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윤
[The Psychology Times=김서윤 ]
12월 첫째 주 주말, 언니의 결혼식이 있어 웨딩홀에 갈 일이 생겼다. 코로나 이후 몇 년 만에 들은 주변 사람의 결혼 소식에 신기함 반, 즐거움 반으로 시험 기간임에도 집을 나서는 용기를 냈다.
언니와는 거의 10년 정도 나이 차가 나는데, 그래서 그런지 명절에 시골 할머니 댁에 들르면 재미있게 놀아주려고 하던, 밖을 쳐다볼 때면 손을 뻗어 몸을 들어 올려주던 언니의 모습이 따스하고 다정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있다.
길을 잘못 들어 허둥지둥하다가 결혼식장에 도착해 신부 대기실에서 만난 언니는 해사한 얼굴을 띠고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식이 시작되고, 주례 없이 단정히 서로 영원히 함께할 것을 맹세하는 서약을 하면서 부모님, 친구들의 덕담을 듣는 자리를 지나 버진로드를 걷는 신랑과 신부의 모습을 보면서 멀게만 느껴지는 결혼에 대한 생각, 현자들의 지혜를 정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가치관의 공유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사는 삶은 누구든 한 번쯤 생각해 본 일이다. 젊은 세대보다 조금 더 인생을 살아온 선배들은 행복한 결혼 생활은 ‘배우자와 근본적인 부분, 즉 핵심적인 가치관이 비슷하고, 이를 공유할 때 가능해진다’라고 말한다. 젊은 사람들은 마음에 드는 외모, 재력 등 외적인 측면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중요한 건 따로 있다.
버는 돈을 어떻게 쓸 것인지, 아이 교육은 어떻게 할 것인지와 같은 현실적인 측면 외에도 취미를 공유하면서 밤새 이야기를 꽃피울 수 있는지, 같은 것을 보고 웃는 지점이 같은지와 같은 일상의 순간에서 함께하는 과정에 부부의 관계는 깊어진다. 결국 가치관의 공유는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내는 데서 오는 ‘나’에 대한 이해와 열정적인 태도의 과정이 선행해야 가능해진다.
진실한 우정 나누기
그들은 두 번째로, 진정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인생의 동반자 같은 사람을 찾기를 권유한다. 한 번 ‘어렸을 적 놀던 공간’을 떠올려보자. 여러분이 ‘그 공간에서 가장 이야기하고 놀고 싶었던 아이’가 있었다면, 바로 그 사람이 남편 또는 아내가 될 수 있는 사람이다.
친구가 되기 위해 그 사람을 알아가고자 하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탐색하고 함께했던 것처럼 사랑하는 관계에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설렘의 지속 시간은 짧고, 그것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온전히 제대로 자신의 삶을 살 수 없을 것이기에 그렇다.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고,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기억해 보자.
받는 것보다 내가 줄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
세 번째로는 계산하는 생각을 버리고, 결혼 생활에서 ‘상대방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을 추천한다. 사람은 이기적인 면을 가지고 있어서 자신이 잘 먹고 잘살 수 있도록 상대의 헌신적인 도움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 점은 인정하더라도, 가까운 친구에 대한 배려의 마음을 더하는 것이 필요하다. 배우자의 힘듦을 덜어주기 위해 고민하고, 미소 짓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 모든 일들은 오히려 당신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갈등을 현명하게 해결하기
네 번째로, 부부는 갈등하고 싸우되 잘 푸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듯, 남편이나 아내의 말을 잘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본다. 어쩌다가 다툼이 생겨 마음이 상할 때는 잠시 밖으로 나가 감정을 환기하고, 스스로 화를 조절하는 방법을 찾아보면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면 된다. 그렇게 진지하게 고민하고 서로를 귀하게 대하는 태도를 갖추는 것은 원만한 관계 유지에 도움을 줄 것이다. 생각을 정리한 뒤에는 자신의 속에 있는 생각과 느낌을 정확하고 예쁘게 말로 표현해 보기를 제안한다.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말이 있듯, 대화를 나누고 감정을 공유할 수 있어야 서로 연결되어 공감해 볼 수 있기에 그렇다.
이외에도 상대방을 대할 때 어느 정도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져볼 것을 제안한다. 자신의 마음을 다치게 할 정도의 헌신이 아니라, 내 인생을 값지게 대하듯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면서 하게 되는 헌신은 상대뿐만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고 어느새 성장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인생에서 일어나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든든하게 같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사람, 기쁜 순간도 있지만 힘든 일도 많은 인생에서 손을 잡고 걸어갈 미래의 동반자를 찾기는 분명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삶을 멋지게 꾸려가는 과정에서 일뿐만 아니라 친밀한 관계 속에서 사랑과 인생을 나누는 경험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보람과 뿌듯함이 될 것이기에 우리는 결혼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치열함과 열정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그리고 그러다가 발견하게 된, 이제는 당신과 함께 보폭을 맞춰 걸어가게 될 이들을 상상하며 모든 이의 다정하고도 따뜻한 삶을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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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칼 필레머. (2012).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토네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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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보탬이 되고 보람을 느끼는 삶을 꿈꾸는 김서윤입니다. 삶이라는 여행을 걷고 있는, 뚜벅뚜벅 걸어가실 여러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