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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스테르담 ]



후회는 철저히 시간에 속박되어 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범주를 보자면, 그것은 과거에 속박되어 있다. 과거를 벗어나선 후회라 말할 수 없다. 우리는 미래를 후회할 순 없기 때문이다.


'후회'란 뜻 그 자체도 '뒤늦게 깨우친다'란 말이니 단어 그 스스로가 과거에 머물러 있다.

후회란 말은 영 개운하지가 않다. 지난날의 나를 돌이켜, 내 못난 모습과 선택을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때 그러했어야 하는 일고, 그러하지 말아야 했던 큰 두 가지 범주의 것들이 매일매일 나를 엄습하고 나는 그 사이에서 고뇌한다. 때론 그저 잊자고 간단하게 넘기기도 하고, 어떤 날은 허공에 발길질을 해가며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오늘 후회에 대한 개운하지 않은 생각은 잠시 미루고 그에 대한 헌사를 하려 한다.

분명, 후회가 나에게 주는 삶의 가치와 의미는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 삶이 더 나아지고 있는 건 어쩌면 팔 할이 '후회'의 도움일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 그렇다. 지난날의 못난 내 모습을 마주해야 나는 좀 덜 못난 모습을 추구할 수 있고 그러한 과정에서 나는 더 나아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후회란 그래도 내가 무언가를 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감정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실패보다 못한 일이다. 물론, 아무것도 안 했다면 본전은 챙기거나 운이 좋아 어부지리로 무언가를 쟁취할 수도 있겠지만 삶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차라리 무어라도 한 것에 의미를 둔다면, 나는 그 어떤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이 글의 서두를 뒤엎는 말을 해보자면, 후회는 과거에만 속박되어 있진 않다.

'후회'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모두 아우른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말일까?


'후회'란 말 자체를 보자면 과거를 향해있지만, 다음과 같이 생각해보면 내 말이 이해될 것이다.




과거: 과거에 행한 것으로 인한. (그때는 맞았을 수도 틀렸을 수도 있다.)

현재: 후회를 하는 주체인 '나'는 현재에 있다. 즉, 후회는 현재 진행형이다.

미래: 과거의 행동을 현재에 돌이켜 미래를 준비한다. 다시는 그러하지 않으리라는 다짐은 미래를 향한다.



고로, '후회'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른다.


나는 과거에도 후회를 했고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후회하고 또 후회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에 매몰되지 않고 현재와 미래를 함께 내다보려 한다.


'후회'란 말을 과거의 속박에서 꺼내어 현재와 미래에까지 아우르도록 한 이유다.


후회를 부정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기로 한다.

그저 마음껏 후회하고 또 후회하기를.

후회 없을 때까지 후회하기를.


이것이 내가 '후회'에게 보내는 헌사이며, 더 나아가 그것은 나 자신에게 보내는 응원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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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5-23 19: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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