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언
[한국심리학신문=이지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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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데! 그 배우 이름이 뭐였더라…...? ”혹은 “ 왜 그거! 단어가 기억이 안 나~” 일상생활 속 기억이 날 듯 말 듯, 분명히 아는 단어와 정보인데 혀끝에서 맴도는 단어들이 차마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순간들을 경험해 본 적 있을 것이다. 기억이 날 듯 말 듯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보이는 이 현상. 바로 ‘설단현상’이다.
설단현상이 뭐야?
설단 현상이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어휘의 이름을 산출하려고 할 때 일시적으로 무엇인지 생각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어휘의 이름을 완전하게 떠올릴 수는 없지만 유사한 의미나 형태의 어휘는 산출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떠한 것을 잊었다는 사실보다 떠오를 듯 떠오르지 않는 상태를 더 불안하게 여기기도 한다. 미완성된 것에 대한 불안한 마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설단 현상은 일종의 ‘미완성된 정보’로 작용하여 뇌가 이 정보를 해결하기 위해 잊어버린 단어를 떠올리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마음속에 불편한 감정을 가져다준다.
분명 알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혀끝에서 차마 떨어지지 않는 말들 속에서 우리는 때로 답답함과 무력감, 당황스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설단 현상은 누구나 일반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현상이다.
설단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한 가설
차단 가설은 단어를 인출하는 과정에서 목표 단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간섭 단어가 떠오르고 이 단어가 목표 단어의 인출을 방해함으로써 설단현상이 발생한다는 가설이다.
차단 가설의 맥락에서는 노인이 청년보다 단어 지식이 풍부하지만, 상대적으로 억제 능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노인의 설단 현상 비율이 더 높다고 설명할 수 있다.
· 불완전 활성화 가설
이 가설은 목표 단어의 의미와 형태 마디가 정확히 연결되지 않았거나 목표 단어와 일부분만 연결되어 단어 인출에 실패하였을 때 설단 현상이 발생한다는 가설이다.
목표 단어가 정확한 회상을 유도할 만큼 충분한 기억이나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회상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 따르면 노인들의 빈번한 설단 현상은 청년보다 목표 단어에 대한 기억의 활성화가 저하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 전달 손실 가설
목표 단어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어휘 마디가 부분적으로 활성화되는 경우 의미 정보에 대한 접근 및 활성화는 가능하지만 음운 정보와 연결을 하기에는 불충분해 음운 체계 간의 연결 약화로 인해 설단현상이 발생한다고 보는 가설이다.
불완전 활성화 가설과 전달 손실 가설의 경우 설단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충분하지 않은 정보 전달을 보완할 수 있는 단서가 필요하다는 공통된 측면을 가지고 있다.
이런 설단 현상이 유독 심한 경우
설단 현상이 유독 심한 경우도 존재한다. 먼저 자연스러운 노화로 인한 상황이다. 살아가며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고 노화하는 과정에서 과거에 비해 뇌의 인지 처리 기능이 비효율적으로 작동되면서 보다 현상이 자주 나타날 수 있다. 더불어 연령 증가에 따라 음운 산출이 어렵게 되면서 설단 현상의 빈도가 더 늘어나기도 한다.
두 번째의 경우는 수면이 부족하거나 수면의 질이 낮은 경우이다. 부족한 수면이나 저하된 수면의 질은 개인의 인지 기능에 손상적 영향을 미치고 이런 인지 기능 손상은 설단 현장의 비율 증가로 이어진다. 이는 의미 기억의 손상이나 그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어휘 접근 및 정보를 찾는 과정에 있어 결함이 생긴 것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고 파악된다.
마지막으로 어휘가 친숙하지 않은 경우이다. 당연하겠지만 자주 사용하지 않는 단어나 친숙하지 않은 어휘는 회상하는데 쉽지 않다. 실생활에서 자주 접는 단어는 일상생활의 활성화가 빠르게 작용하고 언어적 정보를 떠올리고 처리하는 시간도 짧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인출 과정에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어를 생각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설단 현상처럼 때로는 떠오르지 않는 기억도 실제로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여전히 존재하며 맴돈다는 의미일 수 있다. 기억이 나지 않는 순간 불안하거나 완벽히 기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떠오를 때까지 차근히 생각을 더듬어보는 것은 어떨까? 분명 다시 기억날 것이다.
참고문헌
권윤정. "70세 전⋅후 일반 노인의 연령과 어휘 친숙도에 따른 설단현상 반응 시간 비교." 국내석사학위논문 명지대학교 통합치료대학원, 2025. 서울
박지윤. "음운 정보 산출에서 노화의 영향." 국내석사학위논문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2012. 서울
정은지. "주관적 인지저하 성인에서 수면의 질이 설단현상에 미치는 영향." 국내석사학위논문 경북대학교 대학원, 2024.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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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은 가능하지만 회상이 불가능한 이유가 궁금했는데, 이와 관련된 다양한 가설을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과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이 있다면, 그 부분도 다뤄주시면 기사 내용이 더욱 풍부해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