은 매주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과 국가 운영을 논의하고, 회사의 임원들은 이사회에서 회사의 운영 방안을 결정합니다.


회의가 꼭 거창하거나 공식적인 일을 결정하기 위해서만 열리는 것은 아닙니다.

두 명 이상의 사람이 모여 의견을 나누어 무언가를 결정하는 행위를 회의라고 한다면, 주말에 가족 모임을 할 식당을 정하는 것도 회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죽음과 세금을 제외하고는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사회를 이루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회의를 피할 방법도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왜 회의할까


사람들은 여러 사람이 모여 결정하는 것이 혼자 결정하는 것보다 더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많은 사회심리학 연구에서 집단이 개인보다 문제를 더 잘 해결한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습니다.

사회심리학자들은 그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하였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집단이 갖고 있는 정보의 양입니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한 사람이 알고 있는 정보의 양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집단 개인보다 더 많은 정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구성원들이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구성원들은 각자의 전문 지식을 공유할 수 있으며, 정보 교환 과정에서 혼자서는 회상하지 못하는 내용을 기억해 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구성원들은 질문과 답변을 통해 서로의 의견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사장님도, 부장님도, 막내 사원도 싫어하는 회의




그렇지만, 정작 회의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다른 것 같습니다.

리멤버 리서치 서비스에서 직장인 6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직장인 회의 문화'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9%가 불만족스러운 회의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모든 직급에서 대다수의 응답자가 회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설문조사 결과, 사원·대리급에서는 60%, 과장·차장급에서는 75%, 부장·임원급에서는 72%의 응답자가 회의에 대해 불만족스럽다고 답했습니다.

그 이유는 결론 없이 흐지부지 끝나서(27%), 상급자 위주의 수직적인 회의라서(24%), 인원 구성이나 진행이 비효율적이라서(17%), 회의 목적이 불분명해서(17%), 단순 정보 공유용 회의라서(14%)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회의가 실패하는 7가지 이유


Di Salvo et al., 1989

한편, 한 연구에서는 집단구성원이 의사결정을 시도할 때 경험하는 주요한 7가지 문제를 제시하였습니다.

의사소통 기술 문제(10%)와 이기적인 행동(8%), 낮은 참여도(7%), 옆길로 새기(6.5%), 회의를 방해하는 행동(6%), 리더의 잘못된 행동(6%), 부정적인 태도와 정서(5%) 등의 이유가 연구 결과에서 나타났습니다(Di Salvo et al., 1989).

30여 년 전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지적되는 문제는 오늘날의 우리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또한, 7가지의 문제들이 비교적 고른 빈도로 나타난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성공적인 회의? ‘산 넘어 산’


집단의사소통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오해가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며,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되려 예외적이라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서로의 의견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성공적인 회의를 위한 첫발에 불과합니다.

의사소통 과정이 잘 이루어지더라도, 집단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인간의 사고 과정에서는 수많은 인지적 오류가 발생하기 때문에 집단도 그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집단의 결정이 개인의 결정보다 더 극단적인 오류를 범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회의 잘 하기,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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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Donelson R. Forsyth. (2013). 집단역학. 센게이지러닝코리아

Di Salvo, Nikkel, & Monroe. (1989). Theory and practice: A Field Investigation and Identification of Group Members’ Perceptions of Problems Facing Natural Work Groups. Small Group Research. Volume 20, Issue 4, 551 – 567.

성유진. (2023.02.24.). “회의 왜 하는지…” 직장인들 불만 이유 1위는.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economy/weeklybiz/2023/01/19/NANH4BX27NAK5FRJAJM4236IW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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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9-19 15: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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