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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이강모 대표_‘나’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되는 진로상담
  • 기사등록 2021-05-24 14:12:24
  • 기사수정 2021-06-11 15: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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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이유진 기자 제작

한국의 정형화된 입시제도를 겪으며 살아온 많은 학생들은 시험에서 얻은 점수 혹은 ‘스펙’이라는 객관적 지표로 나 자신을 평가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하다는 것을 믿지 않는 학생들은 진로를 ‘개인의 선택’이 아닌 ‘어쩔 수 없이 고려해야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로 고민이 어렵게만 느껴지고, ‘나’라는 존재는 어떻게 찾아가야 하는 것인지 막막하다면, 아래의 이강모 대표님과의 인터뷰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강모 대표님 간략 소개


대학교 4학년부터 진로 상담에 대한 꿈을 키워 현재는 진로상담 회사의 대표로 계신 이강모 대표님께서는 일반 상담뿐만이 아니라 학부모와 학생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하시며 학생들의 ‘건강한 진로 탐색’을 도와주시고 계십니다. 합격에 목적을 두는 입시 상담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가 원하는 전공, 공부, 꿈을 찾을 수 있게 상담을 활발히 진행하고 계십니다. 



 인터뷰 내용 맛보기!



- “진로에 대해 너무 고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개인마다 적정시기 라는 것이 있거든요. 고민의 시기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는 그것을 빨리 찾을 수도 있지만 누구는 천천히 혹은 늦게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취업했다고 바로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는 바로 결혼을 할 수 있지만 누구는 한참 뒤에 결혼을 하거나 혹은 결혼을 하지 않는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 기준과 계기도 모두 다르죠.” (Q10)

 

- “나는 지금 진로 고민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하신다면 진로라는 단어를 버리시고 ‘나’에 대해 되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의 삶의 흔적에 그 답이 존재하거든요. 내가 언제 기뻤고, 언제 슬펐고, 언제 힘들었고, 언제 최선을 다했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누구를 좋아했으며 왜 좋아했는지 등등 살아온 흔적들 속에서 자신의 이미지가 그려진다면 성공적인 탐색이 될 것입니다.” (Q10)

 

- “크든 작든 스스로의 노력으로 성취하는 경험을 자주 하는 것이 중요하고, 내 주변에 나를 존중하며 지지해주는 존재가 중요합니다. 그렇게 자신에 대한 이해가 생기고 그 이해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자아정체감은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됩니다.” (Q4)

 

- “긍정적 정신건강을 높이기 위해서는 운동, 취미생활, 문화생활 등등 다양한 것이 있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사랑’을 위한 노력입니다. 건강한 사랑은 내가 가진 ‘최대의 여유’ 까지만 주는 사랑입니다.” (Q5)

 

- 진로 상담을 권고하고 싶은 유형의 사람이란? (Q9)



더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1. 현재 대표님께서는 학생들의 진로상담 및 교육을 통해 학생들 본인이 스스로를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역할을 하시고 계십니다. 심리학 분야는 굉장히 다양한데, 그 중 학생들의 진로 상담을 전문적으로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여쭐 수 있을까요?

 

