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범
[한국심리학신문=장순범 ]
2021년 초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돌파했다. 주식 시장에 새로운 활력이 돌기 시작했고, 이 활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주식 투자로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순간을 계기로 많은 개인들이 주식 투자를 시작하였고, 현재에 이르러서도 그 규모와 관심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많은 개인들은 자신의 자산으로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미래 재무의 안정성을 구축하기 위해 주식 투자를 선택하고 있다. 투자는 미래의 불확실한 기대수익을 위해 현재의 소비를 희생하는 경제적 선택이다(강현모, 2017). 주식 투자는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 우리들이 의사결정을 하는 친숙한 예시이고, 불확실한 환경에서 위험에 어떻게 반응하고 대응하는 것은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효과적으로 위험에 반응하지 못한다. 특히 손절을 빠르게 하지 못하는 문제는 많은 투자자들이 겪고 있다. 왜 우리는 기계처럼 냉철한 판단을 내리지 못할까?
손실 회피 심리(Loss aversion)
이는 사람들이 손실 회피를 하려는 성향을 보이는, 일명 ‘손실 회피 심리’ 때문이다. 이러한 심리는 동등한 가치에서 손실을 이득에 비해 더 크게 느끼는 현상이다, 이 심리는 단순한 의사결정부터 사회적 행동에까지 다양한 부분에 영향을 미치며, 여러 학문 분야에서의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손실 회피 심리는 이익보다 손실의 가치를 크게 느끼는 인지적, 반응적 성향으로 정의되며, 심리학자이자 행동경제학자인 Kahneman and Tversky가 개념을 처음 제시했다. 이러한 인지적 편향은 사람들이 득/실을 같게 평가하지 않고, 손실을 더 크게 느껴, 때로는 더 큰 이득을 포기하고 더 작은 손실을 회피하는 선택을 하게 만든다.
전망 이론과 가치 함수
Kahneman and Tversky가 제시한 전망 이론(prospect theory)을 통해 인간이 불확실성 하에서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해 설명한다(Kahneman and Tversky, 1979). 전망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의사결정을 내릴 때 선택 단계와 평가 단계를 거쳐 판단을 한다. 평가 과정에서 사람들은 손실과 이익을 비교할 때, 대안의 객관적인 가치와 객관적인 확률을 주관적 가치와 주관적 확률의 형태로 변환시켜 처리하게 된다. 실제에 집중하기보다는 ‘참조 점(reference point)’에 기반하여 상대적인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다. 또한 인간은 참조 점 근처에서의 득과 실은 무척 민감하지만 멀어질수록 덜 민감해지며, 따라서 득이나 실이 증가함에 따라 가지는 심리적 가치는 감소하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람들은 이익에 대한 기쁨보다 손실로 겪는 고통을 더욱 크게 느낀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전망 이론은 ‘가치 함수(value function)’를 도입한다. 선택에 따른 가치 함수가 이득보다는 손실 부분에서 더 가파르게 형성되고, 결국 이득보다 이에 상응하는 손실을 과대평가 한다(송균석 & 범상규, 2012). 예를 들어, 어떤 게임에서 운 좋게 300달러를 딸 때의 희열보다는 똑같은 300달러를 잃었을 때 느끼는 고통이 훨씬 크다. 아래의 그림을 통해 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다.
손실 회피 심리는 경제학 분야, 특히 투자와 소비자 행동 분석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개인 투자자들은 효과적으로 위험에 대응하지 못한다. 주변을 보면 “절대 손해를 보지 않겠다”라며 버티다가 더 큰 손해를 입은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5,000만 원으로 매수한 주식이 계속 떨어질 때 더 큰 손실을 피하려면 당연히 주식 가치가 반 토막이 난 시점에서도 손절 즉, 주식을 처분해야 하지만 보통의 투자자들은 주식 구매 가격 5,000만 원과 현재 가격 2,500만 원의 차이에 따른 손해를 좀처럼 인정하지 않다가 더 큰 손해를 입는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손실에 대한 감정적인 충격은 이익에 비해 더 강하게 작용한다. 앞선 예시처럼,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가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울 때, 손실을 부정하거나 미루는 경향이 있다. 이를 통해 손실 회피가 손절을 미루는 원인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손실에 대한 효용 감소는 이익에 비해 비선형적이다. 이러한 효용 곡선의 왜곡에 기인하여 손실이 커질수록 손절을 미루는 경향이 생긴다고 예측할 수 있다.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설명해 보려고 한다. 주식 투자에 익숙지 못한 많은 투자자들은 자신의 계좌에 파란색 불이 생기면 즉, 손실을 보는 상황에 직면하면 많은 당황을 한다. 실제로 카카오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본인은 그림에서처럼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주식을 빠르게 손절하지 못하고 아직 지니면서 많은 손해를 겪고 있다.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22년 6월 경 작은 손실을 보기 시작하였다. 꾸준히 이익을 보던 주식이었고, 손해를 겪자 많은 감정적 동요를 겪었다. 지속적으로 카카오 주식 전망이 좋지 않다는 뉴스를 접했음에도 내가 겪은 손실을 인정하기 싫었고, 손해를 본 상태로 팔지 않으면 직접적인 손해가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하곤 했다. 그 손실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가치 함수를 통해 보면 손실 부분이 이익 부분의 그래프보다 더 가파른 것을 볼 수 있고 개인적인 경험을 돌아보았을 때 이익보다는 손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손실 회피 심리는 불확실성이 강한 주식 투자 상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손절의 어려움을 설명하기 적합한 개념이라는 것을 볼 수 있다. 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이러한 심리적 작용을 빠르게 수정하고 변화무쌍한 주식 시장에 빠르고 좋은 판단을 통해 자신의 자산을 지켜나가기를 희망한다.
참고문헌
송균석, 범상규(2012), ‘실회피성향에서 시간적 거리감과 해석수준 효과: 사전예측여부와 지각된 주의 강도 중심으로, 소비문화연구, 15권, 3호, 47(5), 47-65.
강현모(2017), 투자자의 손실회피 성향과 해석수준이 금융상품 태도에 미치는 영향, 지식 경영 연구, v.18 no.1, pp.49 - 65.
Kahneman, D., & Tversky, A. (1979), Prospect Theory: An Analysis of Decision under Risk. Econometrica, 47(2), 263-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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