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아
[한국심리학신문=신지아]
너 왜이렇게 영혼이 없어?
사람들로부터 종종 "너는 영혼이 없다"라는 말을 듣곤 했다. 나의 말이나 행동에 진심이 담겨있지 않다는 의미이다. 오래전부터 비슷한 피드백을 받았던 나는 왜 그럴지 고민해 보았다. 지금 나온 결론은 '스스로 많이 지쳐서'이다.
어렸을 적 사람들을 만나고 같이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다. 대화하며 즐거움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군가를 상대한다는 것에 큰 두려움이 생겼다. 혹시나 내가 의도하지 않은 실수를 하지 않을지, 상대방이 나와의 관계를 싫어하지는 않을지 등의 고민을 하는 것이 힘겹다. 이것 말고도 내가 해야 할 일은 산더미이기 때문에 에너지가 많이 고갈된 상태다.
그렇다면 이 마음을 어떻게 극복해 가야 하는 것일까?
우리의 마음을 울린, '소울리스좌'
한때 레전드 알바생으로 떠오른 인물이 있다. 바로 '소울리스좌' 김한나 에버랜드 알바생이다. 영혼(soul) 없이(less) 일하는 사람 중 최고라는 뜻이다. 밝고 활기찬 느낌의 놀이동산 직원에게 영혼이 없다니, 신선한 캐릭터로 한순간에 스타가 되었다.
무심하지만 노련하고 정확한 발음, 유머 있게 상황을 넘기는 재치, 반전의 춤 실력까지 더해지며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그가 일하는 모습 담긴 유튜브 영상 조회수는 무려 1,000만 회를 돌파하기도 했다. 특히나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았는데 그의 모습이 업무를 해내다 경지에 다다른 직장인들의 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가장 적은 에너지로 최대의 효율을 내는 모습, 그러나 오랜 시간 노력하지 않았다면 절대 해낼 수 없는 일을 하는 것에서 모두가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우리가 소울리스좌에게 공감했던 이유는 '주어진 업무를 능숙하게 해내지만, 감정과 에너지를 절제하는 모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과 자기 자신을 분리해 감정 소모를 최소화하고, 최대한의 효율을 내는 것이 나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되었다.
또 '일이 힘든 게 아니라 사람이 힘들다'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장을 찾아도 사람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가 없기에 힘들다. 특히 감정 노동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직이라면 더 심하다. 소위 '진상 고객'을 언제 만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긴장 상태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그렇기에 우리는 스트레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일에 몰두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거나, 사람을 대하는 것에 있어 어려움을 느낀다면 지금 내 주변 환경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과 삶을 분리하는 것 자체를 스트레스 관리라고 한다면 큰 오해이다. 사생활, 매일 싸우는 부모, 사랑하는 사람의 질병 등 삶 자체에도 스트레스가 될 문제투성이다. 그 때문에 워라밸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에너지가 얼마나 있는지 파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전에 계획을 세우고 하루 동안 해내지 못한다면 자괴감에 빠지기 쉽다. 실행하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방전되는 것이다. 그 때문에 우리는 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해야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계획에 없던 문제가 생긴다고 해서 모든 하루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만약 나의 계획에 없던 일이라도 업무 처리를 '완료'로 표시한다면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내가 하는 일에 의미를 찾아야 한다. 종종 일에 대한 의미와 목적이 분명하지 않아 혼란스럽기도 하다. 그 때문에 나의 만족과 안정감을 위해서 끊임없이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과연 이러한 불편함을 감소하고 해야 할 일인지, 문제 해결을 위해 주도적으로 노력하고 있는지, 변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생각하는지 등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주어야 한다.
지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다.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있지만, 나의 에너지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더욱 나 자신을 위해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기 이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가끔은 온전히 나를 위해 쉬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출처
1) 김보라 기자, “영혼 없는 춤사위로 1000만뷰...에버랜드 소울리스좌 저예요”, 2022.05.19,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2051978931
2) 손민지 기자, “[요즘, 이거] 1300만뷰 돌파, 소울리스좌...K-직장인 마음 저격했다”, 2022.05.26, 이투데이, https://www.etoday.co.kr/news/view/2138041
3) 임주은 연구원(문화선교연구원), “MZ트렌드 소울리스좌”, 2022.07.05, 아이굿뉴스, https://www.igood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70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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