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린
[한국심리학신문=정혜린 ]
짱구는 못말려 공식 인스타그램(@shinchan_kr)
‘짱구는 못말려’는 5살 남자아이 짱구의 일상을 담은 애니메이션으로 오랜 기간 사랑을 받아 왔다. 신짱구 가족은 신형만과 봉미선, 짱구, 짱아, 흰둥이로 구성되어 있다. 반려견 흰둥이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하얀색 털을 가진 강아지인데, 극장판과 일반 에피소드에서 짱구를 도와 심부름을 하거나 사건을 해결하는 천재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흰둥이는 짱구의 지시에 따라 몸을 말아 솜사탕을 만들거나 배를 긁을 수 있다. 짱구가 “흰둥아, 솜사탕!”이라고 하면 몸을 말아 솜사탕 모양을 만든다. “흰둥아, 배꼽 긁기!”라고 하면 배를 까고 누워 배꼽을 긁는 시늉을 한다. 짱구와 흰둥이의 환상적인 호흡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크르릉~ 왈왈!!! 반려견의 이상행동
반려견을 처음 데려오면 반려견은 낯선 환경, 처음 보는 사람들, 그 외의 수많은 요인에 의해 엄청난 혼란을 겪게 된다. 또한 알맞지 않은 먹이나 물, 온도, 습도 등도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사회화 부족은 반려견의 이상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외에도 보호자의 양육이 부적절하게 이루어졌거나 사회화가 부족할 때 이상행동을 보인다.
이상행동이란 정상 범위를 벗어난 행동을 의미한다. 본래 동물이 행하는 행동 양식을 벗어난 경우, 행동 양식 범위 내에 있지만 빈도수가 부적절한 경우, 그리고 인간 사회와 부합하지 않는 경우 모두 이상행동에 해당한다. 예를 들면 다른 개를 향해 짖고 으르렁거리기, 특정 상황에서 흥분하거나 두려움을 보이기, 물건을 씹고 파괴하기, 분리불안 등이 있다.
조작적 조건화로 알아보는 반려견 훈련법
반려견의 이상행동은 반려견과 인간 모두의 생활에 괴로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훈련을 통해 조정해야 한다. 훈련은 동물에게 주어진 상황에 따라 적절한 행동을 하도록 인위적으로 학습시키기 위해 이루어진다. 훈련법은 조작적 조건화의 원리에 따라 보상기반 훈련법과 혐오기반 훈련법으로 나뉜다. 조작적 조건화는 결과에 따라 행동의 빈도가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학습의 과정이다. 강화는 행동의 빈도를 증가시키는 것을, 처벌은 행동의 빈도를 감소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조작적 조건화 설명을 위한 표
더욱 쉬운 이해를 위해 표를 그려왔다. 어떠한 행동 뒤에 적절한 보상을 준다면 훈련의 대상은 그 행동이 옳은 것이라고 여기고 더 많이 행할 것이다. 이것을 정적강화라고 한다. 반대로 어떠한 행동을 했을 때 고통이 주어진다면 그 행동을 덜 하게 될 것이다. 이런 과정을 정적처벌이라고 한다. 부적강화는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불편함을 주던 자극이 사라져 행동의 빈도수를 높여주는 것을, 부적처벌은 좋은 자극이 사라져 행동의 빈도수를 감소시키는 것을 뜻한다. 연구자들은 정적강화 훈련법을 보상기반 훈련법으로, 부적강화 훈련법과 정적처벌 훈련법을 혐오기반 훈련법으로 분류한다. 부적처벌 훈련법은 연구자에 따라 다르게 평가된다.
더 나은 훈련법은? 보상기반 훈련법 vs 혐오기반 훈련법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듯 혐오기반 훈련법은 개들에게 불쾌감과 스트레스를 주는 방법을 지칭한다. 리드 줄 같은 도구를 사용하거나 직접 신체 접촉을 통해 훈련받는 개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 위협적인 음성을 통해 겁을 주거나 벌의 의미로 특정한 장소에 강제로 가게끔 하는 것 모두 혐오기반 훈련법에 속한다. 강압적이고 무서운 방법으로 훈련을 진행하다 보면 보호자의 신뢰감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개에게 상처를 줄 수 있고, 오히려 개들이 보호자가 없을 때 나쁜 습관을 갖게 할 수 있다.
보상기반 훈련법은 개가 스스로 적절한 행동을 할 때까지 기다린 뒤 보상을 주는 방법이다. 적절한 보상을 통해 개에게 바라는 행동을 강화할 수 있다. 보상으로는 주로 음식, 칭찬, 놀이를 준다. 때로는 정해지지 않은 것을 주어 개에게 예상하지 못한 즐거움을 선물하기도 한다. 훈련받는 개는 감정적, 신체적으로 편안함을 느낀다. 이를 입증하는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김소희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보상기반 훈련법을 받은 개의 스트레스 증가량이 혐오기반 훈련법을 받은 개의 스트레스 증가량보다 적다. 또한 Hiby, E.F. 의 연구 결과 보상기반 훈련법을 받은 개들일수록 더 뛰어난 학습 능력과 복종 행동을 보였다.
강아지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슬픔, 외로움, 행복, 즐거움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반려견은 보호자와 감정을 교류할 수 있는 사랑스러운 존재이다. 따라서 많은 연구원과 동물 복지 관련자들은 강아지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해치지 않는 보상기반 훈련법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짱구는 못말려 공식 인스타그램(@shinchan_kr)
짱구와 흰둥이는 친구이자 가족으로 완벽한 호흡을 보여준다. ‘짱구는 못말려’를 보면 짱구는 흰둥이가 한 행동을 칭찬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유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위협을 주고 강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반려견에게 겁을 주는 혐오기반 훈련법보다 칭찬하고 보상하는 보상기반 훈련법에 가깝다. 강아지가 적절한 행동을 했을 때 즐겁게 놀아주고 따뜻한 칭찬을 건네는 보상기반 훈련법을 진행한다면 짱구와 흰둥이처럼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사랑하는 강아지의 건강한 정신과 행복한 생활을 위해 무서운 위협보다 맛있는 간식을 건네는 것은 어떨까.
참고문헌
1) 김병석. (2022). 반려견에 대한 보상기반 훈련프로그램이 복종훈련 단계, 민감도, 문제행동교정에 미치는 효과. 원광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 Hiby, E. F., Rooney, N. J., Bradshaw, W. S. (2004). Dog training methods: Theiruse, effectiveness and interaction with behavior and welfare. AnimalWelfare, 13: 63-69
3) 김소희. (2016). 개에서 타액 코티솔 측정을 통한 훈련방법에 따른 스트레스 유발 수준의 비교.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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