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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허정윤 ]



시간.


우리 모두에게는 24시간이라는 물리적으로 동일한 시간이 주어지지만, 한편으로는 시간만큼 개인에 따라 주관적인 것도 없을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우스갯소리로 ‘워얼화아수우모옥금퇼’이라는 말이 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은 길게 느껴지고, 금요일은 상대적으로 빨리, 그리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쏜살같이 지나간다는 것을 담은 표현이다. 



우리가 무언가에 몰입하고 집중하면, 어느새 몇 시간이 훌쩍 지나있고, 집중하지 못하는 지루한 수업을 들을 때에는 시간이 세월아 네월아 가기 마련이다. 

이처럼 시간에 대한 우리의 경험은 상당히 유연하고 주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똑같은 시간이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시간이 사람에 따라 주관적으로 작용하는 한 가지 주요 요인은 정보 처리이다.


 

우리의 마음이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할 때 시간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간다. 반면, 자신에게 익숙한 경험을 반복하며 익숙한 환경에 머물면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정보 처리는 시간이 흡수 속도가 빨라지고 지루할 때 속도가 느려지는 이유를 설명하는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재미있는 수업을 듣거나 좋아하는 책이나 영화를 볼 때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껴지는 것은, 우리가 처리할 정보가 적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가 지루함, 조바심, 불안과 같은 상태에서는 엄청난 양의 인지 정보가 우리 마음을 통해 흐른다. 즉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딴생각- 미래나 과거에 대한 생각, 어제 들었던 노래, 친구의 답장에 대한 생각, 점심 메뉴에 대한 생각... 등 끊임없이 많은 양의 새로운 정보를 어지럽게 처리해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욱 느리게 간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심리학자 Ruth Ogden이 성인 9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응답자의 77%는 매년 크리스마스가 더 빨리 도래하는 것 같다고 보고했다.

1996년 미국에서 진행된 한 실험에서 연구진은 19~24세 25명과 60~80세 15명을 대상으로 마음 속으로 3분을 재보도록 했다. 마음속으로 흘러가는 시간을 읊조리며 계산하게 한 결과 19~24세가 마음으로 계산한 3분은 평균 3분 3초였다. 반면 60-80세가 3분이라고 생각한 시간은 실제로는 평균 3분 40초였다. 



이처럼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더욱 빨리 간다고 느끼는 현상은 보편적인 것으로 보인다. 

위의 설명을 적용해 보자면,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 비중이 어린 시절보다 현저히 낮아진다. 보통 나이가 들면 안정적인 환경에서 반복되는 일상 속 정보 처리의 양도 줄어든다. 반면에 어린 시절에는 밖의 자극들이 모두 새롭고, 때로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 적응해야 하기도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의 뇌는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해야 하고, 상대적으로 시간이 느리게 간다고 지각할 수 있다. 



물론 노화에 따라 생체 시계가 느려지는 점, 기억 능력이 줄어드는 점, 뇌의 작동 속도가 느려지는 점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점점 시간이 빨라진다고 느끼는 것이겠지만, 위의 정보 처리 양에 대한 설명도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1) Taylor, S. (2024). Time Expansion Experiences: The Psychology of Time Perception and the Illusion of Linear Time. Watkins.

2) Ogden, R, et al., (2023). “Changing experiences of the passage of time with age: do Christmas and Ramadan really come around more quickly each year?” Poster Presentation, European Congress of Psych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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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10-02 09: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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