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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이전 이력서에는 항상 취미와 특기를 적는 영역이 있었다. 이 때면 항상 취미는 무엇이고, 특기는 무엇인지를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런 구분이 그렇게 확실하게 나누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이에 대한 개념적 정의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도 아니다. 


비록 정답은 아닐 수도 있으나 취미는 ‘놀고 즐기는 것’이고 특기는 ‘잘하는 것’을 적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채워 나갔던 것 같다. 특기의 정의가 “타인들이나 일반적인 경우에 비하여 특출나게 잘하는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취미의 경우에는 좀 더 다양한 의미가 있으며, 또한 다양한 활동들이 더 포함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취미와 특기는 어떻게 다른 것이며, 취미는 과연 꼭 있어야 하는 것인가? 취미가 없다는 것은 정말 문제인가? 






1. 취미의 개념과 정의


취미의 사전적 정의는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서 즐기는 것”이다. 이 안에는 두가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첫째는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님'이며, 두번째는 '좋아서 즐기는 것'이다. 즉, 자신이 하고 있는 활동을 전문적으로 하거나, 좋아서 즐기는지 못하는 것은 취미가 아니다!


그 전형적인 예는 바로 ‘낚시’이다.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즐긴다. 특히 낚시는 매니아 층이 많은 대중적인 취미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틈만 나면, 혹은 고민이 있을 때, 아니면 휴식과 즐거움이 필요할 때 낚시대를 메고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렇게 낚시를 즐기다보면, ‘아예 이 즐거운 활동을 하면서 돈도 벌어볼까?’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낚시용품 가게를 차린다던가, 아니면 아예 낚시장을 하나 만들기도 한다. 그럼 이것은 취미일까, 아니면 취미가 아닐까? 


엄밀하게 말하면 이는 취미가 아니다. 첫째는 아예 업으로 정했기 때문에 (잘하는 지와는 별개로) 전문적인 업이 되는 것이다. 두번째는 낚시용품점을 하거나 낚시터 주인장이 되면서부터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즐김’의 영역이 상대적으로 대폭 감소된다. 왜냐하면 비용 문제에 대해서 고민해야 하며, 마케팅과 고객관리를 시작해야 하고, 성과(즉, 결과적으로 수익을 내는 것)를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순간부터는 이는 ‘취미’가 아니게 된다. 또 하나의 스트레스를 주는 업이 되어 버린다. 



2. 쉼과 즐김이 필요하다. 


만약 돈이 너무 많아서 낚시와 관련된 사업을 시작하였으나 단순히 재미로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취미’이다. 그리고 손님들이 다 돌아간 후, 내가 만든 낚시터이기는 하지만 (손님들에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혼자 낚시대를 드리우고 (비즈니스적 고민이나 생각 없이) 상념에 젖거나 낚시찌에만 집중하여 세상 시름을 머리 속에서 다 지워버린다면 이는 ‘취미’이다. 


즉 이와 같은 활동들은 나에게 휴식과 즐거움을 선물하기 때문이다. ‘취미’는 이처럼 세상일에 지치고 힘든 나에게 휴식과 쉼을 주며, 즐거움과 재미를 주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상담을 하다보면, 생각보다 취미가 없거나 취미에 대한 생각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회사에서 직장인이나 리더를 상대로 한 상담인 경우에 더욱 그렇다. 그래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취미가 없는 것이 “죄”는 아니지만 자신에게 충분한 휴식과 힐링을 주는 여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는 한다. 


일주일 내내 회사 일을 하면서 지치고 에너지가 소진된 직장인의 주말을 생각해 보자. 그 때 다음의 활동들이 어떤 느낌을 주는지 생각해 보면 된다. 


1) 직무와 관련된 책을 집중해서 읽거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스터디 모임을 가진다. 

2) 자전거를 타고 강변의 자전거 도로를 2시간 정도 시원하게 달린다. 

3) 동네 사우나나 온천을 방문하여 뜨뜻한 물속에 몸을 담그고 아무 생각없이 땀을 낸다. 

4) 시청에서 열린 현대 미술 거장들의 그림을 보러간다. 


