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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조승현 ]


시작이 제일 무서워 미룬이

완벽하지 못할까 봐 지금이

내일의 나에게 일단 미루지

그러다가 돼버렸지 미룬이


최근 유행하고 있는 노래인 이제규의 '미룬이' 속 가사다.


유행은 한 무대에서 시작된다. 노래를 부르며 관객들에게 열렬한 떼창을 유도 했으나 관객석에 있는 그 누구도 따라 부르지 않았고,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듯 싸해졌다. 영상을 통해 대리 수치심을 느낀다며 이 ’미룬이 사태‘는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아래 첨부한 영상의 1분 47초 지점부터 확인할 수 있다.




밈처럼 알려져 그저 웃긴 노래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내용을 세세하게 뜯어보면 꽤 슬픈 내용이다. 완벽하게 해내지 못할까 봐 시작조차 무섭고, 무서우니까 일단 미루다 결국 ‘미룬이’가 되어버린다는 내용이다.

누구나 미루는 일로 크고 작은 피해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얼마 전, 필자의 과외 학생이 수업 시작 전 지금까지 밀린 숙제가 감당이 안 된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미루면 미룰수록 힘들어진다는 걸 잘 알고 있음에도, 공부가 손에 잘 안 잡히고 그런 상태로 계속 미루다 보니 감당하기 힘들 만큼의 쌓인 숙제와 더불어 부담감과 우울함을 느낀다고 했다.


우리는 왜 게으름을 피우게 되고, 어떻게 해야 게으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게으름에도 유형이 있을까?


연세대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에 따르면, 게으름도 유형에 따라 5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한다.


  1. 1. 낙관주의형

어떤 일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실제로 걸리는 시간보다 짧게 생각해 계획이 틀어지고 결국 일을 제시간에 완수해 내지 못하는 유형이다. 지나치게 낙천적으로 생각해 다른 사람에 비해 현실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1. 2. 자기비난형

이름에서 예상할 수 있듯 할 어떤 일이 조금이라도 잘못되었을 때, 스스로를 비난한다. 특히 죄책감을 주로 느끼며 이에 따라 우울해지면서 힘이 빠지고 일을 시작할 힘도 안 생겨 미루게 되는 유형이다.


  1. 3. 현실저항형

누군가 일을 시켰을 때, 흔쾌히 알겠다고 하지만 정작 일은 하지 않는 유형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아니면 미루고, 나중에 일을 맡긴 사람이 “왜 안 했어?”라 물었을 때 변명을 술술 대는 경우, 현실저항형이라고 볼 수 있다.


  1. 4. 자극추구형

이 유형의 사람들은 시작은 정말 잘 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은 새로운 자극이 되고 흥미를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흥미는 오래가지 못하고 작심삼일로 끝나 결국 일을 끝까지 해내지 못한다.


  1. 5. 완벽주의형

한국에 많은 유형으로, 일을 완벽하게 해내고 싶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염려해 부담감을 느껴 자꾸 미루는 유형이다. 모든 완벽주의 성향이 미루는 것은 아니다. 철두철미한 완벽주의 성향은 그 미루기조차 하지 않는다.


특히 정신 건강 분야에서 관심을 두는 것은 ‘사회부과 완벽주의자’다. 이 사람들은 주위 사람들의 압박과 기대 속에서 완벽주의자가 되었다. 정작 본인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들기 때문에 내면과 외면의 불일치가 일어나 해야 할 일을 미루는 유형이다.




이미 미룬이가 되어 시작조차 부담스러울때


  1. 일단 15분 동안 시작하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마법의 시간으로 여러 전문가는’15분‘을 제안한다. 공부는 책상에 앉아 책을 펴기까지가 가장 어렵고, 운동은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가기까지가 가장 어렵다. 그럴 때는 우선 첫 15분 만이라도’해야 할 일의 준비‘를 해보자.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일단 나가서 걷기부터 하고, 책을 펴서 부담 없이 읽어보자. 그러면 우리 몸은 그 일을 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수월해진다.


  1. 작은 목표부터 실천하기

너무 큰 목표를 세우지 말고 작은 목표부터 세우고 실천하자. 실현할 수 있는 단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실천한 뒤, 일을 수행했을 때는 스스로를 칭찬해 주자. 작은 성공의 반복과 성취 경험을 통해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다.


  1. 한 번에 고치려 하지 않기

매일 10시에 일어나던 사람이 갑자기 6시에 일어날 수 없는 것처럼, 우리에겐 습관의 관성이 있다. 미루는 습관을 단시간에 완벽하게 고치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위에서 제시한 것들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실패하더라도 자책하거나 우울해하지 말고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시도하자.


지금까지 미루는 습관이 남아있다면, 자신은 어떤 이유에서 일을 계속 미루게 되는지 돌아보고 남은 2024년에는 아주 작은 일 하나부터 해내 보자. 언젠가는 미루지 않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문헌

유 퀴즈 온 더 튜브. "일어나. 일어나야지? 또 미루면 문제 있어." 미루기 교수, 이동귀 자기님 #highlight#유퀴즈온더블럭 | YOU QUIZ ON THE BLOCK EP.233. URL: https://youtu.be/_j2lVYMmMLc?feature=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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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9-20 10: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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