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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이 밥 먹여주니? 아니요. 아이돌에게 밥 먹여줄 건데요? - 덕질이 주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하여
  • 기사등록 2024-10-07 14: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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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강승현 ]


“아이돌이 밥 먹여주니?“라는 말은 사춘기 학생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자, 사춘기 자식을 둔 부모님들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말이다. 무대 위에서 반짝이는 아이돌들은 사춘기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최근엔 트로트 프로그램의 흥행으로 인한 트로트 가수 팬덤이 커지고, 뽀로로의 뒤를 이을 ‘하츄핑’이라는 새로운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면서 ‘덕질’은 이제 남녀노소에게 단순한 취미가 아닌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 기사를 읽는 독자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애니메이션 등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각자의 취향에 맞는 '덕질'은 개인의 삶에 어떻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자.

 

과거에는 '덕질'이라는 개념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아이돌 팬을 ‘빠순이’라고 부르거나, 애니메이션 팬을 ‘오타쿠’라고 하여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했다. 이러한 시각은 덕질을 단순히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행위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며, 덕질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들이 각종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딩고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콘텐츠 '수고했어, 오늘도'는 힘든 일상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연예인이 직접 찾아가 위로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일상에서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시험 준비로 늦게까지 공부하면서 힘든 사람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과의 만남을 통해 큰 위로를 받는 장면을 보여준다. 연예인의 격려와 위로로 인해 힘든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이 돌아오는 모습은, 덕질이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례를 보여준다.

 


몇 달 전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선재업고 튀어’는 아이돌에게 위로를 받는 팬의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 임솔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삶의 의지를 잃지만, 우연히 듣게 된 아이돌 선재의 라디오를 통해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이 사건 이후 선재의 팬이 된 임솔은 선재가 속한 그룹 이클립스의 노래 가사와 라디오에서의 말 한 마디에 큰 위로와 용기를 얻으며 긍정적인 자세로 삶을 살아간다. 드라마는 로맨스 이야기로 흘러가지만, 작품 초반에 주인공에게 아이돌에게 위로를 받는 장면은 많은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했고, 작품의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

 

‘덕질’을 하게 되면 같은 대상을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유대 속에서도 위로를 받을 수 있다. 함께 같은 대상을 좋아하면서 친목을 다지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다양한 이야기 소재를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돌 콘서트에 가면 팬들이 각자 만든 굿즈들을 나눔하는 문화가 있다. 직접 만든 포토카드나 엽서, 스티커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게 되고 성장할 수 있다. 또한 콘서트를 보면서 먹을 간식들을 서로 나누는 행위들은 기쁨을 함께 나누며 유대감을 향상시켜 심리적인 면에서도 큰 위로를 줄 수 있다. 

 

‘덕질활동 여부에 따른 대학생’의 행복감 연구에 따르면 100명 중 30명 정도가 덕질 활동을 하고 있다. ‘비덕질 그룹’에서의 행복감은 40.21점 정도였으나 ‘덕질 그룹’에서의 행복감은 43.17점으로 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자신을 ‘덕후라고 자각한 집단’이 ‘덕후라고 자각하지 않는 집단’보다 행복감을 포함한 긍정적 정서가 높았으며, 분노나 불안 등의 부정적 정서가 유의하게 낮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결과들은 ‘덕질’이 부정적인 감정들들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며 긍정적인 감정들을 증가시키는 데 중요한 요소임을 알려준다. 

 


카이스트에서 사랑에 빠진 여학생에게 남자친구의 사진을 보여줬을 때와, 덕질하는 대상의 사진을 보여줬을 때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MRI로 찍은 실험을 진행했다. 남자친구의 사진을 보여줬을 때 뇌의 여러 부분에서 골고루 활성화 된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여학생이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을 보여줬을 때, 뇌는 몇 배는 더 활성화 되었다. 이렇듯 덕질은 뇌의 곳곳에 더 다양한 자극을 주어 행복감과 감정적인 안정감을 준다. 

 

하지만 덕질 대상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인해 끊임없는 전화를 하고 집까지 찾아가는 스토킹 등의 행위는 범죄다. 사생활을 침해하는 사생팬의 경우 팬이 아닌 범죄자일 뿐이다. 따라서 덕질을 할 때 적당한 선을 지켜 응원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순수한 마음으로 응원하며 위로와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면, 팬덤 문화는 더욱 건강해지고, 팬덤 간의 싸움이나 사생팬 문제도 줄어들 것이다. 건강한 덕질을 통해 개인의 삶과 사회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문헌

1) 장형순, 박현주. (2021). 덕질활동 여부에 따른 대학생의 행복감 비교 연구. 한국학교보건학회지, 34(2), 98-106.

2) 스브스 예능맛집. (2022.4.13). 우리가 잘생긴 사람에게 반응하는 이유 [영상].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Elu_4H5-z5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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