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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이창희 ]


"와 머리 이쁘다 왜 갑자기 헤어스타일 바꿨어?"

"요즘 내 추구미가 제니라서 바꿔봤어. 어때, 잘 어울리지?"

 


"추구미"

 

1990~2010년대 초반 출생자인 Z세대에서 이 단어를 모르면 트렌드에 뒤처진다고 할 정도로 흔히 사용되는 단어이다. 추구미라고 하면 뭔가를 미적인 요소를 추구한다는 것을 뜻하는 듯한데 자세하게 어떤 의미와 사용법이 있는지 살펴보자. 


추구미의 의미와 사용법


 

추구미는 자신이 추구하는 '미(美)를 가리키는 말로, '내가 원하는 이미지'라는 뜻을 의미한다. 이는 외모뿐만 아니라 패션, 생활 방식, 취향, 가치관 등 자신이 지향하는 이상적인 모습 전반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사용법 측면에서 추구미는 다음과 같은 형태로 표현한다

 

"그 배우의 패션이 내 추구미야." 

"미니멀한 인테리어가 내 추구미에 딱 맞아." 

"프랑스 파리지앵 감성이 내 추구미야." 

"요즘 내 추구미를 찾아가는 중이야."

 

Z세대들 사이에서는 SNS에 “오늘 내 추구미” 라고 올리며 자신의 추구미를 선언하고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잡았다.

 

추구미 VS 롤모델 VS 손민수



추구미와 비슷한 느낌의 단어로 롤모델, 손민수가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다소 차이점이 있다.

 

롤모델은 닮고 싶은 특정 인물에 초점을 맞춘다면, 추구미는 그보다 범위가 넓다 롤모델은 주로 인물의 성취나 행동 방식을 모방하는 개념이지만, 추구미는 특정 인물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인 이미지, 분위기, 생활방식까지 포괄한다.


손민수는 다른 사람(주로 인플루언서나 유명인)의 취향이나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모방에 가깝다. 반면 추구미는 영감을 얻되, 자신만의 것으로 재해석하고 내재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추구미는 단순히 겉모습을 흉내 내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자신의 생활방식과 태도에 스며들어 일상에서 지속해서 실천하려는 특징을 반영한다. 이런 점에서 추구미는 더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자기표현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추구미의 실제 사용률




빅데이터 썸트렌드에 따르면, 2023년 12월, 추구미가 손민수라는 키워드의 사용률을 역전하며 2024년 3월 기준, 추구미의 언급량이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10배 이상 상승했다. 이는 추구미가 단순한 유행어를 넘어 Z세대의 일상 속에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추구미 관련 콘텐츠가 SNS 플랫폼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추구미 해시태그는 매달 약 3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틱톡에서는 '나의 추구미 찾기' 챌린지가 수백만 뷰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통계는 추구미가 반짝하는 유행 수준을 넘어 MZ 세대의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며 그들의 개성과 취향을 대변하는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증명한다. 단순한 모방을 넘어 자기 발견의 과정으로서 추구미의 가치가 Z세대 사이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용어가 트렌드가 되는 이유를 심리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파악해보자.

 

자기결정이론으로 본 추구미의 심리 



"왜 갑자기 모두가 추구미에 열광하게 됐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심리학의 자기결정이론에서 찾을 수 있다.

 

자기결정이론은 심리학자 에드워드 데시와 리처드 라이언이 제안한 동기 이론으로, 인간 행동의 원동력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세 가지 기본적인 심리적 욕구를 가지고 있다

 

1. 자율성: 자신의 행동과 결정을 스스로 통제하고 선택할 수 있는 욕구

2. 유능감: 자신이 효과적으로 기능하고 성취감을 느끼고자 하는 욕구

3. 관계성: 타인과 연결되고 소속감을 느끼고자 하는 욕구

 

이 세 가지 기본 욕구가 충족될 때 사람들은 내재적 동기를 경험하게 되며, 이는 외부 보상이나 압력 없이도 활동 자체에서 즐거움과 만족을 얻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때 이 이론과 접목시킨다면 추구미는 사람들에게 자율성을 선물한다. “나는 이런 사람이 되고 싶어”라고 스스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경험을 하게 된다. 


또한 추구미는 유능감도 채워준다. 자신이 설정한 이미지에 조금씩 가까워질 때마다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추구미에 맞는 옷을 찾거나,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거나, 특정 분위기를 연출하는 과정에서 Z세대는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고 자신감을 얻는다. 


