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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김화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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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A 씨(17)에게는 늦둥이 막냇동생 B 씨(3)가 있다. 어느 날부터인가 B 씨는 캐릭터 담요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잠을 자거나 놀거나 외출할 때도 꼭 담요를 품에 안고 다닌다. 한 번은 할머니 댁에서 담요를 잃어버려 온종일 울며 찾았던 적도 있다.


그런데 A 씨는 문득 자신을 돌아보다가 B 씨와 비슷한 점을 발견했다. A 씨는 스마트폰 없이 잠들기 힘들고, 아침에 눈을 뜨면 세수도 하기 전에 스마트폰부터 찾는다. 며칠 전 스마트폰을 잃어버렸을 때는 극심한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러한 A 씨와 B 씨의 증상은 모두 ‘블랭킷 증후군’으로 설명할 수 있다.




블랭킷 증후군이란?


‘블랭킷 증후군(Blanket Syndrome)’이란 애착 대상이 되는 물건이 없어지면 심하게 불안해하는 증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유명한 만화 피너츠(Peanuts)에서 라이너스가 항상 하늘색 담요를 들고 다니며, 담요가 없어지면 극도로 불안해하는 모습이 이를 대표한다. 이 때문에 ‘라이너스 증후군’이라고도 부른다.


아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주 양육자와 자연스럽게 애착 관계가 형성된다. 주 양육자가 곁에 없을 때, 아이들은 안정감을 얻기 위해 인형, 담요, 장난감 등을 제2의 애착 대상으로 삼는다. 이는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보통 애착 물건에 대한 집착은 만 3세 정도까지 지속되며, 5~6세가 되면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이러한 행동이 계속된다면, 부모와의 애착 관계 부족이 원인일 수 있으며 아이에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이 필요할 수 있다.




애착이란?


‘블랭킷 증후군’은 애착 이론과 깊은 관련이 있다. 애착은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존 볼비(John Bowlby)’가 제시한 개념으로, 주 양육자와 형성되는 감정적 유대 관계를 뜻한다. 이때 형성된 애착 유형은 이후 평생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건강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양육자를 찾을 때 즉각적이고 일관된 반응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울거나 불안해할 때 양육자가 곁에서 안심시켜 주는 과정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


애착 유형은 크게 안정형 애착과 불안정 애착으로 나뉜다. 안정형 애착은 주 양육자와의 안정적인 관계 덕분에 성인이 되어서도 긍정적인 대인관계를 유지하고, 정서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불안정 애착은 불안형, 회피형, 혼란형으로 세분화된다. 이는 양육자의 일관적이지 않은 양육 방식, 감정적 교감 부족, 상호작용 결핍 등이 아동에게 영향을 미친 것이다. 불안정 애착을 가진 사람들은 원활한 대인관계를 맺기 어려워하거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더 취약한 경향이 있다.




성인에게 나타나는 블랭킷 증후군


블랭킷 증후군은 어린아이들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A 씨의 사례처럼 성인에게도 스마트폰 중독과 같은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한 성인들의 스마트폰 중독 현상은 블랭킷 증후군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이는 온라인 대인관계를 의존하여 심리적 안정감을 얻으려는 행동이 아동이 애착 물건을 통해 안정감을 찾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블랭킷 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


앞에서도 말했든 어린아이들의 경우 블랭킷 증후군은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애착 물건에 대한 의존이 지나치게 계속된다면 적절한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 이때 강제로 아이와 물건을 분리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애착대상을 대신할 수 있는 친구와의 활동, 반려동물과의 교감, 야외 놀이 등의 경험을 통해 애착 물건 없이도 정서적 안정감을 찾도록 유도할 수 있다. 또한 부모가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충분한 애정과 관심을 느끼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스마트폰 중독과 같은 성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오프라인에서 안정감을 얻을 수 있는 활동을 찾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운동, 취미 활동, 대면 만남을 통한 관계 형성을 통해 스마트폰에 대한 정서적 의존도를 줄이고 정서적 안정감을 찾아나가야 한다.


만약 특정 물건에 대한 집착이 일상생활에 부담이 될 정도라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스스로 돌아보고, 정서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모색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 참고 문헌

1) 맘키팀 우버人. (2020, 06, 19). 애착인형 없으면 불안해하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할까요?. 매일경제.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4100224?sid=102

2) 조진래. (2023, 10, 11). [원 클릭 시사] 블랭킷 증후군. 브릿지 경제. https://www.viva100.com/20231006010001231

3) 이호선. (2024, 8, 31). 불안정 애착도 안정애착으로 바뀔 수 있다는 희망, 획득된 안정애착. 정신의학신문. https://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5546

4) 우경수. (2023, 12, 8). [애착] 성인 애착과 대인관계, 어떤 관련이 있을까?. 정신의학신문. https://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4997

5) 전형진. (2024, 5, 18). [애착 관계] 애착은 어떻게 형성될까?. 정신의학신문. https://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5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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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4-18 08: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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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eun53172025-05-31 17:29:20

    ‘블랭킷 증후군’이라는 개념을 통해 어린아이뿐 아니라 성인들도 특정 대상에 지나치게 의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특히 스마트폰 없이는 불안해지는 성인의 모습이 아이가 담요에 집착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다. 나 역시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고, 정서적 안정감을 외부 대상이 아닌 내면에서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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