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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김이수현 ]


 헷갈리는 내 마음



PIXABAY “첫눈에 반한 걸까”?, 자기 전에 자꾸 생각나고,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생각나는 그 사람.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즉각적이고 감정적인 유대감을 뜻하는 ‘첫눈에 반한 사랑’. 단순한 이끌림보다 더 깊은 감정이라 볼 수 있다. 내가 원하는 이상형을 찾은 그 느낌. 이러한 느낌은 심리적인 현상일까, 아니면 단순히 낭만적인 이상이라 할 수 있을까?

 

첫눈에 반하는 사랑과 첫인상은 큰 연관성이 있다. 사회 심리학에 따르면, 사람들은 만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사람에 대한 인상을 형성한다고 한다. 외모, 목소리 등의 다양한 단서를 통해 사람들을 평가한다. 프린스턴 대학의 심리학자 Alexander Todorov는 사람들이 얼굴에 빨리 직관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우리의 추론적 정신이 반응에 영향을 미칠 시간이 있을 수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 하였다. “우리는 그 사람과 단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는데도, 호감도와 역량처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많은 특성을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지 빠르게 판단합니다.” 이러한 첫인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굳어져 우리가 누군가를 계속 보고 작용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첫인상이 좋은 사람에 대하여 더 자세히 알아가고 싶은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이다. 누군가가 즉시 매력적인 느낌을 유발한다면, 우리는 그 사람과 사랑의 가능성을 탐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다면 첫인상이 좋은 느낌이 지속된다면, 좋지 않은 사람과 사랑에 빠질 가능성은 작을까? 첫인상이 불변하리라고는 말할 수는 없다. 처음 만남이 매우 짧다고 느껴진다면, 다음에 만날 때 다른 행동을 지속적으로 한다면 인상이 바뀔 수도 있다고 한다.

 


마음이 아니라 뇌가 작동하는 걸까?


뇌과학적인 이유 또한 존재한다. 미국 의학 매체 메디컬데일리에 따르면 뇌의 앞부분에 위치한 전전두엽이 이성의 육체적 매력과 결혼 적임자인지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단에 걸리는 시간은 1천분의 1초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짧았다. 연구진은 데이트에 앞서 참가자들에게 이성의 사진을 수 초간 보여주며 뇌의 반응을 기록했다. 실험 결과 복내측 전전두엽이 왕성한 활동을 보인 순간은 마음에 드는 이성을 보았을 때이다. 이 부위는 피실험자 대부분이 공통으로 마음에 들어 하는 이성의 얼굴을 보았을 때가 가장 활동적이었다. 그러나 보편적 연애 대상이 아닌 나에게 좋은 결혼 상대인지를 판단하는 뇌의 부위는 다르게 보고되었다. 로스트로메디얼 (rostromedial)로 불리는 중앙 전전두엽 부위가 자신에게만 매력적인 이성의 얼굴을 보았을 때 반응하였다.

 

첫눈에 반하는 것은 심리학적인 이유와 더불어 뇌과학적인 이유까지 있으니, 정확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첫눈에 반한 것과 별개로, 처음에는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그 사람과 사랑에 빠진 경우가 많이 존재한다. 킨제이 연구소의 인류학자 헬렌 피셔의 말에 따르면, 시간에 따른 호감도의 변화는 드문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피셔 박사의 2012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처음에는 호감이 없었지만 ,후에 사랑에 빠진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남성 응답자 33%, 여성 응답자의 43%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피셔 박사는 서서히 사랑에 빠지는 이 과정을 ‘더딘 사랑’이라고 이름 붙였다. 조사에서 짝에 대한 감정의 변화에 대한 이유를 묻자, ‘훌륭한 대화’, ‘공통의 관심’등의 답변이 나왔다. 남녀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겉으로만 보이는 외모보다는 내면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즉, 상대방에 대한 공감의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PIXABAY누군가에게 사랑에 빠진 뒤, 만남을 이어가면서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는 일. 그것이 사랑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단순히 낭만이라 치부하기에는 복잡하고 깊은 과정이다. 확신의 사랑을 만드는 과정, 그 과정을 천천히 느끼고 즐기며 상대방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 그 과정이 낭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첫눈에 반한 그 사람과 잘되려고 노력하는 것, 비록 첫인상이 좋지 않지만 만나며 호감을 느끼는 것. 둘 다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이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

1) 권은중, '첫눈에 반한' 사랑보다 '더딘' 사랑이 달콤한 까닭은?, 한겨례, 2015. 7. 2.

2) 김희영, 첫눈에 반하는 이유..1천분의 1초만에 내 짝을 알아본다?, 머니투데이, 2012.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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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10-24 13: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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