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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는? - 영화 완득이로 보는 "부모"의 영향
  • 기사등록 2023-10-26 08:3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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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정연수 ]



영화 완득이의 주인공인 고등학생 완득은 어머니가 부재한 상태로 남성으로 동일시하기 힘든 왜소하고 힘없는 아버지와 살고 있다. 이러한 가족 내력을 가진 완득은 어린 시절의 정신적 외상을 간직한 채 스스로를 사회로부터 소외시켜 왔다.


완득은 어머니가 언제 자신을 떠났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어머니가 떠난 후 완득은 아버지가 직업으로 춤을 추는 카바레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이곳은 어린아이가 성장하기에 부적절한 공간이다. 자신의 아버지가 다른 사람에게 욕설을 듣는 현장에서 함께 있었으며, 혼자 식사를 해결하며 자랐다. 완득에게 어머니의 부재는 애정 결핍으로 인한 일종의 퇴행적 성격을 형성하게 된다. 가능하면 타인이 찾지 못할 장소에 숨어버리고자 하는 충동은 우울을 동반한 퇴행 증상이다.

 

완득은 타인과 의사소통에도 미숙한 소년이다. 타자와 교류하는 감정이나 의사소통이 비논리적이거나 어긋나는 부분이 상당하다. 이것은 단지 서술이나 서사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분석적으로 완득의 언술이 유아기적 상태임을 나타낸다. 그의 언술은 타인과의 대화 시 딴청을 피우는 회피와 타인과 감정을 잘 교류하지 못하는 미숙함으로 나타나는데 이 역시 혼자 지내던 어린 시절이 남긴 결과물이다. 이처럼 완득의 성격에 영향을 미친 일차적 원인은 어머니의 부재이지만 또 다른 결정적 원인은 아버지의 문제이다. 

 

완득이의 아버지는 키가 작은 장애로 인하여 사회에서‘난쟁이’라고 놀림을 받는다. 또한 타인과 원활하게 소통하지 못한다. 완득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벌써 아버지의 키를 넘어섰다. 완득은 사람들에게‘야, 너 이봐’라고 반말로 불리는 힘없는 아버지,‘이 난쟁이 새끼가 사람 말이 말처럼 안 들리나’라는 욕설을 일상적으로 듣는 왜소한 아버지를 보며 자랐다. 그런 아버지를 동일시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동시에 완득은 그런 아버지를 동일시해야 하는 아들의 처지에 있다.


완득이 아버지를 동일시해야 하는 상황은 양가적이다. 아버지가 자주 하는‘너는 나처럼 살지 말라’라는 말에서 파악되듯 완득의 동일시를 거부하는 양상을 보인다. 자신의 외상이 아들에게까지 이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자식이 자신과 닮지 않기를 바랐던 아버지는 완득이 자신을 따라 춤을 출 때마다 춤을 추지 못하게 강제한다. 완득은 타인이 아버지에게 행하는 폭력을 자신과 동일시하면서, 이러한 사건들을 무의식 내에 억압한 후 분노 표출이라는 기제로 소환한다. 



완득이의 가정은 소통이 부족한 불소통 관계 속에서 지내 왔기 때문에 완득이의 행동은 점점 삐뚤어지고 완득이의 아버지와의 관계도 어긋났던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 문제의 대부분은 가족의 기능수행 문제와 가족원 간의 잘못된 상호작용 패턴에서 비롯된다. 


부모가 자녀의 삶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 지지를 보내는 것은 자녀가 건강한 발달과 성장을 이루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자원이자 보호 요소로 작용한다. 부모가 협조하면 내담 청소년의 상담 효과가 더 크고, 부모의 지지와 협조는 자녀 상담에 필수적 요소이며, 자녀뿐 아니라 부모까지 포함한 치료동맹을 맺어야 부모의 변화와 자녀의 변화가 상호보완적 작용을 통해 성공적인 상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상담이라는 과정을 통해 청소년의 문제 해결과 성장을 돕고자 할 때 상담자는 보통 청소년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부모를 만나게 된다. 청소년의 부모는 청소년의 변화에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이기 때문에, 상담자는 청소년에게 당면 문제의 해결과 발달을 돕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주변 사회적 환경, 특히 부모에게 동시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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