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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윤채이 ]



일상에서 친구가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강하게 주장하는 경우 우리는 “야 가스라이팅 하지마!”라고 말하며 웃어넘겼던 경험을 모두 해보았을 것이다. 뉴스에서도 한 번씩 등장했던 ‘가스라이팅’은 우리 일상에서도 자연스레 자리하고 있다. 하물며 ‘OO 라이팅’이라며 OO 행위를 강요할 때 ‘-라이팅’을 붙이기까지 하며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를 빈번하게 사용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때로는 무차별적으로 사용하던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는 굉장히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다. 자주 그리고 고도로 사용하다 보면 범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가스라이팅의 어원이 연극이라고?]

Stern에 따르면 가스라이팅은 가스라이터가 가스라이티의 마음과 상황을 조작해 스스로를 불신하게 만들어 무력화시킨 후 가스라이티에게 지배력을 행사하고 파괴에 이르게 만드는 병리적 심리 현상으로 이는 연인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회사 내 모든 관계에도 통용된다고 한다.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는 1938년 영국 런던에서 공연된 연극 ‘가스등’에서 유래하였다. 연극에서 역시 되풀이되는 남편의 조작과 구속으로 점점 자신을 믿지 못하고 불안정해지며, 실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되는 아내의 심리적 변화가 가스라이팅의 핵심이다.




[‘나’를 없애는 ‘가스라이팅’] 

상대방에 대한 거절이나 부정, 반문 등의 여러 가지 전략을 사용하여 피해자가 정서적 무질서를 경험하고, 현실 감각을 곡해하게 하는 등 비물리적인 학대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고 간주한다.

(가스라이팅의 가해자를 가스라이터, 피해자를 가스라이티로 지칭하기로 하자.)


가스라이팅은 가스라이티를 종국에 가서 스스로에 대한 기억까지 불신하게 만들고 현실적인 결론을 전혀 불가능하게 만든다.


Roberts와 Andrews에 따르면 가스라이팅 행위가 계속적으로 이어진다면, 가스라이터는 권위적인 위치에서 피해자의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통제하고 피해자는 계속해서 자신을 불신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러 결국에는 자기존중감과 비판능력을 모두 잃게 된다. 


즉, 가스라이팅은 불균형한 권력관계를 전제로 이루어지며, 피해자에게 반복적인 정신적 학대와 범행을 저지르게 되며,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점차 고립되며 가스라이터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진다.

이것의 가장 무서운 점은, 결국 물리적 폭력과 같은 2차 가해가 자연스럽게 동반되며 재산상의 범죄나 살인 등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여지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내 말이 다 맞다니까”]

가스라이터의 심리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Abramson은 가스라이터들은 자신의 견해에 대한 비판이나 반론을 견딜 수 없기 때문에 가스라이터는 상대방이 자신의 말에 일말의 반대를 할 수 없도록 상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 협박을 하는 등의 조작을 가한다고 본다. Spear에 따르면, 특히 연인 관계에 대한 본인의 기준에 가스라이티가 찬성하게끔 하는 강한 욕구를 보인다고 한다. 


가스라이팅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우리나라 사건은 다음과 같다. 거짓말을 하여 속이거나 원하는 방향으로의 조종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영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빚을 지게까지 하면서 일방적으로 금전을 조달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가스라이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친밀한 관계에서 지속적으로 행해야 한다. 

 



[가스라이터는 선천적? 후천적?]

가스라이터의 타인을 지배하고 조종하려는 성향이 타고난 요인에 의한 것인지 환경에 따른 요인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의견은 나뉜다. 하지만 가스라이팅 행위는 과거 아동기 때의 정신적 학대 경험에 대한 부적응적 대응 방식으로서 학습된 것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이번에는 가스라이터를 중심으로 가스라이팅을 다루어 보았다. 다음에는 가스라이티를 중심으로 가스라이팅을 다루며, 그들의 심리변화를 살펴보도록 하자.





출처

Abramson, K. (2014). “Turning up the lights on gaslighting,” 「Philosophical perspectives」 28, 1-30. 

Roberts, T., & Andrews, D. J. C. (2013). A critical race analysis of the gaslighting against African American teachers: Considerations for recruitment and retention. Contesting the myth of a “post racial” era: The continued significance of race in US education, 69-94. New York, NY: Peter Lang 

Spear, A. D. (2020). “Gaslighting, confabulation, and epistemic innocence,” 「Topoi」 39(1), 229-241. 

Stern R (2007). The gaslight effect. Random House, New York 

Stern, R. (2018). The gaslight effect: How to spot and survive the hidden manipulation others use to control your life. Harm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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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5-14 12: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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