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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최지현]


<네모바지 스폰지밥 시즌8> "추억은 소중해" 편에 나온 하찮게 생긴 돌멩이

B급 감성의 유치한 예능, 뻔한 전개로 흘러가는 로맨스 드라마, 근사한 요리 대신 선택한 라면 한 봉지... 우리는 왜 이런 ‘하찮은’ 것들에 끌릴까? “하찮다”의 사전적 정의는 “그다지 훌륭하지 아니하다.“로 소개되어 있다. 더 수준 높고 의미 있는 것들이 많음에도, 우리는 종종 이런 ‘가벼운 것’에게서 더 큰 위로와 만족을 느낀다. ‘완벽함'만이 정답처럼 여겨지는 세상에 어딘가 부족하고, 단순한 것에 마음이 가는 자신이 이상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변덕스럽고 종잡을 수 없는 우리의 심리는 우리가 왜 ’하찮음‘에 빠질 수밖에 없는지 말해준다. 

 

 

길티플레져(Guilty pleasure)


우리는 일상에서 많은 길티플레져를 경험한다. 길티플레져(Guilty pleasure)란 죄를 뜻하는 ‘길티(Guilty)’와 기쁨을 뜻하는 ‘플레져(pleasure)’가 합성한 용어로,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그 행위를 통해 쾌락을 느끼고 즐거워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패스트푸드는 건강에 좋지 않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다른 음식보다 더 맛있게 느껴지고, 당장 시험을 앞두고 하는 게임과 영상은 평소보다 더 재미있다. 이러한 것들이 모두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길티플레져이다. 반면, 반드시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더라도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해 당당하지 못하는 행위들도 길티플레져에 해당한다. 유치하다고 욕한 드라마를 계속 보게 된다던가,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어릴 때 좋아하던 것들을 취미로 가지는 경우들이 이에 해당한다. 그 밖에도 모두에게는 남들에게 말하지 못할 자신만의 길티플레져가 하나씩 존재한다.

 

이러한 길티플레져는 타인의 시선을 민감하게 신경 쓸수록 강력해진다. 타인이 기대하는 나의 모습과 내가 바라는 것이 일치하지 않을 때 충돌이 일어나며,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저울질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숨기게 되고, 진심이 무엇인지 모르게 되기도 한다. 여기서 길티플레져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솔직해질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것은 우리가 왜 일반적이지 않는 것에 끌리는지를 설명한다.

 

피크민. 출처: https://pikminbloom.com/ko 

이상함을 느끼면서도 끌리는 심리, 길티플레져를 통해 우리는 하찮은 것들에게 마음이 가게 된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검은 눈, 가느다란 팔과 다리를 가지고 있는 “피크민”은 2024년 하반기에 인기를 끌었던 ‘피크민 블룸’이라는 게임의 캐릭터이다. 묘하게 생긴 이 캐릭터는 아무리 봐도 흔히 생각하는 ‘귀여움’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러나 첫인상과 달리 많은 사람들이 피크민의 하찮음에 빠져들었고 그 매력에 열광하였다. 이와 비슷하게 유명해진 대학교 캐릭터도 있다. 카이스트의 마스코트 캐릭터인 “넙죽이”도 출시 처음에는 독특한 생김새로 많은 비판을 받았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점점 넙죽이의 둥글넓적한 형태와 단순한 표정에 정감을 느끼게 되었고, 그런 어설픔에서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이와 같이 피크민이나 넙죽이처럼 어딘가 묘해 보이는 존재들이 오히려 강한 애착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완벽함보다는 불완전함 속에서 더 큰 매력을 발견하는 인간의 심리 때문이다.

 

 

하찮은 것들의 위로


우리가 하찮은 것들에 끌리는 이유는 단순한 쾌락을 넘어, 불완전한 것에서 느껴지는 친근함 때문일지도 모른다. 완벽한 것들은 경이롭지만, 때로는 부담스럽고 거리감이 느껴진다. 반면, 하찮아 보이는 것들은 쉽게 다가갈 수 있으며, 익숙함에서 오는 편안함을 준다. 결국, 불안전하고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오히려 더 큰 공감을 이끌어내고, 그 속에서 놓치고 있던 소소한 기쁨을 발견하게 해준다.

 

우리는 길티플레져를 통해 사회적 기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순간을 갖는다. 때론 스스로에게 ‘이런 걸 좋아해도 될까?’라는 의문을 품지만, 사실 그러한 감정조차도 하찮은 것들이 주는 귀여운 매력의 일부이다. 우리는 완벽한 것만을 추구하는 듯 보이지만, 정작 일상의 작은 즐거움들은 예상 밖의 곳에서 발견되곤 한다. 하찮음은 우리가 불완전함을 사랑할 줄 아는 존재이며, 완벽하지 않은 것들 속에서도 진정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는 증거이다.




참고 문헌

1) 이은진,정인호. (2016). 당신도 몰랐던 행동심리학. 경향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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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4-02 08: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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