대학교 4학년 때 처음 진로에 대한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생각해보니 아무것도 없더라구요. 내가 무엇을 하면 좋을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왜 그것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기 시작했어요. 당연히 잘 찾아지지 않았고 답답한 마음에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부모님부터 시작해서 교수님, 선생님, 선배와 친구들, 그리고 동생들에게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어떻게 하게 됐는지, 마음에 드는지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이었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물어봤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봤는데 누구도 명확한 답을 해주지 않더군요. 그리고 그들은 저에게 “누가 그렇게 사냐?,“철 좀 들어라”“네가 세상을 너무 몰라서 그렇다.”,“세상이 그렇게 만만한 줄 아냐?”,“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등등의 말들을 했습니다. 모두가 각기 다른 이유였지만 결론은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이 말한 내용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저 말을 하기에 앞서 모두가 동일한 말을 했거든요. “하고 싶은 것을 직업으로 삼으면 좋지.”그 당시만 해도 진로상담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모두가 똑같은 말을 했다는 것은 분명 비전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좋아하는 것을 잘 찾아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 지금의 일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Q2. 코로나 이후, 온라인 개학과 사회적 거리 두기 등 학생들은 교실의 달라진 풍경에 빠르게 적응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학생들의 심리적 불안감에 어떤 작용을 하였나요? 더 나아가 그들의 진로 고민이 팬데믹 전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학생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지만 일부 학생들은 편해진 학교생활을 오히려 만족스러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히려 ‘코로나블루’라는 용어를 만들어서 불안감이 없는 학생들도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진학을 한 신입생의 경우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새로운 친구들과의 교류가 없으니 유대관계가 약하고, 학교에 대한 정이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추억이 만들어지는 시기에 이런 경험은 참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그래서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 중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서 재수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습니다. 

 

Q3.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 중 많은 수가 진로 상담 또한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경우, 단순 입시 상담과 진로 상담의 차별점이 무엇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입시상담은 진학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그것은 합격의 여부를 의미하죠. 반면 진로 상담은 목적이 합격이 아니라 어떤 전공이 나에게 적합한가? 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전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나’에 초점을 맞추고 자기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과 전공 선택에 있어서 자신이 선택했지만 자신의 생각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가족이 추천해서, 친구가 좋다고 이야기해서, 누군가 취업이 잘 된다고 이야기해서, TV나 유튜브에서 좋다고 해서 등등 타인이 이야기를 듣고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하지만 나에 대한 이해가 시작되면 전공 선택부터 새롭게 하게 됩니다. 나에게 적합한 전공을 더 쉽게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하고 전공을 선택하더라도 심리학과=상담사, 전자과=삼성전자, 경제학과=금융권, 사범대=교사와 같이 단순한 공식이 아닌 내 진로를 스스로 그려보며 대학생활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 점입니다. 

 

Q4. 대표님께서 쓰신 ‘긍정적 정신건강과 자아정체감이 진로 성숙에 미치는 영향’논문의 중요한 결론 중 하나가 “자아정체감은 심리적 부적응보다 진로태도성숙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라는 것 인데, 그렇다면 이 ‘자아정체감’을 갖기 위해서는 개인이 어떠한 노력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사회 또는 가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인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특별히 한국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자아정체감을 형성하는 과정 속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 지도 알고 싶습니다.

 

자아정체감의 의미를 한가지로 정의를 내리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제가 강조하고 싶었던 의미는 첫 번째로 자신에 대한 이해입니다. 자신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자발성이 중요합니다. 자발적인 과정에서 스스로 생각을 하며 행동할 것이고 그것이 반복되면 패턴이 생기거든요. 그 패턴을 스스로의 선택으로 만들어온 사람은 자신에 대한 이해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는 그 이해에 대한 확신입니다. 쉽게 말하면 자신감인데 이해가 된다고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지지 혹은 본인의 성취 경험이 쌓여서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크든 작든 스스로의 노력으로 성취하는 경험을 자주 하는 것이 중요하고, 내 주변에 나를 존중하며 지지해주는 존재가 중요합니다. 그렇게 자신에 대한 이해가 생기고 그 이해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자아정체감은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됩니다. 사회와 가정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자발성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한국의 청소년, 청년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자발성을 가지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가정에서는 자녀가 실패하는 경험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합니다. 저는 이것을 부모가 자녀의 실패할 수 있는 권리를 빼앗는 행위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실패 없이 성공하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거든요. 


