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현
[한국심리학신문=강승현 ]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는 것이 있나요? 저의 스무 살은 가장 많은 변화가 있던 한 해였습니다. 수능이 끝난 후, 학창 시절이 끝났다는 기분에 허무함이 몰려왔습니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도 조금 더 노력해 볼 걸, 하는 후회로 방황하다가 새내기 생활을 즐기기도 전에 자퇴를 결심했습니다. 이후, 그동안 계속 도전하고 싶었던 전공에 도전하여 지금까지 살아온 나날 중 제일 열심히 산 3개월을 보내고 원하던 전공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새내기의 설렘보다 무력감이 더 컸던 첫 입시를 겪었기 때문에 조금 더 지혜롭게 두 번째 대학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오로지 수능이라는 그 하루만을 바라보고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었던 저는 그 하루가 끝나자 인생의 목표가 사라진 느낌이었습니다. ‘이제 뭘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 시점에 성인이라는 나이는 성큼 다가왔고, 이제는 나 스스로 인생을 새롭게 꾸려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감과 두려움이 커졌었습니다.
‘한 번만 더 최선을 다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여 과감히 자퇴라는 결정을 내렸고, 이후 후회 없는 일 년을 보내기 위해 초심을 잃을 때마다 공부하는 이유를 되뇌었습니다. 좋아하는 공부를 하면서, 같이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들과 교류하고, 대학 입학 후에도 어떤 것을 이루어 나갈지 꿈꾸며 간절히 입시에 임했습니다.
간절히 바라고 꿈꾸던 대학에 입학한 후 학생회 활동, 동아리 활동, 대외 활동을 하며 사는 요즘, 점점 다시 이렇게 사는 이유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주위를 보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고 나서 종강만을 바라보는 대학생이 된다거나, 치열하게 준비한 회사에 합격하고 나서도 퇴근만을 기다리며 일하는 직장인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왜 간절히 바라던 목표를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빨리 지루함을 느끼고, 초심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을까요?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지속되는 학업과 업무로 인한 체력적 한계를 느끼거나, 목표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서 실망을 하게 되었거나, 큰 목표를 이룬 후에 다른 목표가 없어 방황하는 경우입니다.
첫 번째로 비교적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체력적인 무기력의 경우,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극복할 수 있습니다. 고려대 연구 결과, 운동량이 적은 학생들의 경우 자살 충동 비율이 9.6%로 나왔지만 운동량이 많은 학생들의 경우 자살 충동 비율이 6.6%로 나왔습니다. 이 실험에서 측정한 운동량의 기준이란, 숨이 찰 정도의 운동을 20분간 일주일에 3번 이상하고 가벼운 걷기를 30분간 일주일에 5일 이상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평상시에 가까운 거리는 걸어가고,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배드민턴이나 등산 등 숨이 찰 운동을 함께 하며 체력을 길러보는 건 어떨까요? 갑상선 저하증이나 당뇨병의 경우 자꾸 힘이 빠지고 무기력해질 수 있어 정기적인 검사도 진행하며 건강을 챙기는 것이 무기력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목표에 대한 기대와 현실의 괴리가 클 경우 허무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조금 더 자세하고, 부담이 덜 가는 작은 목표들을 세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대학 가서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면, 먼저 동아리에 가입하거나 동기들과 밥 한 끼 먹기 등 작은 목표들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이 목표들을 하나하나씩 달성하면서 성취감을 얻게 되면 꾸준히 도전할 의욕이 생기게 되고 훗날 상상하던 목표에 다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큰 목표를 이룬 후에 다른 목표가 없어 방황하는 경우입니다. 수능 끝난 후에 이런 감정을 느끼는 학생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다시 작은 목표들을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지만, 먼저 자신이 왜 이 목표를 이루어야 하는지 이유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대학 합격’처럼 명사형이 아닌, 대학에 왜 가고 싶은지, 대학에 가게 된다면 어떤 활동을 하고 거기에서 어떤 것을 얻고 싶은지 동사로 끝나는 꿈을 고민하게 된다면 목표를 향해 달려갈 동기부여가 좀 더 명확해집니다. 저의 경우 인생에서 소중한 4년이라는 시간은 오로지 좋아하는 공부에 투자하기 위해 대학에 가고 싶어 했습니다. 좋아하는 공부를 보다 더 깊고 진지하게 공부하고 싶었고, 이를 통해 저처럼 도전을 좋아하는 어린아이들에게 선한 영향을 주겠다는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제목을 보신 분 중에 현재 공감이 되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그땐 그랬었는데...’하고 초심을 회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간절히 무언가를 준비하는 분들의 경우 그 목표를 이룬 후에도 건강하고 현명하게 앞으로의 삶을 잘 지켜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초심을 되찾고 싶으신 분들도 목표를 이루어 낸 자신을 좀 더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해낼 것입니다.
출처
1) 책식주의. (2021.09.06). 요즘 정신과 찾는 2030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영상].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8OmdOBu8eiE
사진 출처
1)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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