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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안읽씹’ 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 카카오톡 의사소통 - 안읽씹
  • 기사등록 2024-03-22 13: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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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안혜지 ]


전종보, “‘읽씹’vs‘안읽씹’, 뭐가 더 나쁠까?”,헬스조선,2023.09.13

오늘날 카카오톡의 입지


2022년 10월 15일, 카카오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카카오톡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한 사건이 있었다. 소위 '카카오톡 먹통' 사건이라고 불리는데, 이 사건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카카오톡'의 존재감이었다. 단순히 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일시적 오류였을 뿐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전국이 들썩였었다. 또한 정부까지도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며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고, 결국 실제로 유료이용자에게는 최대 5만원, 무료이용자에게는 이모티콘으로 보상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즉 이를 통해 카카오톡이 더이상 단순 sns 서비스가 아닌 온 국민의 주요 소통 채널임을 알리게 된 셈이다. 그렇다면 카카오톡은 어떻게 이처럼 우리의 주 의사소통 도구로 자리잡게 된 걸까?

 


카카오톡의 발전


처음의 카카오톡은, 그동안 유료로 이용하던 문자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용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고, 안드로이드 버전을 내놓은 이후부터는 이용자 수가 폭발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이때 만약 넘치는 이용자 수를 감당하지 못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면 카카오톡은 무너졌을 것이다. 하지만 끊임없는 구조 수정을 통해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였고, 이것이 '단체 채팅방', '보이스톡'의 개발로 이어지며 오늘날의 성공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안읽씹’을 싫어하는 사람들


이와 같은 카카오톡의 성공은 곧 '한국인이면 모두 카카오톡을 안다'라는 개념으로 이어졌다. 그렇기에 카카오톡과 관련된 신조어도 다수 생겨났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안읽씹'과 '읽씹'이다. 카카오톡은 일반적인 문자와 달리 상대방이 나의 메세지를 읽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상대방이 메세지를 오래 읽지 않는 상황이라면 '안읽씹', 읽고도 답장이 없는 상황이라면 '읽씹' 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두 단어가 의미하는 상황은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하루에 수십 번씩 마주하게 된다. 그 때문에 점점 더 이러한 단어들이 자주 쓰이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인터넷 상의 논쟁거리로 떠오르게 되었다. 비록 인터넷 소통이지만 워낙 주요 소통 도구로 쓰이다 보니 '안읽씹'과 '읽씹'이라는 개념이 예의와도 연결되게 된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안읽씹'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의 입장은, 만약 실제로 만나 대화를 하는 중이라면 상대방 앞에서 대놓고 말을 무시하지 않을 것인데 온라인이라고 해서 무시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안읽씹'을 행하는 사람들, 즉 옹호하는 입장의 경우는 이 문제에 대한 접근부터가 다르다. 



‘안읽씹’을 하는 이유


이들에게는 '읽기'라는 행동이 단순한 한 단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알림이나 대화방 목록으로 메세지를 먼저 읽을 수 있고, 그 이후 단계로 넘어간다면 대화방에 입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답장하는 것에는 또 한 번의 단계가 더 필요하다. 이처럼 메세지를 확인해 답장하기 까지 사전적 단계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단계들이 발생하는 이유는 답변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 때문이다. 실제 만남에서의 대화와 달리 카카오톡 대화는 하루 일과가 끝난 시간에 이루어지는 경우도 잦은데, '읽씹'이라는 개념까지 생겨 버리며 이제는 채팅방에 입장하는 순간 답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무감'이 부여된다. 즉 메세지를 읽는 행위가 곧 말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바로 이 점에서 답장을 미루게 된다고 답한다.

 

또한 입으로 내뱉는 대화와 달리 문자는 글을 쓰는 시간이 필요하다. 즉 본인이 하고자 하는 말을 머릿속으로 정리해 문자로 표현하는 시간이 요구되는 것이다. 카카오톡은 원치 않아도 기록이 남는다는 점에서 더더욱 표현에 신중을 기해야 할 때가 많다. 특히 공적인 사이에서는 더 그렇다.



상호 이해의 필요성


물론 급하게 연락해야 하는 상황이나, 업무적 소통이 필수적인 상황에서는 이러한 '안읽씹', '읽씹'의 상황들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잘못한 것이라고 충분히 질책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외의, 일상적인 대화의 경우는 위와 같이 부담감을 느끼는 이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상호간 소통 방식을 존중하려는 노력도 중요할 것 같다.

 


참고문헌

심주희. (2021). 카카오톡 환경에서의 의사소통 방식 고찰. 사회언어학, 29(4), 4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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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dy2032024-03-24 22:19:32

    '읽씹'과 '안읽씹'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공감이 가는 사례여서 기사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기사 내용 중 메시지 확인부터 답장까지가 심리적 부담감 때문에 단순히 한 단계가 아닌 여러 사전적 단계들이 존재한다고 느껴진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채팅방으로 입장하는 순간 답장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무감'이 부여되어 답장을 미루게 된다는 것이 공감이 갔습니다.
     좋은 기사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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