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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박연우 ]


인간의 기억은 때때로 예상치 못한 순간에 가장 강렬하고 섬세한 방식으로 우리를 과거로 인도한다. 이 현상의 가장 유명한 예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대표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작가는 홍차에 적신 마들렌 과자로 인해 겪게 되는 강렬한 기억 회상을 통해 이 현상을 완벽하게 묘사한다. 이 이야기에서 비롯된 '프루스트 현상'은 맛이나 냄새, 감각과 같은 일상적 요소들을 매개로 평소 잊고 지내던 기억을 돌발적으로 떠올리게 하거나 회상의 감각을 작동시키는 현상이다.




기억과 후각의 연관성


프루스트 현상은 인간의 뇌가 냄새와 기억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그 방식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먼저 냄새는 두뇌의 후각 신경구를 통해 전달된다. 이 영역은 기억과 감정을 다루는 영역인 편도체와 해마에 가깝게 연결되어 있다. 그렇기에 냄새는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는 데 특히 효과적이며, 시각이나 청각과 같은 다른 감각보다 더욱 강력하다고 한다.


같은 사진을 보고 처음에는 a냄새, 90분 후에는 b냄새를 맡게 하며 진행된 예슈룬 박사의 실험은 동일한 시각적 자료라도 가장 먼저 맡았던 a냄새의 기억을 각인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또한 이후 추적한 실험자들의 뇌 영상은 초기 후각에 대한 독특한 해마 활성화를 밝혀냈지만, 청각적 연관성은 밝혀내지 못했다며 기억과 후각의 깊은 연관성을 보여주었다.


심리학자들은 프루스트 현상을 통해 인간의 감정과 기억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한다. 특정 감정이 풍부했던 순간들은 더 강렬하고 지속적인 기억을 남기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우리가 어떤 특정한 감정적 상태에서 경험한 것들을 더 쉽게 회상할 수 있게 만든다. 따라서 마들렌 케이크와 홍차의 조합이 프루스트에게 어린 시절의 일요일 아침을 떠올리게 한 것처럼, 특정한 냄새는 우리에게 특별한 순간이나 사람을 생생하게 상기시킬 수 있다.



현대 생활에서의 프루스트 현상


프루스트 현상은 오늘날에도 우리 삶의 여러 면에서 나타나며, 때로는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를 허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과거의 사진이나 게시물을 다시 보는 것만으로도 그때의 기억에 빠져 추억을 회상할 수 있다. 하지만 냄새와 관련된 기억은 더욱 강력하며, 종종 우리를 더 깊고 개인적인 과거의 순간으로 안내한다. 이는 디지털 기술이 아직 복제할 수 없는, 우리 감각과 뇌의 독특한 시스템을 보여준다.


프루스트 현상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은 우리가 과거의 경험을 통해 자아를 더 잘 이해하고, 더 나은 미래를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음식을 먹을 때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르는 사람은 그 경험을 통해 가족과의 관계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더 깊이 성찰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우리는 기억의 힘을 활용하여 스트레스를 줄이고,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이 과거에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향기를 찾아내면, 그것이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과거로의 향기로운 여행


프루스트 현상은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프루스트 현상은 우리가 어떻게 기억을 저장하고, 감정을 경험하며, 정체성을 형성하는지에 대해 통찰하고 사유할 수 있게 한다. 마들렌 한 조각과 홍차 한 잔이 우리를 시간 여행자로 만들어 과거의 소중한 순간으로 안내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인간의 신비로움을 다시 상기시켜준다. 프루스트 현상을 통해, 우리는 과거, 현재, 미래가 어떻게 서로 얽혀 있는지 이해할 수 있으며, 이러한 연결을 통해 우리의 삶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프루스트 현상을 활용하여 자신의 자아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나은 미래를 설계하며 윤택한 삶을 위한 한 걸음을 나가길 바라는 바이다.





출처

마르셀 프루스트.(1913).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 갈리마르사(Librairie Gallimard)

류재한. (2023). “프루스트의 마들렌”(Madeleine de Proust)과 감성마케팅의 관계 고찰. 용봉인문논총, 62(0), 93-121.(29p)

Yaara Yeshurun.(2009). The Privileged Brain Representation of First Olfactory Associations. Current Biology, Vol. 19 Issue 21, p1869-1874. 6p.

MERCOLA Take Control of Your Health[Mercola.com].2017.

(https://korean.mercola.com/sites/articles/archive/as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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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2-22 16: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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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jgwon642024-02-28 15:58:37

    '냄새는 나를 그때 그시절(과거)로 데려다주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라는 말을 어디에선가 들은 적이 있는데, 이 현상이 구체적인 단어로 <프루스트 현상>이라는 것을 새로이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몇년 전에 뿌렸던 향수의 향을 맡으면 그때의 기억과 분위기, 공기와 느낌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경험과 예전에 자주 마셨던 음료를 오랜만에 마시면 그때의 느낌과 기분이 생생하게 떠오르던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한줄 한줄 굉장히 공감하며 기사를 읽었습니다. 단순히 추억을 떠올리는것 뿐만 아니라 나아가 자아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나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사실 또한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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