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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이나경 ]


출처 : Freepik / 작가 : upklyak

싫어하는 친구에게 오히려 친절을 베푼 경험이 있는가? 우리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 방어기제를 활용하곤 한다. 싫어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친절을 베푸는 것처럼 자신의 속마음과는 반대로 행동하는 것 또한 방어기제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어기제란 무엇일까? 



방어기제 = 나를 보호하는 수단?


방어기제란 자아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속이거나 상황을 달리 해석하여 자신을 보호하는 심리 의식이나 행위를 가리키는 용어다. 지속적인 욕구 충족을 추구하는 원초아와 이를 억제하는 초자아 사이 충돌로 인해 우리는 갈등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때 방어기제는 이러한 갈등에 적응하도록 하여 불편한 마음이 평정을 찾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방어기제에는 부정, 합리화, 반동형성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부정은 현실의 고통스러운 측면을 인정하지 않고 피하는 것을 말한다. 가까운 이의 죽음 이후 그 사람이 아직 살아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예시로 들 수 있다. 합리화는 책임감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현실을 왜곡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 시험을 망친 것을 두고, "이번 시험이 유독 어려웠지", "공사장 소음 때문에 집중할 수 없어서 많이 틀린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 

 

이러한 방어기제는 감정적인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여 정신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측면에서 효과적이다. 하지만 심리적인 갈등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속이거나 관점만을 바꾸는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게 되는 부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한, 방어기제의 사용이 반복적이라면 한 개인의 성격으로 굳어질 우려가 있다. 자기 잘못으로 실패한 일에도 계속해서 합리화하는 방식을 택한다면 사회생활에서 주변인들의 비난을 받을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성장할 수 없을 것이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는 진짜 이유, 반동형성


반동형성은 방어기제 중 하나로, 용납할 수 없는 충동을 억압하고 그러한 충동과는 반대되는 감정이나 행동을 겉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즉,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처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속마음과는 반대인 태도나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아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아이에게 과잉 친절을 베풀거나, 좋아하는 사람을 오히려 괴롭히는 것을 예시로 들 수 있다. 

 

이러한 반동형성은 크게 두 가지의 단계를 거쳐 나타난다. 첫 번째 단계는 받아들일 수 없는 충동을 억압하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그 반대 행동이 의식적 차원에서 표현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모든 것을 더럽히고 싶다는 무의식적인 충동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받아들일 수 없는 이러한 충동을 일차적으로 억압하고, 이후 지나치게 청결에 집착하는 행동으로 표출하는 단계를 거친다. 

 

그렇다면 이러한 반동형성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반동형성의 원인은 불안과의 직면을 피하고자 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자신의 욕망을 인식했을 때 생겨나는 불안에 직면하지 않기 위해서 욕망과는 반대되는 의식적인 태도나 과장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성에 대한 관심처럼 새로운 충동을 마주하는 중학생 시기에 반동형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즉, 새롭거나 무의식적인 충동을 마주하였을 때 충동으로 야기되는 불안과의 직면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반동형성이 나타날 수 있다. 


 

방어기제의 적절한 활용법


그렇다면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는' 반동형성은 결과적으로 어떠한 기능을 할까? 반동형성은 순간적인 감정의 폭발을 막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타인을 싫어함에도 친절을 베푸는 것은 그 순간 타인과의 갈등을 막을 수 있고, 이는 원활한 사회적인 상호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갈등을 막아 타인을 싫어하는 감정이 악화되지 않으며, 친절을 베풀며 소통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감정의 변화를 경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동형성은 속마음과는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감정의 적절한 표현을 막는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반동형성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성격으로 굳어질 경우에는 타인과의 깊은 관계 형성이나 개인적인 성장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것은 이처럼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함께 가지고 있다. 따라서 방어기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반드시 좋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또한 이타주의처럼 성숙한 방어기제도 존재하며, 방어기제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외부의 상황과 순간의 감정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이 사용하는 방어기제를 자각하여 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이 어느 상황에서 어떤 방어기제를 주로 사용하는지를 알고 이를 토대로 자신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다. 하지만 방어기제의 활용이 굳어져 하나의 성격으로 나타나고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방어기제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출처]

김보영. "자아방어기제를 활용한 글쓰기치료 프로그램 개발 연구." 국내석사학위논문 한남대학교 대학원, 2020. 대전

네이버 지식백과, 두산백과. 방어기제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170016&cid=40942&categoryId=31531

네이버 지식백과, 상담학 사전. 반동형성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675739&cid=62841&categoryId=62841

네이버 지식백과, 자기 방어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718492&cid=47336&categoryId=47336

네이버 지식백과, 상담학 사전. 원초아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675195&cid=62841&categoryId=62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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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5-03 09: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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