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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이지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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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모두 태어나서 불안을 가지고 경험하며 살아간다. 불안은 사람이 살면서 경험하는 긴장, 걱정 혹은 우려를 느끼는 정상적인 감정이다. 오히려 이를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 한편으로는 부적응적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적응을 위한 보편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초조하고 과도한 감정들 속에서 ‘이러한 모습이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불안한데 내가 괜찮은가?’라는 생각이 든 적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감정들을 정신 건강과 삶의 질을 위해서 정상적 불안과 문제가 되는 불안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불안의 역사


불안이라는 단어는 라틴어 ‘ango(압박하다)’에서 유래되었으며 ‘angustus(좁은)’이라는 단어와도 관련된다. 압박감을 느끼는 것, 좁은 공간에 들어가는 공포, 우리의 몸이 경직되는 느낌이 단어의 어원과도 연관이 있는 것이다. 


고대 사회에서는 과도한 두려움을 보이는 증상이 현대의 불안 장애와 유사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이는 당시 의학적 장애가 아닌 도덕적 나약함으로 파악되기도 하였다.


5세기부터 16세기 사이 동안 질병에 대한 개념이 전반적으로 영적인 관점으로 변화하였다. 더불어 불안정한 국가와 권력, 사회적 구조, 전염병, 기후 변화, 자연재해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한 불안이 형성되었고, 그들은 이런 재앙들이 신의 분노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르네상스를 거치며 17세기부터는 정신 질환에 대한 종교적인 관점을 버리고 의학적인 시각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 증상 그 자체로 개별 평가되는 것이 아닌 다른 질환 안에 포함되어 평가되었다.


18세기에 이르러서야 특별한 이유 없이 극단적인 불안 증상을 나타내는 공황 발작이 의학 논문에 자주 언급되며 논의되기 시작했다.


불안의 긍정적 역할


불안이 단순히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개인이 존재하는데 위협이 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불확실한 위험에 대처하는 과정에서부터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즉 미래의 위험한 상황에 대한 준비, 대처 또는 회피 행동과 관련이 깊다. 불안은 과거로부터 인류의 생존에 있어 꼭 필요한 존재였다.


나아가 현재 일상생활에서도 유용하게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느끼는 걱정이나 압박, 초조함은 당연히 나타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준비를 더 철저히 하도록 유도한다. 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작업 앞에서 엄청난 집중력과 효율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위험한 행동이나 상황을 준비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정서적인 안정감과 신체적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불안의 절대적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를 적절히 조절하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문제가 되는 불안은?


보편적이고 긍정적인 부분이 존재한다고 해서 모든 불안이 수용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가 되는 불안은 삶의 질을 급격하게 하락시킨다. 이 둘을 어떻게 구분하는 것이 좋을까?


걱정, 압박감, 신경과민 등이 정상적인 수준을 넘어 과도하게 나타나거나 적정 시기를 넘어 지속된다는 점에서 그 차이를 가진다. 또한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이는 단순한 반응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상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나침의 정도를 스스로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이는 상황적 요인과 개인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문가의 진단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 본인이 느끼기에 과도한 불안으로 인해 수면 장애, 집중력 저하, 사회적 회피 등이 일상으로 이어져 지장을 준다고 판단된다면 혼자 감내하는 것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불안이 나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다룰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불안을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


불안은 삶의 일부다. 단순히 제거하고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수용하고 적절히 다루는 법을 익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감정을 건강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을 내면에서 인지했다면 그 감정이 합리적인지 객관적으로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 때문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지 차분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심각한 영향을 줄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우리가 올바르게 이해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불안은 내 편이 되어 하나의 자연스러운 감정으로써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1)장윤영,and 김원. "불안과 불안 장애의 개념의 역사." 대한불안의학회지 19.2 (2023): 27-36.

2)이건석,배활립,김대호,Lee Koun-Seok,Bae Hwal-Lip,and Kim Dae-Ho. "불안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판 상태불안척도의 요인분석." 대한불안의학회지 4.2 (2008): 10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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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2-24 09: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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