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한국심리학신문=김수현 ]
1년 전, 유명 미국 작가 마크 맨슨이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국가"라고 말해 화제가 됐었다. 그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국가인 이유로 높은 불안, 우울증, 알코올 중독의 비율, 자살률을 언급했다. 실제로 한국 청년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로 가장 높으며, 통계청이 발표한 ‘2023 사망원인 통계’에 의하면 10~30대 사망 원인 중 다수가 자살이다.
그런데 최근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공개한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2021~2030) 2024년 대표 지표 분석보고서'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인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률이 점차 감소하는 반면, 여성 자살 사망률은 증가할 것이란 새로운 분석이 나왔다.
한국 전체 인구 자살 사망률이 줄어드는데 여성 자살 사망률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과 남자 자살 사망률이 무슨 차이가 있을까?
• 여성, 남성보다 우울과 불안에 취약
여성경제신문에서 취재한 결과 한국의 자살 원인 1위는 정신과적 문제가 차지했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정신 문제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곽영숙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우울과 불안에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과거 2023년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가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을 때, 여성 우울증 환자(67만 4,555명)가 남성 우울증 환자(32만 6,189명)보다 2배 이상으로 집계된 사례를 통해 사실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의문이 하나 든다. 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정신 문제에 큰 영향을 받는 걸까?
생물학적으로 여성 호르몬은 감정이나 날씨, 음주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덧붙여 곽영숙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은 여성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 모성과 관련된 사회적 기대, 취업에서 차별을 언급했다.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보디 프로필 등이 성행해 외모 차별이 일어나고, 현재는 육아에 참여하는 남성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나, 여전히 사회적으로 여성에게 기대치가 높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성별에 관한 고정관념이 여성들을 더욱 우울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다.
• 우울과 불안에 취약하면 생기는 일
남성과 여성의 차이는 자살 방법에서도 드러난다. 부산광역시는 2013년부터 부산광역자살예방센터 및 부산경찰청과 협력하며 자살 사망자의 특성을 조사하여 자료를 축적해 오고 있는데, 해당 자료를 기반으로 이루어진 연구에 의하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자살 방법으로 투신을 더 많이 선택했음이 나타났다. 투신은 가장 빈번한 자살 방법 2위로, 1위 목맴이 성별에 따라 눈에 띄는 차이가 없는 반면 투신은 1.73배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자살 시도자 대부분은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한다. 더군다나 여성은 남성보다 우울과 불안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 그래서 목맴이나 음독 등에 비해 덜 계획적이고 접근이 쉬운 투신의 비율이 높은 것이다.
• 마음의 근육을 키우자
자살 사망률을 낮추려면 우선 우울과 불안의 비율부터 낮춰야 한다. 그러려면 ‘마음의 근육’, 즉 회복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남과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낮추지 않고, 심리적 발달을 위해 도전하고 경험하면서 자기개발에 힘써야 한다.
상담을 받거나 약을 먹는 등의 의학적 치료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적극적인 정신과 치료는 중증 우울증과 자살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 국제 학술지 'JMIR 공공보건 및 감시' 최신 호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정신과를 방문해 진단과 치료를 받은 집단이 97.7%라는 자살 생존율을 기록하며 자살 위험이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신과를 방문하지 않은 집단과 비교해 보면 10% 이상 낮았다. 선입견 때문에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일도 있는데, 이는 뇌 중추신경계와 연관된 질환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치료받는 편이 좋다.
정부도 2023년 12월 5일 주기적으로 국민의 정신건강을 지원하는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상적 마음 돌봄 체계 구축 △정신응급대응 및 치료체계 재정비 △온전한 회복을 위한 복지서비스 혁신 △인식 개선 및 정신건강 정책 추진체계 정비를 중점으로 한 방안이다. 이 외에도 문학치료, 미술치료, 원예치료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 참고 문헌
1) [JTBC News]. (2024년 01월 29일).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미국 작가의 일침|지금 이 뉴스. 유투브. https://youtu.be/kEvdYmdvOxU?si=GwCtU6OPpGoq5ryv
2) 김지평. (2024년 10월 4일). 지난해 10~30대 한국인 사망원인 1위는 ‘자살’...40대 이후는 ‘암’. 파이낸셜투데이. http://www.f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9726
3) 김소형. (2025년 01월 30일). 'OECD 1위' 전체 인구 자살사망률 감소 전망…여성 자살사망률은 2030년까지 악화 예상. 스포츠조선. https://sports.chosun.com/life/2025-01-30/202501300100181940026698
4) 김민. (2023년 12월 7일). 자살률 1위 한국, 알고 보니 정신질환이 원인 "장기적인 케어 시스템 필요". 여성경제신문. https://www.womaneconom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0091
5) 조양민. (2023년 12월 21일). [W초대석] “여성, 우울과 불안에 더 취약… ‘정신건강 문해력’ 높이고 ‘마음근육’ 키워야”. 여성신문. https://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3549
6) 김동민, 김준희, 방영롱, 김현수, 김성환, 박재홍. (2022). 자살사망자의 연령과 성별에 따른 자살 방법과 원인. 생물치료정신의학, 28(3), pp. 91-97.
7) 이상만. (2023년 5월 16일). 정신과 치료시 자살로 인한 사망 위험 낮춘다. 의학신문. http://www.bo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97270
8) 정신건강정책 ‘예방-치료-회복’ 全단계 관리로 대전환. (2023년 12월 5일). 보건복지부. https://www.mohw.go.kr/board.es?mid=a10503000000&bid=0027&act=view&list_no=1479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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