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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김정은 ]



최근 MZ세대라는 단어가 유행어로, 또는 혐오를 나타내는 부정적 용어로 쓰이고 있다. 실제로 본인들 또한 자신의 부모 세대인 X세대 등에 자신들의 세대를 비교하며 미래를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니, Z세대는 개인들의 부정적 사고와 부정적 사회 분위기라는 뫼비우스의 띠에 빠지고 있는 듯하다. 소위 기성세대라고 불리는 세대가 “라떼는”을 남발하며 현 사회 분위기에 맞지 않는 조언들로 현 세대를 압박하고 있다는 비난은 이미 공공연하게 조롱거리가 되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Z세대는 정말 기성세대보다 열악하고 경쟁적이며, 실패와 좌절로 가득 찬 세상을 살아가고 있을까?

 



실체 없는 불행 배틀?


전 세계의 12세에서 27세 사이의 약 5분의 4가 신흥 경제권에 살고 있다. Z세대의 대부분이 신흥 경제권, 즉 부유층에 속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세계적 경제 성장과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의 기성세대보다 훨씬 부유하고 건강하며 교육의 기회를 많이 제공 받았다. 최근 대두 되고 있는 경쟁 심화라는 사회현상 또한 베이비붐 세대의 경쟁에 비하면 저출산 시대의 세대의 경쟁은 보다 덜 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Z세대의 임금은 고령 근로자보다 확연히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청년층의 실업률은 수십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Z세대는 실패하고 있지 않으며, 앞으로도 실패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혁신 기술의 선봉 주자, Z세대의 부작용


이들은 무엇에 좌절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그 답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와 하루 종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세계 곳곳의 정보를 단숨에 알려주는 것, 바로 소셜미디어다. 


이것을 비유하는 가장 좋은 철학은 루소는 인간불평등기원론이다. 루소는 자신의 저서인 인간불평등기원론에서 증오의 끈에 대해 설명했다. 자연상태에 평화롭게 존재하던 인간들이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서로를 시기하고 질투하게 되며 이에서 비롯되는 과시욕과 소유욕 등이 인간들을 떨어져 살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Z세대의 좌절은 마치 SNS 속 루소의 ‘증오의 끈’을 가시화하는 듯하다. SNS에는 하루에도 수억 개 혹은 그 이상의 사진들과 글들이 게시된다. 물론 자신을 구성하는 어둠과 빛 중 빛의 부분만 과시하려는 SNS의 특성상, 게시물들은 높은 학력, 좋은 직업, 많은 재산, 아름다운 얼굴과 몸매 등으로 도배된다. 이러한 게시물들에 시기와 질투라는 인간의 본성이 합해진다면 무수히 많은 악플들과 조롱성 게시물들이 동반된다. SNS와 함께 성장하고 SNS를 사용하는 가장 많은 비율인 Z세대는 당연하게도 이를 통해 좌절과 패배 등이라는 부정적 감정을 학습할 수밖에 없다. 이 부정적 감정은 Z세대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뺏어가며 사회에 대한 증오와 불안을 심화시킨다. 우리는 이처럼 증오의 끈에 중독되어 이미 스며들어있다. 남들의 삶을 쉽게 들여다볼 수 있는 것, 심지어 남들의 삶 중 가장 빛나는 부분만 접게 되는 것, 이것이 기성세대와 우리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소셜미디어가 청년층의 정신적 고통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논의는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논의들의 공통적 결론은 전 세계적으로 Z세대의 불안감 증가는 소셜미디어의 사용 증가와 비례한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는 Z세대에게 넓은 시각, 자유로운 사고방식, 여러 분야로 확대되는 연결성 등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유해한 콘텐츠, 일상과 수면에 방해될 정도로 과도하게 낭비되는 시간, 살며시 피어오르는 질투와 비교의 심리 등은 이들을 불행 배틀의 링 위로 끌어올린다.

 



Z세대, 그들의 엄청난 잠재력


이들은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온 부당한 관습과 문제들을 하나씩 부숴가고 있다. 이미 새롭게 등장한 청년층들로 인해 변화된 기술적 발전과 경제, 정치, 문화는 사회를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Z세대는 경제위기의 그늘에서 자란 밀레니얼세대보다 자신들의 근로환경에 대해 철저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리며,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 또한 훨씬 유연하며 유동적이다. 여러 세대에 대한 분석적 연구는 Z세대의 패배주의와 유행병처럼 번져가는 우울증 등이 현실에서 비롯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기성세대는 좌절과 패배를 맛보기에 Z세대는 아직 충분히 젊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그들 자신일 뿐, Z세대를 공격하고 있는 것들은 기성세대들에 존재했던 것들보다 훨씬 극복하기 쉬운 것이다. 우리는 이제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70억 인구가 존재한다면 70억 개의 인생이 있음을 바라보아야 한다. 높은 임금과 아름다운 외모만이 인생의 성공과 평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젊은이들아!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자. 작은 화면에 젊음을 낭비하는 것을 멈추고 젊음이 필요한 세상의 곳곳에 힘을 더하자. 




참고문헌

1) Reasons to be cheerful about Generation Z (They are not doomed to be poor and anxious), The Economist, 발행일: 2024. 4. 18, https://www.economist.com/leaders/2024/04/18/reasons-to-be-cheerful-about-generation-z

2) Jean-Jacques Rousseau,  1755, Discours sur l'origine et les fondements de l'inégalité parmi les hommes Discourse on the Origin and Basis of Inequality Among 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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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9-11 16: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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