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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김이수현 ]


사람은 자고로 외로움을 느낀다. 그 외로움을 피하고자 사람들을 만나고, 친구와 약속을 잡고,  SNS에 글을 올리고, 누군가와 연결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리는 외로움을 피하고자 열심히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외로움을 느낀다.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느끼는 고독감. 어떤 연유에서인지 연락이 안 되는 애인을 기다리고 있는 짧고도 긴 시간 동안 혼자 있는 느낌이 사무치게 감정을 아프게 한다. 또 벗어나기 위해 친구들과 약속을 잡고, 연락을 꼬박꼬박 보라고 화내기도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아직까지 외로움이란 감정에 매몰되어 있다. 벗어나기는커녕 점점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삶이 조종되는 느낌이 든다. 

 

 PIXABAY 사람들은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해한다는 사실은 보편적인 통념이다. 하지만 최근 3년간 대학 학생상담센터에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85%의 대학생이 대학 생활에서 폭넓은 대인관계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54%의 대학생은 자신의 대인관계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응답하였다. 이런 부정적인 상태에서 외로움을 느낀다. 외로움을 경험하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과 사회적 상황에 적극 참여하는 것에 대하여 부정적인 관점을 가지게 되기 때문에 사회적 불안이나 사회적 관계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됐을 때, 우리는 외로움을 이겨내는 방법은 ‘관계를 통한 지지’라고 한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지 못하거나, 내가 원하는 도움이 아닐 때 외로움을 극복할 수 없게 된다. 



고독과 외로움의 차이


홀로 있는 시간에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 개인이 어떻게 경험하느냐에 따라 부정적일 수도 있고, 생산적일 수도 있다. 홀로 있는 시간이 생산적으로 구성된다면 이러한 시간을 ‘고독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비자발적 상태인 외로움과 달리 고독은 자발적임과 동시에 신중하게 선택한 결과이다. 따라서 자신의 욕구로 홀로 있으려고 하는 것은 고독과 외로움을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대게 고독이 좋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것만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고, 홀로 있는 사람은 불행하고 무언가 이상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고독은 선택한 시간이다. 홀로 있기 위해 선택한 그 순간 동안 우리는 자신에 대해 탐색하거나 스스로 원하는 일을 한다. 사람들은 고독의 시간을 통하여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며, 기존의 방식과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게 된다. 정은이의 연구에 따르면, 고독이 아닌 외로운 사람은 사고가 경직되어 낮은 수준의 창의성을 보인다고 한다.

 

고독한 사람들은  관계를 단절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고독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특이한 특징은 대인관계가 좋다는 것이다. 사람들과 만나지 않는데 어떻게 대인관계가 좋다는 것일까? 이유는, 안정적인 애착 대상을 내면으로 표상하기 때문이다. 물리적으로 혼자 있다고 하더라도, 소중한 사람들의 존재를 고맙게 느끼고, 자신의 든든한 지지자인 대상을 안정적으로 내면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즉, 사람을 만나지 않더라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단단히 만드는 시간을 가진다.



받아들이기


최근에 고독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답을 해보려 과거를 돌아보아도 딱히 생각나지는 것이 많지 않다. 외로움을 피하기 위해 많은 사람을 만나고 SNS를 쉼 없이 봤던 기억들  뿐. 정작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이 없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답을 못할 뿐이다. 다른 사람과 섞이며 나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조차도 명확한 답을 내리기 어려워졌다. ‘고독의 시간’을 즐겨보자. 물론, 처음 혼자 남겨지는 시간이 괴롭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혼자 남겨지는 것이 아니라, 혼자 즐기는 것으로 생각하고 자신을 탐색하고 할 일을 해 나가다 보면 행복한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고독과 외로움. 비슷한 말처럼 보이지만 실은 정반대의 말이다. 나는 외로운 것일까 고독한 것일까? 스스로에게 되물어보자. 외로움은 벗어나는 게 아니다. 외로움을 받아들여 보자. 외로움이 고독이 되는 그날까지.

 



참고문헌

1) 최현영, 이동혁. (2016). `홀로 있음`에서 고독과 외로움간의 차이탐색. 청소년학연구, 23(12), 77-103. 10.21509/KJYS.2016.12.23.12.77

2) 정은이(2002). 일상적 창의성과 개별성 관계성 및 심리·사회적 적응의 관계. 고려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3) 사이토 다카시,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혼자있는 시간의 힘, 위즈덤하우스(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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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3-06 08:5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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