그것은 마치 단 한사람과 연애해서 결혼까지 한 뒤, 싸우지 않고, 이혼하지 않고 함께 살다 삶을 마감하는 것과 비슷한 확률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척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대다수는 그러지 못하죠. 많은 사람들이 실패를 경험하고 또 그것을 이겨내는 것을 반복하며 성장하는데 그것을 경험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은 실패를 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으로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에서부터 학생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규칙을 강제적으로 따르게 요구 받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이의를 제기하면 이상한 학생으로 취급 받기도 하죠. 그것은 사회로 이어져 회사에서도 개인의 개성은 무시되고 조직의 결정에 무조건 따르도록 합니다. 거기에 반대하면 사회 부적응자, 불만 많은 직원 등으로 찍히기 쉽죠. 이런 환경에서는 자발성을 키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자아정체감을 발달시키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Q5. 단순히 자아정체감이 높다고 해서 진로 발달이 잘 되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고, 긍정적 정신건강의 요소가 필요하다는 점을 논문에서 강조하셨는데, 긍정적 정신건강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인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긍정적 정신건강을 높이기 위해서는 운동, 취미생활, 문화생활 등등 다양한 것이 있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사랑’을 위한 노력입니다. 여기서 말씀드린 사랑은 연인일 수도 있지만 친구나 가족 그 외 관계에서도 가능합니다. 건강한 사랑을 위한 개인의 노력은 우선 나에게 좋은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입니다. 종종 나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인연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데이트 폭력입니다.


데이트 폭력중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나를 사랑한다면 다른 이성과 연락하지마.”와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리고 나를 괴롭게 하는 부모도 흔히 볼 수 있는 관계입니다. 그런데도 나를 사랑하니까 그렇겠지, 나를 위하니까 저러는거야 라고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것은 건강한 사랑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거리를 두거나 단절시켜 그런 위해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나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남을 사랑할 줄도 알게 됩니다.


그런데 남에게 모든 것을 다 퍼줄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남을 위하는 행위가 건강한지 아닌지 알아보는 방법은 남을 위한 뒤에 내가 기쁘고 충만한 감정이 있는지 아닌지를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이런 경우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도움을 줄 땐 기분이 좋은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금방 사라지고 허전함을 느낍니다. 남을 잘 돕는데 뭔가 모르게 허전하거나 외로움을 자주 느낀다면 건강한 사랑을 주지 못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건강한 사랑은 내가 가진 ‘최대의 여유’ 까지만 주는 사랑입니다.

 

Q6. ‘긍정적 정신건강과 자아정체감이 진로 성숙에 미치는 영향’논문 연구에서는 중학생들과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셨는데, 혹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 발달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한다면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싶으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저는 연구자로서의 삶이 별로 맞지 않는 사람이라 연구를 하고 싶진 않네요 (ㅎㅎ), 만약 하게 된다면 학점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행복지수가 높은 학생들의 특징에 대해 연구하고 싶습니다.

 

Q7. 2015년에 동작여성인력개발센터가 주최한 “자녀진로교육 특강”에서 “자녀의 선천적 성향을 이해와 진로 설정”을 주제로 강연을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자녀의 선천적 성향 이해에 있어서 이 시대 부모님들에게 특별히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아이들의 진로 탐색 과정에 있어서 부모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음…사람은 기본적으로 자기를 기준으로 타인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본인과 자녀가 기질이 다른 경우에 갈등이 많이 생깁니다. 때문에 내 기준으로 아이를 바라보기보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잘 바라보고 아이가 나랑 무엇이 비슷하고 무엇이 다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사람이 다른 외모를 가진 것처럼 성격도 모두 다르거든요. 그런데 외모는 보이기 때문에 차이를 인정하지만 성격은 보이지 않아서 자신만의 기준으로 동일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기준을 잠시 덮어두고 자녀를 잘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모의 역할은 그저 묵묵히 바라보고 계시다가 도움을 요청할 때만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되도록 나서지 말라는 거죠(ㅎㅎ) 특히 사춘기부터는 되도록 부모가 어떠한 역할을 맡으려고 하시기보다는 어떠한 역할을 맡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Q8. 현재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은 정형화된 입시제도에 갇혀 점수로만 학생들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자아 정체성 확립과 진로 태도 성숙을 위한 이상적인 교육 체계와 그 이상을 위해 우리나라 교육 기관은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저는 점수로 평가하는 것 자체는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것 또한 하나의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학교 밖에 대한 경험을 넓힐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힘든 이유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교육은 ‘통제’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교육부는 학교를 통제하고 싶어하고 학교는 학생들을 통제합니다.


