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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이건우 ]


자기 생각이나 주장 없이 남의 의견에 따라 움직이는 밴드웨건 효과

나만 없는 필수템, 나만 못 가본 핫플, 왜 나만 소외되는 것 같을까?




많은 사람이 타인의 눈치를 보고, 튀지 않으려 노력하며, 결국에는 평범함에 수렴하고 만다. 패션 어플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광고 중인 기본템, 필수템이라고 불리는 제품들, 그리하여 만들어지는 클론 룩이라고 불리는 패션의 형태와 핫플레이스라고 불리는 음식점과 카페들, 광고에선 나만 없다며, 아직도 안 가보았냐며 소비 심리를 자극한다.


패션 어플 잘 보이는 곳에 항상 있는 광고/사진=이건우 기자필수템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광고하는 모습/사진=이건우 기자

 



소외불안감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은 나 혼자만 모르고 있거나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해 소외감을 느끼며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것을 말한다. 눈치를 많이 보고 평범하고 무난한 것을 추구하는 한국인들은 이 현상이 더욱 심한 편이기도 하다. 이러한 두려움 때문에 현대의 한국인들은 개인의 정체성이 희미해지고 있다. 기본적이며 필수적이라서 있어야 하고, 유명하고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꼭 해보아야 한다는 말들로 당신을 소외시키고 있는 것이다.

요즘 유행한다는 팝업 스토어에서 인증사진을 찍는 것, SNS에서 핫한 음식점의 시그니처메뉴는 꼭 먹어봐야 한다는 것은 누군가의 주관이 개입된 하나의 의견에 불과할 뿐이다.


밴드웨건 효과란 악대차가 연주하며 지나가면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고, 몰려가는 사람들을 보며 다른 많은 사람이 무엇인가 있다고 생각하고 무작정 뒤를 따르는 현상을 말한다.

특정 제품이나 유행에 대한 어떤 사람의 수요가 자신의 주관이 아닌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시장 마케팅은 이러한 점을 이용한다. 유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주관이 없음에도 그 선택이 옳다고 믿게 된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악대차의 행렬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로를 찾아보기로 했다.



인기가 없는 음식이면 맛이 없는 음식일까?

 

지나다가 한 음식점을 발견했다. 특이한 간판 디자인에 뜻을 알 수 없는 가게명, 간판 아래쪽 작게 적힌 ‘인도 음식점’이라는 정보가 없었다면 무엇을 하는 곳인지도 몰랐을 그곳에 들리기로 결심했다. 강한 향신료, 식감, 비주얼 등 호불호가 많이 갈려 꺼리는 음식이라는 생각 때문에 식사 메뉴에서는 항상 제외되었던 그곳을 말이다.


탄두리 띠까/사진=이건우 기자치킨 커리(왼쪽 위), 난(중앙), 나시고랭(오른쪽 위)/사진=왼손잡이이지만 괜히 인도식으로 오른손을 이용해 빵을 찢어먹었던 이건우 기자

인도 음식이지만 한국식으로 현지화하여 만들어진 음식들은 우려와는 달리 꽤 맛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인도 음식은 별로일 것이라는 편협한 사고를 보란 듯이 깨버렸다.

세상에는 아직 먹어 보지 못한 음식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과 새롭게 알게 된 음식으로 인해 과감한 선택이 뿌듯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흥행한다고 모두 재밌는 영화일까?

 

많은 관객 수와 높은 평점, 앞선 시리즈가 줄줄이 흥행에 성공한 영화를 보러 갔다. 요즘 이 영화를 보지 않으면 대화가 안 될 정도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의문이 하나 생겼다.

과연 이 영화를 보고 싶어서 본 것일까?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일반적인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벗어나 독립영화관으로 향했다. 작품의 간단한 시놉시스만 보고 흥미가 생기는 영화를 예매했다. 해외 고전 소설 표지를 닮은 영화 포스터를 가진 영화였다. 상영관이 하나뿐이라 하루에 한 번 상영하고 앞으로 6일간은 상영 예정에 없었다. 시작 전에 하는 상업 광고도 없었다. 


당일 상영 하고 6일 후에야 상영하던 영화/사진=이건우 기자

 

상영관에서 가장 많이 하는 영화, 인기가 가장 많은 영화에서는 느껴보지 못했을 새로운 시선과 신선한 연출을 볼 수 있었다. 영화관에서 많이 상영하고, 관객이 많은 것들은 다 이유가 있다. 하지만 그러한 이유들을 따르다 보면 근본적인 이유와는 상관없이 타인의 주관에 맞추어 따라가게 된다.

 

나의 자유의지로 선택한 보고, 듣고 먹은 것들이 다른 유행하는 것들과 비교하면 더 나은 것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의 선택에 의한 경험이고, 새로운 도전으로 인해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있다는 점이다.




당신을 가로막고 있는 벽은 무엇인가요?


2013년 청룡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 대리 수상을 한 박찬욱 감독의 수상소감이다. 


“제가 설국열차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송강호 씨가 옆을 가리키면서 ‘이게 너무 오랫동안 닫혀 있어서 벽인 줄 알고 있지만 사실은 문이다.’라고 하는 대목입니다. 여러분께서도 내년 한 해 벽인 줄 알고 있었던 여러분만의 문을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벽인 줄 알았던 곳이, 사실은 문이었다/사진=singlemarks 인스타그램


이날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항상 보던 릴스와 쇼츠를 꺼버렸다. 짜여진 플레이리스트 속 노래를 흘려보내던 에어팟도 귀에서 빼버렸다. 


다양한 이유로 스스로 벽을 만들고 타인의 주관에 따라 어딘지도 모를 곳을 가고 있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참고문헌

1) 경기일보 [경기일보 - 경기·인천을 대표하는 1등 신문 ]. 여정희 오피니언(2024).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41022580357 

2) HUANG LINYI. (2024). "FoMO가 밴드왜건 소비에 미치는 영향." 국내석사학위논문 충북대학교 일반대학원, 충청북도.

3) 이예경. (2012). 확증편향 극복을 위한 비판적 사고 중심 교육의 원리 탐구. 교육과학연구, 43(4), 1-31.

4)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 남기자의 체헐리즘(2023).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3062321092525682&type=1 

5) 사진출처(singlemarks) : https://www.instagram.com/p/CRq7TSzMi5o/?img_index=1

   사진출처(WUA) : https://wua.cx/how-to-make-use-of-the-bandwagon-effect-to-make-your-website-more-persuas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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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3-12 08:3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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