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민
[한국심리학신문=이지민 ]
지난 2023년 나는 심리학과 복수 전공을 시작했다. 많은 다른 학우들은 보통 취업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상경 계열 혹은 공학 계열의 학과에서 부전공 및 복수 전공을 선택한다. 그렇기에, ‘심리학과’를 복수전공하고 싶다는 생각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했을 때 말로 직접 내뱉지는 않지만 의문 가득한 표정을 마주하기 일쑤였다. 그들은 분명 “얘는 취업 생각이 없나?”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나는 그들을 충분히 이해한다.
심리학은 중학교 1학년 시절부터 이어온 나의 오랜 꿈이었다. 프로파일러가 되고 싶었던 나는 반드시 20살이 되면 심리학과에 진학하겠노라며 다짐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된 나는 ‘성적’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고 말았다. 결국, 심리학과는 완전히 다른 불어불문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당연히 관심도 없던 학과에 들어갔기에 처음에는 많이 방황했고, 1학년 때의 성적은 처참했다.
그렇게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다 2학년 여름방학에 무엇인가를 깨달았다. ‘심리학과’를 복수 전공하면 된다는 사실을! 그렇게 학교생활에 활력을 다시 얻기 시작했다. 2학년 2학기, 나의 대학 생활 중 최고 성적을 얻게 된 학기였다. 그렇게 심리학과를 복수 전공할 수 있는 최소 학점을 맞출 수 있게 되었고, 당당히 심리학과 복수 전공에 합격했다. 합격한 그날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이지민 학생은 부산대학교 심리학과 복수 전공 과정에 합격하셨습니다.’ 이 문자를 받고 나는 길을 걷다가 소리를 질러 길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나를 쳐다봤었다. 정말 창피했지만,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렇게 지난 6년간 꿈에만 그리던 심리학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심리학과의 강의 내용은 나의 예상과는 많이 달랐다. 심리학이라는 분야가 워낙 방대한 분야이다 보니, 처음 수강하게 된 전공 기초 수업 들은 모조리 암기 과목이었다. 학창 시절부터 암기 과목을 유난히 못하던 나는 역시 잘 적응하지 못했고,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게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느끼던 나는 그렇게 열망하던 심리학 수업에서도 권태로움을 겪게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간절히 꿈꿔온 분야인 심리학 공부도 이렇게 재미가 없다니... 내가 마치 어떠한 분야에도 적응하지 못하는 바보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어둠 속으로 스스로 파고들어가던 나를 구원해 준 것은 바로 ‘심꾸미’ 활동이었다.
기사를 쓴다는 것은 상당히 무게감이 있는 행동이다. 독자에게 허위 사실을 알리면 안 되므로 충분한 자료조사를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주제를 채택해야 하고, 이러한 주제를 활용하여 가독성 있게 콘텐츠를 구성해야 한다. 정말 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매달 2개씩 이러한 방식으로 기사를 써 내려가다 보니, 어느 순간 눈에 띄게 성장한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심꾸미’ 이후로, 앞으로 나는 더욱 진지한 태도로 심리학 공부에 임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전보다 깊어진 이해력으로 심리학 공부뿐만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의 모든 일에 늘 진심으로 임하면 더 성장하는 내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심꾸미 활동을 마친 현재의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부족한 나를 이렇게 멋진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도움 주신 ‘한국심리학 신문’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유독 아프고 힘들었던 나의 마지막 성장통을 함께해 준 ‘심꾸미’ 활동을 나는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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