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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이나경 ]


 출처 : Pixabay

대학생 A 씨는 요즘 불면증에 시달린다. 미래에 대한 걱정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져 도통 잠이 오지 않는다. 공모전에서 상을 탄 SNS 속 동기의 모습, 스펙을 쌓아나가는 친구들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뒤처지는 듯한 자기 모습에 때때로 가슴이 답답해진다. 이러다 실패자가 되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을 느낀다. 수많은 걱정 속에서 머리는 지끈지끈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짜증만 늘어나는 제 모습에 또다시 실망하는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왜 불안하면 스트레스를 받을까?


앞선 A 씨의 사례와 같이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걱정을 마주한다. 심리적 불편감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책들이 심리학, 인문학, 문학 등 분야를 막론하여 출판되고, 불안장애를 다룬 뮤지컬과 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있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보았을 때, 불안을 느끼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머리가 묵직해지는 생리적 반응뿐만 아니라 이에 동반되는 두려움과 답답함이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불안을 느끼는 순간마다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원인은 편도체에서 찾을 수 있다. 편도체는 뇌의 측두엽에 위치한 아몬드 모양의 뇌 부위로 공포와 공격성의 감정을 처리한다. 우리가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편도체는 이를 시상하부에 즉시 보고한다. 보고를 받은 시상하부는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의 수치를 높여 잠재적인 위협을 알리고, 우리의 몸에 스트레스 반응을 유발한다. 만약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경우에는 편도체 신경세포의 수지상돌기와 가시돌기의 개수가 증가하면서 결과적으로 편도체의 전기적 흥분성이 증가한다. 이렇게 편도체가 부적절할 정도로 높게 활성화되면 불안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외상성 스트레스, 편도체의 변형으로 이어져...


우리가 위험을 감지하고 대처하는 데 있어서 편도체의 역할은 중요하고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는 편도체가 적당하게 활성화되어 있는 상태에 한해서다. 오동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 따르면, 전전두엽은 편도체 이후 활성화되면서 자신이 느끼는 불안의 수준이 적합한지를 확인한다. 따라서 사람들이 합리적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불안이 일정 수준을 넘어 공포가 되면 전전두엽의 기능이 억제된다.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거세게 요동치는 탓에 전전두엽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외상성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편도체는 어떤 영향을 받을까? 미국국립보건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외상성 스트레스는 공격성을 높이고 분노조절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생쥐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뇌를 관찰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들은 그렇지 않은 생쥐들에 비해 편도체와 편도체의 회로가 달라졌고, 공격성이 늘어났다. 외상성 스트레스가 편도체에 변형을 일으키고, 편도체가 뇌의 다른 부위와 연결된 통로에 변화를 유발한 것이다. 또한 '운동의 뇌과학'의 저자 제니퍼 헤이스 박사에 따르면, 정신적 외상을 초래하는 사건은 편도체를 변형시켜, 편도체는 이전보다 조심스럽고 부지런해진다. 편도체가 더욱 공을 들여 몸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처럼 외상성 스트레스는 편도체의 변화로 이어져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하여 공격성을 높인다. 따라서 분노조절장애로 이어지게 할 가능성이 있다.



'불안'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사람들이 같은 외상성 스트레스를 경험하더라도 이에 대한 반응은 다를 수 있다. 똑같은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 모두에게 똑같은 정신질환이 생기는 것은 아닌 것처럼 말이다. 제니퍼 헤이스 박사에 따르면, 사람들을 PTSD 혹은 불안장애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신경전달물질인 ‘신경펩타이드 Y’이다. 신경펩타이드 Y는 체내에서 에너지 균형과 식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역할을 수행한다. 신경펩타이드 Y는 사람에 따라 생산하는 양이 다르지만, 운동을 통해 만들어낼 수 있다. 헤이스 박사의 연구팀은 일주일에 3회 30분 동안 약함에서 중간 강도의 운동을 한다면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운동은 불안장애 증상을 완화했으며,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소한 걱정까지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상을 살아가며 느끼는 수많은 걱정들은 우리를 때때로 괴롭힌다. 자신이 마주하는 모든 걱정과 불안을 전원 끄듯 한 번에 잠재울 순 없듯이, 이러한 불안과 함께 잘 살아갈 방법들을 모색해야 한다. 그 방법은 헤이스 박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신경펩타이드 Y를 생성하기 위한 운동이 될 수도 있고, 즐길 수 있는 취미나 자신만의 루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극심한 외상성 스트레스를 경험하였다면, 이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편도체의 변형으로 이어져 나도 모르는 사이 사고 과정을 변화시키고 일상이 방해될 수 있다. 이 경우라면 혼자 이겨내려 애쓰기보다는 전문가의 조언과 함께하는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제니퍼 헤이스, “운동의 뇌과학”, 현대지성, (2023)

한겨레, “[뇌부자들 상담소] ‘적당한’불안과 ‘과도한’불안”. 오동훈. (2020)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928005.html 

서울신문, “[달콤한 사이언스] 화가 자주 난다면 외상성 스트레스 의심해라”. 유용하. (2020)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00521500144&wlog_tag3=naver

네이버 지식백과, 동물학백과. 편도체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669904&cid=63057&categoryId=6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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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2-28 18: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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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ejinwoo09112024-03-06 04:29:02

    전문적으로 편도체와 외상성 스트레스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정보를 전달해 주셨습니다. 특히, 외상성 스트레스가 편도체에 미치는 영향과 그 결과로 나타나는 공격성의 증가 등을 알려 주셔서 이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글의 각 부분에서 실생활 예시와 전문적인 정보를 조화롭게 사용하여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하셨습니다. 또한, 불안과 스트레스에 대한 해결책으로 운동이나 취미 등 다양한 방법을 제안하면서 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이런 유익한 정보와 쉽게 읽히는 스타일은 학생들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유익하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유익한 주제에 대한 기사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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