관계성 욕구 역시 만족시킨다. 다양한 해시태그로 모이는 SNS에서 Z세대는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되며 소속감을 느낀다. 서로의 추구미를 인정하고 영감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새로운 관계가 형성하며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공동체 의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결국 추구미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Z세대가 자신의 기본 심리 욕구를 충족시키며 자아를 형성해 가는 의미 있는 과정인 셈이다. 내면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추구미 활동은 외부의 압력이나 보상 없이도 지속될 수 있으며, 이것이 추구미 현상이 단발성 트렌드가 아닌 Z세대의 정체성 표현 방식으로 자리 잡게 된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사회 정체성 이론으로 본 추구미의 심리



사회 정체성 이론은 사회 심리학자 헨리 타질펠과 존 터너가 제안한 이론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개인의 정체성은 '개인적 정체성'과 '사회적 정체성'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사회 정체성은 개인이 특정 사회적 집단에 소속됨으로써 형성되는 자아 개념의 일부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심리적 과정을 거친다:

 

1. 사회적 범주화: 사람들을 다양한 집단으로 분류하는 과정

2. 사회적 동일시: 자신을 특정 집단의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과정

3. 사회적 비교: 자신이 속한 집단(내집단)과 다른 집단(외집단)을 비교하는 과정

 

사람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소속감을 얻고, 자존감을 유지하며,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이해를 형성한다. 따라서 Z세대의 추구미 열풍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현대적 답변이다. 해당 이론에 따르면 추구미는 단순한 미적 취향이 아닌 Z세대의 정체성 형성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

 

추구미는 Z세대에게 새로운 소속 집단을 제공한다. 과거에는 학교나 지역 같은 물리적 공간이 정체성의 원천이었지만, 이제는 "나는 미니멀 추구미야"처럼 취향 중심의 집단이 등장했다. SNS에서 특정 해시태그로 모이는 사람들은 서로를 같은 부족으로 인식하며 강한 소속감을 경험한다. 사회적 범주화 속에서 사회적 동일시가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추구미는 '내집단'과 '외집단'의 구분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Z세대는 자신이 선택한 추구미 스타일에 가치를 부여하고, 그것이 다른 스타일보다 더 의미 있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런 비교 과정은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과 자부심을 강화한다.

 


결론적으로 자기 결정 이론과 사회 정체성 이론으로 볼 때, 추구미는 디지털 시대에 Z세대가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하고 표현하며 소속감과 개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이것이 추구미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Z세대 문화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진짜 나를 찾는 여정인가, 또 다른 유행인가?



추구미 현상은 자아 표현과 정체성 탐색이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동시에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양면성도 존재한다.

 

현재 추구미는 Z세대에게 자신만의 이상적 이미지를 찾아가는 여정을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새로운 취미와 관심사를 발견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며 성장한다. 앞서 살펴본 심리학 이론들은 이러한 과정이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정체성 형성에 기여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추구미가 또 다른 형태의 동조 압력이나 과도한 소비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SNS에서 인정받기 위해 진정한 자신의 취향보다 '인기 있는' 추구미를 따르거나, 추구미를 표현하기 위한 과도한 소비에 빠지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추구미를 건강하게 탐색하는 방법으로 다음을 제안한다. 

 

1. 진정성 유지하기: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이미지에 집중하기

2. 다양한 가능성 열어두기: 하나의 추구미에 고착되지 않고 여러 관심사 탐색하기

3. 과정 자체를 즐기기: 완벽한 결과보다 추구미를 탐색하는 여정 자체에서 의미 찾기

4. 합리적 소비 실천하기: 추구미를 위한 과도한 소비보다 창의적 재해석과 지속 가능한 선택을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 구축하기

 

Z세대가 만들어갈 새로운 자아 표현의 문화


 

이미 헤어, 향수, 패션 등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들이 소비자의 추구미에 맞춘 제품과 서비스를 제안하고 있다. 추구미는 Z세대의 자아 탐색과 표현의 핵심 도구로 계속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추구미가 단순한 소비나 유행을 넘어, 진정한 자아 발견과 자기실현의 경로가 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추구미 문화가 앞으로 Z세대의 자기표현과 자아실현에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1) 마케팅레시피. (2024.10. 17). https://maily.so/marketingrecipe/posts/32z86m98on4
2) Careet. (2023.05.08). https://www.careet.net/1075
3) 매일신문. 이연정, 최현정, 한소연 기자. (2024.09.20). 당신의 '추구미'는 무엇인가요? 추구미 대탐구! 

4) Deci, E. L, Ryan, R. M. (1985). Intrinsic motivation and self-determination in human behavior. – Academia.edu.

5) Deci, E. L, Ryan, R. M. (2000). self-determination theory and the facilitation of intrinsic motivation, social development, and well-being. – APA PsycNet.
6) 이명희, 김아영. (2008). 자기결정성이론에 근거한 한국형 기본 심리 욕구 척도 개발 및 타당화. - KCI.

7) Tajfel, H., & Turner, J. C. (1986). The social identity theory of intergroup behavior. - APA PsycNet.

8) Mummendey, A., Kessler, T., Klink, A., & Mielke, R. (1999). Strategies to cope with negative social identity: Predictions by social identity theory and relative deprivation theory. - APA Psy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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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3-25 08: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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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eun53172025-03-31 17:28:35

    이 기사를 읽고 추구미가 그냥 유행어가 아니라 Z세대가 자기만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특히 자기결정이론과 사회 정체성 이론을 통해 왜 사람들이 추구미에 빠지는지 설명한 부분이 흥미로웠어요. 하지만 추구미가 진짜 나를 찾는 게 아니라 남들 따라가는 동조 압력이나 과소비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은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아요. 결국 중요한 건 나만의 스타일을 찾고 즐기는 것인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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