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외면받은 베트남 참전 용사...PTSD는 현재진행형 - 조기동(80) 씨의 생생한 증언을 듣다... 베트남은 어땠나?
  • 기사등록 2025-04-29 08:16:47
기사수정

[한국심리학신문=이세빈 기자]



베트남전 참전유공자 노원구지회 조기동(80)씨 “아직도 옆에서 죽어가던 그 아이의 그림과 표정이 생생해… 국가는 우리에게 약속만 하지 지키지를 않는다.”

 

“어디서 총소리가 나면 우리는 다 죽는 거였어요.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아직도 들고 트라우마가 심해요. 지금도 새벽에 심장이 두근거려서 자꾸만 잠에서 깹니다.”


1. 조기동 (80)씨는 왜 트라우마가 생겼을까


베트남 전쟁 당시 백마부대 29연대 1대대 4중대 1소대에서 근무하였던 조기동(80세) 씨의 말이다. 조기동(80) 씨는 당시 23살, ‘이렇게 고생하느니 베트남에 가는 것이 낫겠다.’라는 농담식의 발언을 했다가 그것을 엿들은 중대본부에 의해 베트남으로 차출되고 말았다. 강제로 차출된 베트남 땅에서 그는 통신병으로 근무하며, 포화 속에서 수 차례나 살아남아 가까스로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전쟁 내내 느꼈던 불안은 범불안장애로 나타났으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천진한 후임이 총에 맞아 죽는 모습은 트라우마로 나타났다. 

 

지난 60년 간 조 씨가 겪어야 만했던 트라우마, PTSD와 베트남 참전용사들을 위한 국가의 지원 현황에 대해 12월 4일, 노원구 참전용사의 집에서 들을 수 있었다. 

 

“나는 통신병이어서 베트콩들이 가장 많이 노렸어요. 그래서 늘 살아서 돌아갈 수 있는지가 제일 걱정되고 두려웠어요. 그 불안이 제일 큰 트라우마로 남았어요. 그리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스물 두 살 후임이 어느 날 사망자 명단에 올랐어요. 지금도 그 아이에게 죄책감이 들어요. 눈물이 나와요…”

 

2. PTSD 치와 지원, 현 실상은?


현재도 극심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는 조 씨. 하지만 조 씨와 그를 비롯한 다른 베트남전 참전 용사들은 극심한 생활고로, 고엽제 치료까지 더불어 심리 치료까지 받을 여유가 없다고 호소한다. 이를 위한 지원금 지급 등이 현 대통령의 공약이었으나, 막상 당선된 뒤 공약을 이행하지 않았고 국가에서 지원하는 심리상담 서비스가 직장인의 출퇴근 시간에 이루어짐을 호소한다. 주중에 일해야만 하고, 여타 고령질환이나 고엽제 치료까지 같이 받아야 하는 참전용사들에게 딱 공무원의 평균 출퇴근 시간에만 실시되는 심리치료는 ‘그림의 떡’ 이 되고 말았다. 

 

“지금 우리가 국가보훈처로부터 받고 있는 돈이 42만원이에요. 그런데 분명 현 대통령이 선거 운동할 때에는 원래 우리가 받았던 36만원의 2배를 올려주겠다고 했는데, 지금까지도 그 약속한 돈을 못 받고 있어요. 다들 그 적은 돈에 고엽제 후유증까지 치료받아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아파트 경비원 같은 아르바이트를 해야 해요. 하지만 국가에서 지원하는 심리상담 서비스는 꼭 우리가 출퇴근하는 시간에만 가능하다고 해요. 그래서 저번에 트라우마 관련하여 심리 전문가를 초빙하여 강연을 하려고 했는데, 20명 남짓한 인원이 왔어요. 다들 생활고 때문에 부담이 드는 거죠.”

 

조 씨 또한 고엽제로 인해 자주 병원에 방문하며 약값을 지불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현재 그는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한 채 나이가 들며 당뇨와 고혈압마저 함께 감당하게 되었다. 이렇게 건강과 돈 모두 위급한 상황에서, 그에게 있어서도 심리상담은 ‘포기해야 할 것’ 이 되고 말았다. 60년이 넘는 기간동안 PTSD로 고통받은 조씨에게 주기적인 심리상담과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지만, 이제 80세가 넘는 고령의 조씨가 경제적으로 안정을 가지고 심리치료를 받으려면 국가의 지원이 절실하다.  

 

“해준 것 없는 국가이지만, 저는 지금도 만약 남한이랑 북한이 전쟁이 일어난다고 하면 총 들고 나가서 싸울 거 에요. 요즘 월남전에 참전한 게 무슨 애국이냐는 식의 왜곡이 보이는데, 그 때 우리가 베트남에 가서 싸우지 않았더라면 주한미군이 움직이면서 안보 공백이 생겼을 거 에요. 그리고 우리가 벌어온 달러가 경제성장에 큰 도움을 줬고요. 우리를 기억해줘요.”


3. 우리는 그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


그가 그토록 원하는 후세의 ‘기억’. 60년 간 전쟁의 트라우마를 짊어지고 살았던 그를, 우리가 기억하며 정책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며 심리 치료의 현장으로 이끌어야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그들이 고엽제 치료까지 더불어 받을 수 있도록 조 씨는 보훈 병원 확대, 대통령의 공약 이행, 주중이 아닌 주말에 지원하는 심리 치료를 이야기한다. 먼 60여 년 전, 국가가 그들의 희생으로 해 발전할 수 있었으므로 그들을 다시 돕는 건 국가의 의무이지 않을까. 



※ 심리학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에 방문해서 확인해보세요!

※ 심리학, 상담 관련 정보 찾을 때 유용한 사이트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심리학, 상담 정보 사이트도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재미있는 심리학, 상담 이야기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psytimes.co.kr/news/view.php?idx=9708
  • 기사등록 2025-04-29 08:16:4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