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윤
[The Psychology Times=김서윤 ]
2023년도 하반기에 접어들고,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새해를 맞이하고 사람들이 하는 의식이 있다.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지, 이번 연도의 목표와 계획은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새로 산 다이어리에 적어두는 일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루겠다는 마음으로 우리는 의지를 불태운다. 1월 1일을 다시금 돌아보니, 필자는 그때 계절학기를 수강하고 있었다. 3주간의 짧은 기간 동안 과제와 시험공부의 과정에서 몸과 마음은 여유를 잃어갔다. 때로는 뛰어나지 못한 자신의 모습에 채찍질하고, 잘해 내야 한다는 강박에 마음이 불안했다. 알 수 없는 미래를 그리며 감정 기복을 느꼈고 가슴이 답답하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감정적으로 대한 것은 아닐지,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면서 되려 그들을 기분 나쁘게 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았다. 이런 일이 반복된 이후애는 나름의 해결 방법을 찾아보고 행복해지는 방법을 터득하고자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자신의 감정과 기분을 글로 표현하기
필자는 가족들에게 피곤한 성격이라는 소리를 듣곤 한다. 뭔가를 이야기할 때는 단순하게 보지 않고 깊게 생각한 뒤 말을 꺼낸다. 그렇게 자라난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끔은 머리를 아프게 한다. 지금 드는 생각에 한 가지의 질문을 던져보기로 했다. “너의 생각이 과연 맞는 것일까?”, “다른 사람은 이런 생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사실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아닐까?” 같은 물음들이다. 실제로 머릿속의 생각은 주관적일 가능성이 크다. 그럴 때 해소하는 좋은 방법은 생각과 느낌을 글로 적어보는 일이다.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낀 것은 무엇인지 찬찬히 들여다보면 객관적으로 현재 상황을 판단할 수 있다. 온전히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보듬어줄 수 있게 된다. 만약 당신이 현재 힘든 시간을 겪고 있다면, 자신에게 집중하고 솔직하게 표현해보기를 제안한다.
‘삶에 대한 육하원칙’ 따르기
멈추지 않는 생각과 고민으로 힘들었던 시기에 최인철 교수님이 쓴 「아주 보통의 행복」을 읽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책에서는 삶을 잘 살아가기 위해 육하원칙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가고자 했던 방향대로 흐르지 않고, 인간관계에 어려움이 있어 괴로울 때 우리는 되물어야 한다. ‘사람(누가)’의 문제인지, ‘시기(언제)’가 적절하지는 않았는지, ‘장소(어디서)’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과제(무엇을)’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는지, ‘방법(어떻게)’ 그리고 동기(‘왜)’의 문제인지 질문해 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문제의 근원을 찾게 될 것이고, 정신이 말끔하고 개운해지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일상에서 즐거움 느끼기
자신이 원하고 바라는 것을 모두 가지면 행복해진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날 줄 모르기에, 이는 사실 불가능한 일이다. 이때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사소한 일에서도 즐거움을 느껴보는 것이다. 오랜만에 걸려 온 친구의 전화에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것, 나를 위해 좋아하는 음식을 정성스레 준비하고 맛을 음미하며 먹어보는 것, 열정으로 달리면서 무사히 하루를 보낸 나를 토닥여 격려해보는 것을 하나의 예로 들어본다. 필자의 경우에는 해야 하는 일에서 벗어나 좋아하는 취미들에 도전해본다. 매일 산책하는 즐거움을 습관으로 만든 지도 3년이 되었다. 그중에서도 집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계절의 변화를 느껴보는 활동을 추천한다. 식물과 꽃은 그 모양과 색깔, 잎이 피는 정도가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봄에는 새싹이 돋아나고, 길에서 작고 귀여운 분홍색, 빨간색, 노란색 꽃들을 볼 수 있다. 여름에는 초록빛의 잎사귀와 푸릇푸릇한 나무들을 본다. 가을에는 갈색으로 변하는 풍경과 밟으면 바스락거리는 낙엽 그리고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하늘, 길가에 핀 코스모스를 보고 조금 차가워진 공기를 느낀다. 겨울에는 길을 걸으면서 귀가 얼 정도로 시린 공기, 눈이 오면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하는 풍경, 메마른 나무들을 관찰한다. 하늘의 모습도 시시각각 변한다. 특히 장마철에는 밝았다가도 금세 먹구름이 끼고 어두워지면서 비가 내린다. 그러고는 또 금방 그치면서 하늘은 맑은 모습을 드러낸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순간은 필자를 행복하게 하는 취미 중 하나이다. 연주곡의 분위기에 따라서는 건반을 세게 눌렀다가 약하게 눌러보기도 한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곡은 통통 튀게 쳐보고, 슬픈 곡은 느리게 담아본다. 강렬하고 빠르게 전개되는 곡에서는 힘을 실어 표현하려 애써보기도 한다. 그렇게 피아노를 치다 보면 부산스러웠던 마음은 정돈되고 평온해진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 자신에게 의미 있고 가치를 주는 일들을 찾아 모두 실천해본다면 좋겠다.
행복의 의미
행복이란 무엇일까. 자신이 바라는 방향대로 삶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일, 그러면서도 뒤를 돌아보며 잘살고 있는지 성찰해보는 것이 필자가 정의하는 행복의 의미이다. 앞서 언급한 책의 한 구절로 글을 마쳐본다.
“행복이란 오로지 일상을 위한, 일상에 의한, 일상의 행복이다. 행복에는 사교육도 신비로운 묘약도 없다. 행복은 그저 일상의 삶을 잘 살아가는 것. (중략) … 행복하게 살기 원한다면서 하루를 대충 산다는 건 인류를 위한다면서 옆자리 김 대리를 막 대하는 것처럼 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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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최인철. (2020). 아주 보통의 행복.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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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보탬이 되고 보람을 느끼는 삶을 꿈꾸는 김서윤입니다. 삶이라는 여행을 걷고 있는, 뚜벅뚜벅 걸어가실 여러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