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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채진우 ]



프레골리 증후군(Fregoli Syndrome)은 정신의학 분야에서 매우 희귀하고 복잡한 인식 장애로 알려져 있다. 이 증후군은 환자가 서로 다른 사람들을 동일한 인물로 잘못 인식하거나, 한 사람이 여러 다른 사람으로 변장하고 있다고 믿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독특한 증상으로 인해 프레골리 증후군은 정신의학계에서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이 돼왔다 (Dietl et al., 2003).

 

프레골리 증후군의 명칭은 20세기 초 이탈리아의 정신과 의사 세르지오 프레골리(Sergio Fregoli)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프레골리 박사는 1927년에 자신의 환자 중 한 명이 보이는 특이한 증상에 주목하게 됐다. 이 환자는 주변의 여러 사람들이 실제로는 자신을 박해하는 한 사람이 변장을 하고 나타난 것이라고 믿었다. 이러한 관찰을 바탕으로 프레골리 박사는 이 증후군을 처음으로 정의하고 의학계에 소개했다 (Cipriani et al., 2013).




프레골리 증후군의 주요 증상은 다음과 같이 더 자세히 설명될 수 있다:

 

1. 인식 혼동: 환자들은 서로 다른 외모를 가진 여러 사람들을 동일한 인물로 잘못 인식한다. 예를 들어,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낯선 사람들을 모두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로 오인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강한 확신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Ellis & Young, 1990).

 

2. 피해망상적 요소: 많은 경우, 프레골리 증후군 환자들은 자신을 박해하거나 해치려는 특정 인물이 여러 모습으로 변장하여 자신을 따라다닌다고 믿는다. 이로 인해 심각한 불안과 공포를 경험할 수 있다 (Mojtabai, 1994).

 

3. 현실 왜곡: 환자들은 자신의 잘못된 인식이 현실이라고 강하게 믿으며, 이를 바탕으로 행동한다. 이는 일상생활과 대인관계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다 (Papageorgiou et al., 2003).

 

4. 사회적 기능 저하: 이러한 증상들로 인해 환자들은 사회적 상황에서 적절히 기능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극단적인 경우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 (Bourgeois et al., 2011).



 

프레골리 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연구들은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관련될 수 있다고 제시한다:


1. 신경생물학적 요인: 뇌의 안면 인식 영역이나 기억과 관련된 영역의 손상 또는 기능 이상이 프레골리 증후군의 발생과 관련될 수 있다는 가설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우측 대뇌반구의 손상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Hudson, 2000).


2. 심리적 요인: 극심한 스트레스나 정신적 외상 경험이 프레골리 증후군의 발병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는 환자의 심리적 방어 기제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Signer, 1994).

 

3. 정신병적 장애와의 연관성: 프레골리 증후군은 종종 조현병이나 망상장애와 같은 다른 정신병적 장애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이 증후군이 더 광범위한 정신병리의 일부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Mojtabai & Rieder, 1998).

 



프레골리 증후군의 진단은 주로 임상적 관찰과 환자와의 면담을 통해 이루어진다. 정신과 의사나 신경과 전문의가 다음과 같은 절차를 통해 진단을 내릴 수 있다:

 

1. 상세한 병력 청취: 환자의 증상 발현 시기, 지속 기간, 심각도 등을 파악한다.

 

2. 정신상태 검사: 환자의 사고 과정, 지각, 감정 상태 등을 평가한다.

 

3. 신경심리학적 검사: 기억력, 주의력, 실행 기능 등을 평가하여 인지 기능의 전반적인 상태를 확인한다.

 

4. 뇌 영상 검사: MRI나 CT 스캔을 통해 뇌의 구조적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5. 감별 진단: 다른 정신질환이나 신경학적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추가적인 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

 



프레골리 증후군의 치료는 개별 환자의 상황과 증상의 심각도에 따라 다양한 접근법이 사용될 수 있다:

 

1. 약물 치료: 항정신병 약물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리스페리돈(risperidone)이나 올란자핀(olanzapine) 같은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이 효과적일 수 있다 (Feinberg & Roane, 2005).

 

2. 심리 치료: 인지행동치료(CBT)나 현실치료와 같은 심리치료 기법이 환자의 왜곡된 신념을 수정하고 현실 검증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Edelstyn & Oyebode, 1999).

 

3. 지지적 정신치료: 환자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일상생활 기능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다.

 

4. 가족 교육 및 지원: 환자의 가족들에게 증후군에 대한 이해를 돕고, 환자를 지원하는 방법을 교육한다.

 

5. 사회기술 훈련: 환자의 사회적 기능 회복을 돕기 위해 대인관계 기술을 향상시키는 훈련을 제공한다.

 



프레골리 증후군은 그 희귀성과 복잡성으로 인해 여전히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다. 최근의 연구들은 이 증후군의 신경생물학적 기전을 더 깊이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더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Darby & Prasad, 2016).

 

결론적으로, 프레골리 증후군은 환자의 현실 인식과 대인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정신 장애이다. 이 증후군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적절한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것은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의 연구와 임상 경험의 축적을 통해 프레골리 증후군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와 지원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1) Bourgeois, M. L., Koleck, M., & Jais, E. (2011). Delusional misidentification syndromes. Annales Médico-psychologiques, Revue Psychiatrique, 169(1), 52-55.

2) Cipriani, G., Vedovello, M., Ulivi, M., Nuti, A., & Di Fiorino, A. (2013). Delusional misidentification syndromes and dementia: A border zone between neurology and psychiatry. American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 Other Dementias, 28(7), 671-678.

3) Darby, R. R., & Prasad, S. (2016). Lesion-related delusional misidentification syndromes: a comprehensive review of reported cases. The Journal of Neuropsychiatry and Clinical Neurosciences, 28(3), 217-222.

4) Dietl, T., Herr, A., Brunner, H., & Friess, E. (2003). Capgras syndrome and unilateral spatial neglect in a case of right frontal lobe infarction. European Psychiatry, 18(2), 102-104.

5) Edelstyn, N. M., & Oyebode, F. (1999). A review of the phenomenology and cognitive neuropsychological origins of the Capgras syndrome. International Journal of Geriatric Psychiatry, 14(1), 48-59.

6) Ellis, H. D., & Young, A. W. (1990). Accounting for delusional misidentifications. The British Journal of Psychiatry, 157(2), 239-248.

7) Feinberg, T. E., & Roane, D. M. (2005). Delusional misidentification. Psychiatric Clinics, 28(3), 665-683.

8) Hudson, A. J. (2000). Misidentification syndromes related to face specific area in the fusiform gyrus. 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 Psychiatry, 69(5), 645-648.

9) Mojtabai, R. (1994). Fregoli syndrome. Australian and New Zealand Journal of Psychiatry, 28(3), 458-462.

10) Mojtabai, R., & Rieder, R. O. (1998). Limitations of the symptom-oriented approach to psychiatric research. The British Journal of Psychiatry, 173(3), 198-202.

11) Papageorgiou, C., Lykouras, L., Alevizos, B., Ventouras, E., & Christodoulou, G. N. (2003). Psychophysiological differences in schizophrenics with and without delusional misidentification syndromes: a P300 study. Progress in Neuro-Psychopharmacology and Biological Psychiatry, 27(5), 841-847.

12) Signer, S. F. (1994). Localization and lateralization in the delusion of substitution: Capgras symptom and its variants. Psychopathology, 27(3-5), 168-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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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8-21 21: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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