각각에 대한 느낌이 어떠한가? 1)번의 경우에는 휴식과 힐링을 느끼겠는가, 아니면 주말 내내 긴장감을 풀지 못한 채, 다음 월요일을 맞이하겠는가? 2)~4)번의 경우 일반적인 취미나 휴식 활동에 해당하기는 한다. 하지만 자전거 회사를 다니거나 자전거용 헬멧을 만드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2)번의 활동에서 충분한 휴식을 얻지 못할 것이다. 또한 전문적 화가의 경우에는 4)번이 단순한 즐김이나 심리적 안식을 주기 보다는 새로운 차원의 분석과 비판에 빠지기 쉽다. 이런 경우에는 이를 “휴식과 쉼을 주며, 즐거움과 재미를 주는” 취미로 보기 어려울 것이다. 



3. 취미를 통한 힐링을 즐기라.

 

그런데 그것이 문제인가? 주말에 공부를 하거나 혹은 자신의 직업이나 회사와 관련된 것에 신경을 쓰는 것 자체가 문제인가? 그럴수록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정답은 문제이다. 왜냐하면 이는 쉼없이 달리기만 하는 자동차와 똑 같은 것이다. 아무리 성능이 좋고 튼튼한 차라고 하여도, 24시간 내내 쉼없이 달리기만 한다면 차가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아마도 조만간 엔진이 과열되어 터져버리거나 다른 곳이 고장날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질 것이다. 만약 별 탈이 없다고 하더라도 아마도 금방 고물차가 되어버릴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집중과 몰입이 필요하며, 이는 신체적 및 심리적인 긴장을 동반한다. 이를 보통 ‘스트레스’라 칭한다. 또한 즐거움이나 재미가 없이 진지함으로만 생활한다면 아마 더 쉽게 지치거나 심리적 에너지를 회복할 기회도 없이 내적 에너지가 소진될 것이다. 바로 이와 같은 지속적인 긴장을 완화해주고, 심리젝 에너지를 회복해주는 수단 중 중요한 한가지가 바로 “취미”인 것이다. 


즉 “취미’를 통해서 내적 긴장감을 완화하고, 릴랙스하여 자신의 심신에 휴식을 가져오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이에 더하여 보다 적극적인 의미로 “즐거움”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더욱 빠른 회복과 에너지 충전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와 같은 일련의 활동들을 “취미”라고 칭하며, “취미”는 나 스스로에 대하여 대치하기 어려운 가치를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 






스스로 다음 질문에 대답하여 보라 : “당신의 취미는 무엇입니까?”


이에 대하여 자동적으로 3가지 이상의 답변이 나왔는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충분히 자신에게 휴식과 쉼을 제공해주지 않은 것이다. 또한 본인에게 에너지를 회복시켜주고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긍정적 활동이 부족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즉 "당신의 취미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은 "당신은 당신 스스로를 위한 충분한 휴식과 원기회복 및 에너지 충전을 위해 무엇을 하십니까?"와 동일한 질문인 것이다. 


학창시절을 떠올려 보라. 중간고사나 기말고사가 닥쳐서 주중이고 주말이건 간에 계속해서 밀린 공부를 해야 했던 때가 기억나는가? 대학입시나 취업공부를 하느라고 제대로 숨 한번 못 쉰 채로 엄청난 긴장과 압박감 속에서 몇 개월을 지속했던 적이 떠오르는가? 그 때 당신의 기분은 어떠했는가? 충분히 긍정적이고 즐거웠는가, 아니면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고통스러운 기억들인가?


우리의 삶이 생각보다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다. 돈도 많고 여유가 많아서 어떤 일을 하던지 간에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인생은 긴장과 각성의 연속이며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집중과 몰입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이로 인해 지쳐가고 소진되어가는 스스로의 모습에 대해서는 둔감한 경우가 많다. 


이는 옳지 않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에 나가느라고 몇 개월을 집중하고 긴장했던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은 일정이 끝나면 무조건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그리고 단순히 휴식을 취하는 것 이상으로 자신의 신체적인 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보양식’을 먹거나 ‘몸관리’를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우리에게 있어서 “취미”가 가지는 기능과 동일하다. 


“열심히 일한 당신~ 쉬어라! 그리고 취미를 즐기고 즐거워하면서 심리적 에너지를 회복하라!!”

그래야 또 다시 이전의 열정과 몰입을 기반으로 한 긴장과 집중이 가능해지며, 이를 통한 성과와 성공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취미”는 단순히 쉬는 것이 아닌 스스로에 대한 투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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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4-01 13:18:58
  • 수정 2021-04-01 13: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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