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서
[한국심리학신문=이윤서]
온라인에서 확산되는 성범죄, 그 실태는?
성범죄는 단순히 범죄 행위를 넘어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2022년 대검찰청의 [범죄분석]에 따르면, 2021년 성폭력 범죄 발생률이 2010년 이후 약 38.9%가 증가하였다. 특히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 성폭력 범죄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 7.4% 증가하였다. 이처럼 지난 10년 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지만, 그 발생 유형은 접촉에서 비접촉으로 변화하고 있다. 즉, IT의 발전으로 온라인 상에서 매우 다양한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디지털 성범죄’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불린다.
디지털 성범죄자의 심리적 특성이 재범을 유발하는 이유는?
디지털 성범죄자의 심리적 특성 중 하나는 접근-회피 행동이다. 접근-회피 행동은 특정 자극에 대해 동시에 끌리면서도 두려움을 느끼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한다. 즉, 개인이 어떤 대상을 원하면서도 그 대상을 피하고자 하는 갈등을 나타낸다. 이러한 행동은 온라인 음란물 중독자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며, 이들은 중독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다크웹을 통해 영상물을 구입 및 소지한 소지자들의 경우 약 85%가 동영상 1~2개만 구입하고, 이들 중 대다수가 영상을 바로 삭제하였다. 이러한 특성은 중독자 스스로가 그러한 자극이 잘못되었다는 죄책감으로 회피하고자 하는 의도와 잘못된 보상의 성립으로 인해 나타난다.
공감 능력 부족과 인지적 왜곡 또한 디지털 성범죄자의 심리적 특성 중 하나로, 자제력을 발휘하기 힘들게 만든다. 온라인이 갖는 접근성, 가용성, 사용자의 익명성은 이들의 통제력을 잃게 만든다. 온라인 공간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는 물리적 거리가 멀기 때문에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접촉이 부족하다. 본래 정상적인 있더라도 피해자와의 공감을 통해 범죄행위를 억제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 따라서 디지털 성범죄자는 반복적으로 범죄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
왜 디지털 성범죄자에게 심리치료가 필수적인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리치료는 필수적이다. 치료 프로그램은 많은 성범죄자들이 출소 후 재범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사회 적응하여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의의가 있다. 현재 실시되는 성범죄자의 심리치료는 크게 교정시설 내와 사회 내에서 진행된다. 먼저 교정 시설 내 프로그램으로는 치료감호소 개발 프로그램과 교도소 수용자 대상 성폭력 사범 치료 프로그램 등이 있다. 이수 명령 시간과 재범 위험성을 기준으로 기본, 집중, 심화로 과정을 나누어 구성되어 있으며 인지행동치료, 해결 중심 치료, 좋은 삶 모델 등을 포함한다. 다음으로 사회 내 처우 프로그램의 경우, 여성가족부 개발 프로그램,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자 대상 치료 프로그램, 성충동 약물치료 보호관찰 대상자 개인 상담 프로그램이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좋은 삶 모델, 성교육, 공감 능력 향상 훈련 등을 기초하여 구성되어 있다.
법무부의 연구에 따르면, 심리치료를 받고 출소한 성범죄자의 경우 충동성, 우울 등 부정적인 감정은 감소하였고 자기 존중감 등 긍정적 심리 요소들은 증가하였다. 이런 효과로 성폭력 심리치료 무경험자보다 재범률이 3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9년 서호영의 연구에서도 성범죄자 대상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한 집단이 미이수 집단보다 재복역률이 7.63%가 감소했다. 성범죄자의 부정적 기분을 조절하고 자기조절 능력을 향상하는데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으며, 이는 미래의 재범을 감소하는데 유용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디지털 성범죄자들은 평균 형기 1.69년으로 다른 유형의 성범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고 있으며 재범률은 12.3%로 비슷한 수치이다. 디지털 성범죄는 시공간적 제약이 없기 때문에 한 명의 범죄자가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고 범행 지속 기간도 장기화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유형의 맞춤형 치료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아직 그 특성을 고려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이 없다. 덧붙여, 윤정숙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감된 디지털 성범죄자는 대체로 혐의가 중하거나 비슷한 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며 “결국 이 사람들이 사회에 나가 재범을 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인데, 이를 위해 수감자들을 교도소에 분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심리치료 등으로) 내면의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범죄, 특히 디지털 성범죄는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문제이며, 이에 대한 효과적인 예방과 치료가 절실히 요구된다. 성범죄 발생률은 증가하고 있고 디지털 성범죄와 같은 새로운 범죄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피해자 지원과 더불어, 재범 방지를 위해 디지털 성범죄자의 심리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맞춤형 심리치료는 재범률 감소에 기여해 사회 적응 지원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 참고자료
1) 서호영. (2019). 교정시설 내 성범죄자 치료프로그램의 효과성 평가 연구 : 범죄성향 개선효과를 중심으로.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2) 윤선영. (2024). 디지털 성범죄자의 범죄심리학적 특성 : 전통적 접촉 성범죄자와 비교하여 , 교정담론, 18:1, 129-161
3) 강요한 and 송원영. (2022). 성범죄자 심리치료프로그램 연구동향 분석: 국내 문헌들을 중심으로. 교정연구, 32(1), 155-184.
4) 권효정. (2022).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의 효과 : 메타분석 연구. 경기대학교 대학원
5) 최이문 and 안재경. (2020). 조직적 디지털 성범죄자의 특성과 유형에 대한심리학적 분석: 문헌연구를 중심으로. 한국범죄학, 14(3), 185-210.
6) 김예정 and 송봉규. (2022). 성인사이트에서 디지털 성범죄 실태와 대책. 한국범죄심리연구, 18(2), 21-36.
7) 이정원. (2021, 3월 3일). 성범죄자 심리치료 수백 시간 “왜 하나” 알아야 재범 막는다. 한국일보.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30309380003391
8) 강진규. (2022, 10월 2일). 디지털 성범죄자 심리 치료, 재범 예방에 효과 있어. 디지털투데이. https://www.digital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0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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