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서
[한국심리학신문=유영서 ]
매주 본방사수를 하며 열심히 챙겨 보던 드라마도 마지막 회만 남겨둔 채 그대로 떠나버리는 시청자들이 많다. 꼭 본방사수를 하지 않더라도 OTT로 열심히 정주행을 하다가 마지막 회만 안 보고 남겨두는 시청자 또한 적지 않다. 일명 ‘과몰입’ 시청자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현상은 소수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를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볼 정도로 흔한 현상이다. 긴 이야기의 마무리이자 마침표인 마지막 회를 외면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 지금부터 그 심리에 대해 알아보겠다.
이별을 받아들이기 싫어
드라마는 2~3시간짜리 영화와 다르게 최소 6부작에서 길게는 24부작, 사극이나 일일드라마의 경우 50부작 이상의 긴 시간을 시청자와 함께하게 된다. 한 회당 1시간으로 가정하면 드라마 한 편에 최대 수십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시청자는 단순한 제3자로서의 감상이 아닌 몰입과 공감을 하게 되고, 그 세계에 정이 들 만큼 이야기에 푹 빠지기도 한다. 주인공의 성장과 서사 및 주변 인물과의 관계성, 배경이 된 동네와 그 세계 자체를 사랑하게 된 사람들은 끝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회피를 선택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마지막 회가 끝나는 순간 매주 함께한 드라마 속 세계 또한 끝나는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결말을 보지 않고 이별하는 느낌 또한 겪지 않기를 택하는 것이다. 실제로 좋아하는 드라마가 끝난 후 공허함을 느끼는 시청자들이 다수 있기 때문에, 인기 있는 드라마들은 이러한 심리를 이용해 종영 후 스페셜 방송을 편성하거나 블루레이를 제작하여 판매하기도 한다.
용두사미의 공포
방영 내내 재미있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잘나가던 드라마도 결말 부분에서 시청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원성을 사는 경우가 흔히 있다. 그렇게 될 경우 ‘명작’이라고 불리던 드라마도 순식간에 ‘망작’ 취급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드라마의 마지막 회는 많은 시청자들이 경계하는 회차이기도 하다. <스카이 캐슬>, <재벌집 막내아들> 등의 드라마가 용두사미로 유명한 케이스인데, 방영 당시 흥미로운 전개로 결말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탓에 아쉬운 마무리로 많은 원성을 샀다. 시작부터 끝까지 시청자들의 니즈를 완벽히 만족시키는 드라마는 찾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일단 마지막 회 방송을 보지 않고 다른 시청자들의 반응을 기다렸다가 검증을 받은 뒤 시청하는 케이스 또한 쉽게 볼 수 있다. 여기서 다른 시청자들 대부분이 좋지 않은 반응을 보인다면 그대로 마지막 회는 시청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갈등의 부재
대부분의 드라마는 마지막 회로 달려가면서 극중 스토리를 이끌었던 커다란 갈등을 해결해나간다. 한참 동안 찾아 헤매던 범인을 잡는다거나, 이루어지지 못할 것 같던 사랑이 결국 이루어진다거나, 주인공에게 닥친 고난과 역경이 극적인 방법으로 해소된다거나 하는 스토리이다. 갈등을 맞은 상황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대부분 그 갈등이 해소되는 순간 흥미를 잃고 만다. 가장 큰 예시로는 주인공들이 갖가지 고난 끝에 서로의 마음을 공유하고 연애를 시작하면 더 이상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이다. 대부분의 갈등 해결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마지막 방송에서는 이전과 같은 긴장감을 느끼지 못할 확률이 높고, 그렇기에 결말을 모르고 넘어가도 상관이 없다고 느끼는 시청자들도 많아진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사람들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하는 나 또한 위와 같은 이유로 마지막 회 시청을 꺼린 경험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끝맺음을 위해 끝까지 시청을 한 경우가 훨씬 많다. 한 회만 남겨둔 채 끝내는 것이 찝찝하기도 하고, 하나의 드라마를 완벽히 끝내야 다른 드라마를 새로 보기 시작할 때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정든 주인공과 이야기를 떠나보내는 것은 늘 아쉽지만, 새로운 드라마를 보며 또 다른 세계에 빠져들 수 있기 때문에 끝맺음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록 드라마는 현실과 다르지만, 끝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가는 자세가 삶에 있어 중요한 자세이므로 어떤 결말이든 직접 받아들이는 경험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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