재밌는 것은 통제를 하는 입장은 필요하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통제 당하는 입장에서는 그것이 불만스럽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관점을 조금만 달리 보면 학생이기 때문에 통제가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학생이기 때문에 밖으로 뻗어 나가고 자유롭고 싶은 것이 당연한 것은 아닌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관점이라면 학생을 자유롭게 하고, 성인이 될수록 통제 당하는 것이 더 당연한 걸지도 모릅니다. 


교육부와 학교 교사들의 말을 들어보면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육부 직원은 학교의 직원이나 교사의 안일한 태도를 비난하고, 교사는 교육부의 탁상 공론적이고 일방적인 공문을 비난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둘 다 맞는 말이거든요. 이것을 해소하기 위한 충분한 대화와 준비기간을 거쳐 제대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정치에서 벗어난 교육, 부모의 눈치를 보지 않는 교육, 교육자와 학생의 자율권을 최대한 높여 줄 수 있는 교육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9. 모든 학생들이 진로 상담 및 교육을 필요시 해야 하지만, 특히 꼭 진로 상담을 권고하고 싶은 유형의 학생이 있을까요?

 

진로가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진로 상담을 받고 제대로 된 진로 설정을 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 경험한 바에 의하면 그런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자신의 생각을 어필하고 싶어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일상에서 자기주장을 잘 표현하는 사람, 일상에서 잘 표현하지 않지만 온라인(인터넷 기사나 SNS 등등)에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는 사람 (혹은 하고 싶은 사람), 일상이나 온라인에 직접 표현하지 않지만 거기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부모님이나 선생님께서 무언가를 시키거나 지시를 했을 때 혹은 친구가 어떤 말을 하거나 의견을 냈을 때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왜 그렇게 생각을 하는지, “왜?”라는 질문을 자주 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무언가에 완전히 몰입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사람입니다. 삶을 되도록 편하게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 있는 반면에 내 모든 것을 바쳐서 몰입의 경험을 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진로 상담을 특히 권하고 싶습니다. 

 

Q10. 끝으로 현재 진로를 탐색 중인 대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으신 말이나 조언이 있으실까요?

 

진로에 대해 너무 고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개인마다 적정시기 라는 것이 있거든요. 고민의 시기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는 그것을 빨리 찾을 수도 있지만 누구는 천천히 혹은 늦게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취업했다고 바로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는 바로 결혼을 할 수 있지만 누구는 한참 뒤에 결혼을 하거나 혹은 결혼을 하지 않는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 기준과 계기도 모두 다르죠. 내 친구가 결혼했다고 내가 급하게 결혼 고민을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진로도 저마다의 고민 시기와 선택의 순간이 있습니다.


제가 대학생이던 시절에는 진로에 대한 고민이라는 것 자체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냥 되는 대로 취업해서 되는 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죠. 반대로 요즘엔 너무 일찍부터 진로에 대한 고민과 선택을 강요받아서 굳이 받지 않아도 될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나는 지금 진로 고민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하신다면 진로라는 단어를 버리시고 ‘나’에 대해 되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의 삶의 흔적에 그 답이 존재하거든요.


내가 언제 기뻤고, 언제 슬펐고, 언제 힘들었고, 언제 최선을 다했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누구를 좋아했으며 왜 좋아했는지 등등 살아온 흔적들 속에서 자신의 이미지가 그려진다면 성공적인 탐색이 될 것입니다. 만약 이것도 어렵다면 그냥 물어보세요. 나의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나에 대해서 물어보고 거기에 대한 답변을 들은 뒤 내가 생각한 것과 얼마나 다른지, 또 얼마나 같은지 고민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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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5-24 14:12:24
  • 수정 2021-06-11 15: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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