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한국심리학신문=박지우A ]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관계를 맺는다. 특히 친구와 맺는 관계는 때로 가족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별한 대가를 바라지 않고 친구를 위해 희생하기도 하며, 반대로 특별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도 많은 도움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모순되게도, 친구 관계에서 '기브 앤 테이크'를 꼭 지켜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 번쯤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주는 만큼 받아야 하고, 받는 만큼 되돌려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논리가 사실이라면,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친구와 대가를 주고받으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일까? 



친구 관계에서도 이익을 따진다고?



사회적 교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상대방으로부터 얻는 이익과 제공하는 비용 사이의 균형을 추구한다. 이는 우정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작용한다. 친구에게 시간, 노력, 물질적 자원을 투자하면,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기대하게 된다는 것이다. 생일 선물을 준 친구가 나의 생일에는 선물을 주지 않았을 때 실망하는 것이 가장 쉬운 예시이다. 

 

또한 진화 심리학자들은 우정이 협력과 상호 이익을 위한 전략적 도구로 발전해 왔다고 설명한다. 우리 조상들은 자원을 공유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음으로써 생존 가능성을 높였다. 사냥감을 나누어 먹고 위험으로부터 서로를 보호함으로써 더 잘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우정을 통해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협력함으로써 생존과 번영의 기회를 높일 수 있었던 인간이기에, 우정은 단순한 감정적 유대 관계를 넘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관계로 인간의 심리 기제에 남아 있다. 그리고 이는 오늘날 흔히 언급되는 '기브 앤 테이크'의 논리이다. 



우정의 경제적 동기



우정 관계에서 경제적 동기는 관계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정 관계에서는 서로에게 투자한 비용과 얻은 혜택 사이의 균형을 추구한다. 이 균형이 깨지면 관계가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에게 투자한 비용과 얻은 혜택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때 비용과 혜택의 균형이 잘 이루어지면 우정은 더욱 견고해지지만, 반대로 균형이 깨지면 관계 유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양측 모두가 공정하다고 느끼는 관계만이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상대방과 주고받는 혜택 자체의 가치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주고받는 혜택의 가치가 크다고 인식되면 관계를 지속하려는 동기가 강해지지만, 가치가 낮다고 판단되면 우정을 유지할 의지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한쪽이 과도하게 투자하고 상대편으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 또한 관계에 대한 의지를 떨어뜨린다. 상대방과 주고받는 혜택의 균형이 맞지 않는 경우가 반복된다면 관계가 불안정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한 친밀감과 애정으로 형성되는 것으로 보이는 우정 관계에서도 상호 간의 호혜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즉, 흔히 말하는 '기브 앤 테이크'의 원칙에 맞게 행동해야 관계를 견고히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우정의 본질



우정 관계에서 흔히 말하는 '기브 앤 테이크'의 원리가 작동하는 것을, 모든 관계가 계산적인 관계라는 의미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기브 앤 테이크'는 단순히 물질적인 주고받음을 뜻하는 것이 아님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모든 물질적인 주고받음의 기저에는 상대에게 무언가를 해 주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즉, 친구와 주고받는 모든 것들은 결국 '마음'인 것이다. 


사회적 교환 이론을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은 '상대와의 물질적인 주고받음이 공정하게 일어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주고받은 '마음'의 크기가 동등한가'에 대한 성찰이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은, 주변 친구들과 진정한 의미의 '기브 앤 테이크'를 지키고 있는가?




참고문헌

1) 박노윤, 이은수. (2014). 집단적 자아정체성, 사회적 교환관계 인식 및 친사회적 행동의 관계. 대한경영학회지, 27(6), 955-977.

2) 홍운기, 이선우, 김미정. (2021). 과거 도움행동이 향후 도움 교환 관계에 미치는 영향 및 친사회적 동기의 조절효과. 대한경영학회지, 34(1), 95-116.

3) 김희태. (2005). 친구관계 유아들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 한국사회과학연구, 24(1), 187-208.

 




지난 기사보기

부디 행복해지려 하지 마세요

대화하지 않는 사람들

ADHD라는 핑계

노는 게 제일 좋아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psytimes.co.kr/news/view.php?idx=9233
  • 기사등록 2024-10-22 00:15:00
  • 수정 2024-10-22 00:16:3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