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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조수빈A]


사진 출처: Pixabay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말은 현대에 와서 하루라도 SNS를 하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말로 통용될 것 같다. 굳이 친구와 약속을 잡지 않아도 SNS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일상을 공유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알림 소리만으로도 쉽게 피로해지기도 한다. 어쩌면 퇴근 후에도 또 다른 사회생활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비록 눈앞에 보이지 않는 사회일지라도, 언플러그 되지 않는 이상 이곳의 불은 절대 꺼지지 않기 때문에.


어느 날 친구에게 요즘은 필수라는 인스타그램(SNS)을 하지 않는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러자 SNS가 이미지 관리와 사회생활의 연장선인 것 같아서 오히려 스트레스만 받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필자는 그 말에 백 번 공감한다.



지구는 거대한 그물망으로 덮여있다


초연결사회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필자는 이 말이 현대 사회를 아주 잘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초연결사회란, 인터넷, 통신 기술 등의 발달에 따라 네트워크로 사람, 데이터, 사물 등 모든 것을 연결한 사회이다. 사람과 기기는 물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연락을 주고받거나 기기와 기기 간에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지구는 네트워크라는 거대한 그물망으로 덮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코로나19의 여파로 비대면이 활성화되면서 초연결사회는 점점 완성된 모습을 갖추고 있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은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이제는 벗어나기 힘든 우리


확장된 네트워크는 비단 가까운 지인의 근황뿐만 아니라 최신 유행을 이끌어가는 지경에 이르렀다. 언어, 춤, 패션 등등 일상 전반에서 미치는 영향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 하루하루 바뀌어가는 대세에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된 기분마저 든다. 현대인들은 강하게 연결되지 못하거나, 지속적인 온라인 자극에 노출되지 않으면 쉽게 불안해지고 초조해지기 때문에 소외되지 않기 위해 강한 연결 속에서 보다 더 강렬한 자극을 느끼고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기 위해 현대인들은 연결에 더욱 집착한다(홍단비, 2021).


또 하나의 문제점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와중에도 우리는 가상의 공간에서 타인에게 노출되기 쉬운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늘 전시하듯 자신의 상태를 보여야 하고, 타인으로부터 오는 평판과 반응에 대해 신경 쓰는 과정에서 피로감을 느낀다(장민희, 김대현, 이장주, 정태연, 2017).



스스로 그물코를 빠져나가다


확연히 드러나는 장점에 비해 초연결사회의 물밑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도사리고 있다. 이렇다 보니 초연결사회가 주는 부정적인 영향에서 벗어나고자 자발적으로 고독을 선택한 사람들이 있다. 고독이라는 단어만 놓고 보면 부정적인 뜻인 것 같지만, 앞에 자발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능동적인 느낌을 준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는 현대인들이 과잉된 정보와 원치 않은 정보를 통제할 수 없게 되고, 불안하고 답답함이 늘어 자발적 고독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자발적 고독이라고 해서 완전히 사회와 단절된 생활을 상상할 수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사소하고 흔한 것들이 이에 해당될 수 있다. 시끄럽게 울리는 SNS 알림을 꺼놓는 경우부터 ‘혼밥’, ‘혼술’까지, 크고 작은 스위치를 꺼놓고 살진 않았는지 생각해 보자. 물론 혼자 밥을 먹는다는 ‘혼밥’과 혼자 술을 먹는다는 ‘혼술’은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등장한 신조어이므로 자발적 고독으로 보려면 어디까지나 강제가 아닌 스스로 선택한 것이어야만 한다.



진짜 '고독'에 빠지지 않게 해주는 안전장치


이동귀 교수는 자발적 고독의 긍정적인 효과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으며 자아 성찰을 통해 생산적이고 발전 지향적인 사고를 하는 과정에서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사고력이 생기고, 이는 원만한 대인관계를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명상을 추천하기도 했는데, 이때 감사한 일 떠올리기와 내가 원하는 일, 내가 좋아하는 일, 나의 장점에 관해 생각해 보라고 조언했다. 필자는 초연결사회의 장점을 활용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필요에 따라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고, 다른 사람과 연락하며 만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자기 삶에서 통제력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물을 너무 답답하게만 여기지 않고, 안전장치로 바꾸어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2014). "초연결사회" 정의

URL: 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43667&docId=2073606&categoryId=43667

홍단비. (2021). 초연결시대 독서의 의미와 치유적 활용 가능성 - 초연결시대의 특징과 병리성을 중심으로 -. 독서치료연구, 13(1), 73-90. 10.35398/job.2021.13.1.73

Jang M, Kim D, Lee J, Jung T. Exploring Psychological Factors Related to Fatigue in Hyperconnective Society. STRESS. 2017;25(2):128-137.

YTN사이언스. (2018). "잠시 혼자 있겠습니다"…현대인의 자발적 고독

URL: https://science.ytn.co.kr/program/view.php?mcd=0082&key=201803071632019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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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2-26 19: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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